펠로시 美하원의장 “탄핵안, 다음 주 상원 송부하겠다”…민주당 의원들에 서한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20년 01월 11일 오후 12:39 업데이트: 2020년 01월 11일 오후 12:39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다음 주 내 상원에 송부하겠다고 밝혔다.

10일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하원 의원에 보낸 서한에서 “제럴드 네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에게 다음 주 소추위원단을 임명하고 탄핵안을 상원에 넘길 안건 제출을 준비하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은 서한에서 “헌법을 지지하고 수호하는 우리 민주당 코커스 의원이 보여준 용기와 애국심이 자랑스럽다”고 언급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12월 18일 민주당 주도로 탄핵안을 통과시켰지만 펠로시 의장은 이를 손에 쥐고 상원 송부를 보류해왔다. 그 사이 보수주의자들은 적잖은 분노를 드러냈다.

소추위원단은 민주당 하원의원으로 구성되며 상원 탄핵심판에서 검찰 역할을 한다. 상원은 배심원 역할이다. 피고인에 해당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혐의는 의회 방해와 직무 남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1월 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국가환경정책과 관련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 Drew Angerer/Getty Images

상원에서 치러질 탄핵 심판에서는 공화당이 사건을 기각해 트럼프에게 무죄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유죄판결을 위해서는 상원 의석 총 100석 중 과반수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트럼프 무죄를 주장하는 공화당이 53석으로 우세를 점하고 있다.

그동안 펠로시 의장은 탄핵안을 언제 송부할 것인지 묻는 당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회피해왔다. 몇몇이 발언을 철회하긴 했지만, 적잖은 민주당 의원들은 탄핵안이 이번 주 내에는 송부되어야 이야기해왔다.

펠로시 의장은 서한에서 탄핵안 가결 후 ‘새로운 정보’들이 입수됐다며 백악관에서 입수한 이메일과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성명 등을 거론했다.

2019년 12월 10일 미국 워싱턴 국회의사당 기자회견에서 제리 네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 탄핵추진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 뒤편은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 Saul Loeb/AFP via Getty Images)

덧붙여 네이들러 하원 법사위원장을 향해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화요일 민주당 코커스 회의에서 상의하자”고 전했다.

스테니 호이어 미국 하원 원내총무는 이날 하원 의원들에게 “소추위원단 임명과 재원 마련을 위한 보완 입법 등을 위한 입법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탄핵안이 조만간 송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펠로시 의장은 상원 탄핵 심판에 증인을 소환할지를 표결에 부치려 탄핵안 송부를 미루어왔으나, 미치 맥코넬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상원에 영향을 미치려는 하원의 시도를 일축했다.

맥코넬 원내총무는 1999년 빌 클린턴 탄핵 심판의 전례를 인용하면서 “증인 소환에 대한 표결 없이 심판을 시작하기 위해 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상원은 검찰 측(민주당 의원)과 피고(대통령 대리인단) 측의 의견을 청취한 후 양측에 질문서를 제출하고 그 이후 증인소환 여부를 표결할 예정이다.

탄핵안을 송부하기로 한 펠로시의 이번 결정은 상원의원들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상원에서는 탄핵안을 상원으로 송부하지 않을 경우 자동기각하는 방안에 대한 공감대가 강하게 형성됐다.

펠로시 역시 편지에서 맥코넬 원내총무가 이 같은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는 내용을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