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중국에 “비윤리적 관행” 비판…홍콩·대만에는 지지 표명

에바 푸
2019년 10월 26일 오후 4:27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싱크탱크 우드로윌슨센터에서 ‘미·중 관계의 미래’를 주제로 연설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이 홍콩의 ‘권리와 자유’를 축소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그러한 가치를 지지하는 미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40여 분간의 연설에서 펜스 부통령은 중국의 비윤리적인 무역관행과 인권유린을 질책하면서도 미국은 ‘공정성과 상호 존중, 국제 무역규칙’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은 “지나온 한 해를 돌이켜 볼 때, 홍콩 소요사태만큼 중국 공산당의 자유에 대한 반감을 드러낸 사건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은 중국이 자유를 받아들일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예”라며 국제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을 언급하는 동시에 “홍콩의 법률 기관과 활기찬 언론의 자유는 중국 본토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그러나 지난 몇 년간 중국 정부는 홍콩에 대한 개입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홍콩은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됐지만, 홍콩의 자치권과 자유의 보존은 명시적으로 보장돼 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에 “홍콩 시위를 강경하게 진압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 거래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몇 달 동안 홍콩에서 평화적으로 시위를 벌여온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비폭력 항의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으며, 여러분에게서 영감을 받고 있다”고 홍콩 시위자들을 격려했다.

무역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중국과의 단절이 아닌 공정 경쟁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1단계 무역 협정이 다음 달 열릴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즉시 체결될 수 있지만,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와 국가 주도의 해킹 작전 그리고 펜타닐과 다른 치명적인 오피오이드 수출 등 모든 범위의 구조적이고 중요한 문제가 해결돼야만 한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미국인은 중국인이 더 잘 되기를 원한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중국이 언젠가는 우리가 상상하거나 희망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종교인에 대한 박해에서부터 인터넷 검열과 남중국해에서의 군사적 침략에 이르기까지 억압적인 관행을 통해 자유 세계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적 가치에 대한 헌신

펜스 부통령은 또 미국 기업들이 중국의 돈에 매수돼 중국 정권을 옹호하는 것을 비판했다.

중국의 나이키 상점들은 미국프로농구(NBA)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레이 단장이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라는 트윗을 올린 후 휴스턴 로키츠 제품을 진열대에서 내렸다. 이 슬로건은 홍콩 민주화 시위대와 연대를 표방하는 대중 구호다. 이 트윗은 중국 본토에서 정부와 기업, 팬들의 반발을 샀다.

펜스 부통령은 “나이키는 자신들을 이른바 ‘사회정의 챔피언’으로 선전하면서, 홍콩과 관련해선 사회적 양심을 저버렸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스타 선수, 구단주, NBA 등이 중국 정권에 순종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휴스턴 로키츠 구단주 틸먼 페르티타는 모레이 단장의 트윗과 거리를 두는 발언을 했고, 로키츠 선수 제임스 하든은 중국에 사과했다. L.A. 레이커스 구단의 르브론 제임스 선수도 모레이 단장을 비난했다.

펜스 부통령은 “(그들은) 중국 공산당에 동조해 사람들의 자유 발언을 잠재우려 하고 NBA는 독재정권의 완전한 자회사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것은) 잘못됐을 뿐 아니라, 미국적이지도 않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미국 기업들에 “국내와 전 세계에서 미국의 가치를 지지할 것”을 촉구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한 중국의 증가하는 위협에도 불구하고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은 대만의 태평양 국가 연합국 중 두 나라에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그는 중국 정부의 이런 행태를 ‘금전 외교(checkbook diplomacy)’라고 평가하면서 미 행정부는 대만의 자주국방을 위해 무기 판매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개인과 종교의 자유와 같은 미국의 가치는 국가의 건국이념에서 비롯됐으며, 계속해서 국제적 이익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중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며 “조만간 중국도 말이 아닌 행동으로, 그리고 미국에 대한 새로운 존경심을 가지고 손을 내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