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계의 전설’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 98세로 영면에 들다

이현주
2020년 12월 31일 오전 10: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8

“내가 선호하는 옷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삶을 위해 내가 만든 옷이다”

옷에 대한 철학을 엿볼수 있는 피에르 가르뎅의 말이다.

‘패션계 거장’으로 불리던 프랑스 디자이너 피에르 가르뎅이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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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예술 아카데미는 29일(현지 시각) 피에르 가르뎅이 프랑스 파리 한 병원에서 향년 98세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유족은 “한평생 보여준 끈질긴 야망과 대담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는 세기를 넘나들며 프랑스와 세계에 독특한 예술적 유산을 남겼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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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이탈리에서 태어난 피에르 가르뎅은 20대 초반 파리로 건너가 영화 의상을 만들며 의상 디자이너의 길로 접어 들었다.

1950년 자신의 브랜드를 내놓은 피에르 가르뎅은 1954년 엉덩이 부분을 둥그렇게 부풀린 모양의 ‘버블 드레스’를 선보이며 명성을 얻었다.

1959년 디자이너 중 처음으로 프랭탕백화점에서 기성복 컬렉션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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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손에서 빚어진 의상은 기하학적인 디자인과 문양을 품고 있어서 시대를 앞서가는 ‘우주 시대 룩’을 창시 했다는 평가가 줄곧 따라다녔다.

그는 의상뿐 아니라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향수, 선글라스, 물병 등 수백 가지 제품을 선보여 한때 1000개가 넘는 라이선스도 보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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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제외하곤 모든 곳을 가봤다는 그의 말처럼 동서양이 그의 패션쇼 무대였다.

피에르 가르뎅은 지난 2012년 7월 90세의 나이로 컴백 작품 발표회를 가지는 등 노년까지 활발히 활동하며 패션 산업을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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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름이 걸린 상점은 100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현지 언론들은 피에르 가르뎅이 초현대적인 디자인과 미래를 내다본 창작으로 유행을 주도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