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코로나 정보 검열’ 정부 압력 받았다” 내부 문건

한동훈
2023년 01월 1일 오후 1:56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4:54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언론인들을 통해 트위터 내부 문서를 공개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가장 최근에 공개된 문건을 통해서는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특정 콘텐츠를 검열·삭제하라는 미 연방정부 측의 압력이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베스트셀러 작가 겸 언론인 데이비드 츠바이크는 최근 공개한 트위터 내부 문건을 통해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가이드라인이나 정부 측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로 코로나19에 관한 트위터 게시물이 삭제되거나 경고 딱지가 붙여져 왔다고 밝혔다.

트위터 직원들이 주고받은 사내 이메일에 따르면, 트위터 관리자는 자사의 코로나19 관련 정책을 위반해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며 마틴 쿨도르프 전 하버드대 의대 교수의 몇몇 게시물을 지적했다.

이후 트위터는 쿨도프르 전 교수의 게시물에 “이 게시물은 코로나19에 관한 허위 정보나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 정보를 퍼뜨려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고 경고 딱지를 붙이고 ‘좋아요’와 ‘공유’를 차단해 게시물이 확산되지 못하도록 했다.

쿨도르프 전 교수는 스웨덴 출신의 생물통계학자로 2003년부터 2021년까지 하버드 의대 교수로 재직했으며,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약물안전 및 위험관리 자문위원회 위원, 미 CDC 예방접종실행자문위원회 산하 백신안전그룹 위원이었다.

트위터는 미국 로드아일랜드에서 활동하는 의사 앤드루 보스텀의 트위터 계정은 코로나19 관련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수 차례 정지됐다가 영구 차단됐다. 브라운대 가정의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보스텀은 학교 마스크 의무화에 반대했다.

보스텀은 2021년 학교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이 시행되자, “아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입원율이 매우 낮고 사망 보고도 없었다”며 마스크 의무화로 인한 신체적, 심리적 피해가 더욱 크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트위터 내부 문건을 공개한 츠바이크는 “트위터가 정책 위반이라고 지적한 보스텀의 게시물은 모두 정당한 데이터에 근거해 작성한 것들이었다”라고 지적했다.

보스텀 의사가 인용한 데이터는 어린이 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감염 통계였으며, 백신 접종과 마스크 의무화를 주장하는 보건당국 입장에서는 “불편한 데이터”였다고 츠바이크는 설명했다.

트위터는 자동화된 알고리즘과 사람에 의한 이중 확인 절차를 통해 정책 위반 여부 등을 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츠바이크는 보스텀이 게시물에 알고리즘과 사람 모두의 편파적 판정이 작용했다며 트위터 직원들이 알고리즘을 의도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스텀 의사의 계정은 영구 차단 조치 이후 수개월간 접속이 불가능했다가 지난달 25일 복구됐다.

마틴 쿨도르프 미국 하버드대 의대 교수 2021.10.23 | York Du/The Epoch Times

츠바이크는 트위터와 조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후 트위터 임원과 첫 번째 면담을 요청했을 때, 논의한 주제가 코로나19에 관한 것이다”면서 “특히 백신에 반대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계정에 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고 했다.

다만, 트위터 내부 문건에 따르면 트위터가 바이든 행정부의 지시나 요청을 모두 수용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츠바이크는 “트위터 내부에서 오간 메시지를 광범위하게 검토한 결과, 직원들은 정부 측의 중재 요청에 관해, 정부 관계자보다 더 진지하게 언론의 자유에 대해 자주 토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트위터의 공공정책 책임자 로렌 컬버트슨이 제공한 회의록 요약본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일부 당국자는 트위터의 계정 삭제가 요구했던 수량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매우 분노”했으며 트위터에 더 엄격한 검열을 실시하라고 경고했다.

츠바이크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게시물도 트위터 내부 회의에서 주된 논의 주제였다.

한 이메일에서는 당시 트위터 법무자문위원이었던 제임스 베이커가 2020년 10월 트럼프가 작성한 “코로나를 두려워 말라”는 게시물에 대해 ‘왜 삭제 대상 리스트에 올리지 않았는지’ 질문했다.

이 질문을 받은 트위터의 보안·안전담당자 요엘 로스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밝히는 것은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것이 아니라고 답했다.

또한 추가적으로 공개된 이메일에서 로스는 트럼프의 트위터 글에 관해 “일반적인 낙관적 견해를 나타낸 것으로 사람들에게 해로운 일을 저지르거나 마스크 착용을 비롯해 예방책을 거부하라고 선동하는 내용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FBI 법률고문으로 재직하다가 트위터로 이직했던 베이커는 지난달 6일 머스크에 의해 해임됐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