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크 펜스, 중국에서 박해받는 종교단체 대표들과 대처방안 논의

스티븐 그레고리
2019년 08월 9일 오후 8:31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4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5일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중국 내 모든 종교를 대상으로 한 박해 현황을 파악하고 미국의 대처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펜스 부통령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속 행정관료들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아이젠하워빌딩 부통령 의전실에서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지닌 종교지도자 15명과 1시간여 만났다.

이 자리에는 중국 종교박해 감시단체 차이나에이드 밥 푸(Bob Fu) 회장 등 중국에서 탄압받는 3개 종교 대표들과 남침례회 윤리와종교자유위원회 러셀 무어(Russell Moore) 회장, 국제종교자유 라운드테이블 그렉 미첼(Greg Mitchell) 공동회장, 미 국무부 샘 브라운백(Sam Brownback) 국제종교자유대사 등 종교자유 관련단체 대표들이 참석했다.

밥 푸 회장은 중국 내 교회에 관한 감시상황을 설명하고 위구르족 탄압 책임자인 천췐궈(陈全国) 신장 공산당 총서기와 다른 중국 관료들에 대한 제재를 요청하며 ‘전 세계 마그니츠키 인권 책임 법안(Global Magnitsky Human Rights Accountability Act)’을 근거로 들었다.

2012년 미국에서 제정된 이 법안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인권 침해에 연루된 해외 정부관료 및 개인·단체를 제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 제3조 제1항에서는 ‘사법적 살인, 고문 또는 기타 중대한 인권 침해에 책임이 있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비자를 철회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위구르 휴먼라이츠프로젝트(WUC)의 오메르 카나트(Omer Kanat) 집행위원장은 신장 지역 상황을 밝혔다.

미 국무부는 위구르 지역 이슬람 신도 약 100만 명이 강제수용소에 감금돼 사상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워싱턴 파룬따파 협회 제프 첸(Jeff Chen) 부회장은 1999년 7월부터 중국 정권이 탄압한 파룬궁(중국 명상수련법·파룬따파)의 실상을 전했다.

제프 첸 부회장은 펜스 부통령에게 “박해가 여전하다. 지난 20년 동안 고문, 가혹행위로 인한 사망자를 최소 4천명 이상으로 확인했다. 실제 숫자는 몇배 이상으로 추정한다. 장기적출이 2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희생자가 정말 많다”고 말했고 펜스 부통령은 심각한 어조로 “당신들(파룬궁 수련자)을 잊지 않을 것이다. 약속한다”고 답했다.

남침례회 러셀 무어 목사는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와 샘 브라운백 국제종교자유대사에 대한 중국 초청기한을 연장하도록 중국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티베트와 신장 지역을 여행할 때 무제한 접근을 허가하도록 미국 당국이 힘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제종교자유 라운드테이블(IRFR) 그레그 미첼 공동회장은 중국에 있는 특정 양심수들의 석방을 공개적으로 요청할 것을 미국 정부에 제안했다. IRFR은 지난해 미 국무부가 주관한 ‘종교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 회의’에서 소집됐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미국 오픈도어즈 데이비드 커리(David Curry) 회장은 종교의 자유에 관한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을 ‘특별우려국’으로 재지정해 줄 것을 국무부에 요청했다.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되면 종교박해 상황이 더욱 널리 드러나고, 미국이 더욱 광범위한 제재를 가할 수 있게 된다.

기독교 인권단체 21 윌버포스의 랜들 에버렛(Randel Everett) 회장은 “중국인들이 당국이 설치한 방화벽을 우회하여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지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내 중국인 인권단체 공민역량(公民力量) 설립자인 양젠리 대표는 최근 많은 중국 관련 인권단체가 중국 공산당의 감시체제 구축에 도움을 준 기업·미국인·중국인을 제재하는 법을 제정하도록 미 의회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파룬궁 수련자 장유화 씨가 백악관 집무실에서 17개국 종교 박해 생존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2019.7.17. | Shealah Craighead/White House

펜스 부통령이 회의장을 떠난 후에도 참석자들은 중국의 종교 박해가 시급히 중단돼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첸 부회장은 “(중국은) 파룬궁을 박해하고 파룬궁 수련자를 처벌하느라 법체계가 왜곡됐다”며 “종교의 자유는 중국 헌법에서도 보장한 자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7월에도 제2차 ‘종교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회의’를 개최하고 신앙인에 대한 탄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지난달 17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신장위구르의 대표적 반체제학자인 일함 토티 교수의 아들, 파룬궁 수련자 장위화, 티베트 불교인 니이마 라모, 박해 받은 목사의 아내 만핑 우양 등 중국의 박해를 경험한 4명을 직접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