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머스크에 소송…“합의대로 주당 54.2달러에 인수”

한동훈
2022년 07월 13일 오전 10:36 업데이트: 2022년 07월 13일 오전 10:36

기업분쟁 전문 법원에 제소…트위터 주가는 34달러로 폭락

소셜미디어 트위터가 트위터 인수를 철회한 전기차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합의안에 따라 인수를 그대로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트위터는 12일(현지시각)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Chancery Court)에 소장을 제기했다. 머스크 CEO가 440억 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밝힌 지 나흘 만이다. 이 법원은 기업 분쟁을 전문적으로 다룬다.

이날 제출한 소장에서 트위터는 머스크의 인수 계약 파기 요청이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고 잘못됐다”면서 트위터는 의무를 위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트위터 주식을 약속대로 1주당 54.2달러(약 7만1천원)에 인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장에서는 “머스크는 인수안에 따라 시장 침체에 따른 비용을 자신이 부담하는 대신 트위터의 주주들에게 전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변호인단은 소장에서 최근 트위터 주가 하락에 대해 “머스크가 인수안에 서명한 후 트위터와의 거래를 깎아내리면서 트위터에 사업 리스크가 생기고 주가 하락 압력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머스크는 델라웨어주의 계약법 적용을 받는 모든 당사자와는 달리, 자신은 결정을 뒤엎고 회사를 망치고 운영을 방해하고 주주 가치를 파괴하고 떠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소장에서는 또 “(머스크가) 이미 계약에 합의했음에도 더는 자신의 개인적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트위터와 주주들에 대한 의무를 존중하기를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소송과 무관하게 미국의 기록적 폭염을 언급하며 테슬라의 실내 과열 자동 차단장치에 관한 글을 남겼다.

머스크는 지난주 금요일(8일) 트위터가 인수안에서 약속한 여러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인수 계약을 파기하겠다고 트위터에 통보했다.

앞서 지난 6일 그는 스팸봇 등 가짜 계정이 넘쳐나는데, 트위터가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계약 파기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트위터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전체 계정 중 가짜 계정을 5% 미만으로 추정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지난 수개월간 가짜 계정 비율이 훨씬 높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머스크는 또한 트위터가 좌파 이용자에게 노골적으로 유리한 콘텐츠 정책을 적용해왔으며, 보수성향 이용자와 콘텐츠를 검열해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4월 트위터 인수안 합의 사실이 발표된 후, 머스크는 트위터의 통제를 완화하고 언론의 자유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위터는 소장을 제출한 델라웨어 형평법원에 신속한 재판을 요청하고 있다. 빠르면 9월 중 재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트위터 주가는 이날 또 한 번 폭락하며 34.06달러로 주저앉았다. 지난 4월 머스크가 인수하겠다고 발표할 당시 거래가격(주당 50달러 이상)과 비교하면 35% 하락한 수치다.

트위터 로고는 2022년 4월 26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시내의 본사 밖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