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ISIS 수장 알바그다디 사망 공식 발표 ”어린 자녀와 막다른 터널에서 자폭”

잭 필립스
2019년 10월 28일 오후 4:00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IS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시리아 북부에서 사망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어젯밤 미국 세계 제1테러범을 정의의 심판대에 올렸다”며 알바그다디의 죽음이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바그다디가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쫓겨 도망가던 중 막다른 터널에서 ‘자살 조끼’를 터뜨려 자폭했다고 전했다.

“그는 줄곧 흐느껴 울고 있었다…완전히 공포에 질려 마지막 순간을 보냈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알바그다디의 죽음은 전 세계 다른 테러리스트들에게 주는 경고라고 말하며,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 함자 빈 라덴이 최근 미군에 의해 사망한 사실도 상기시켰다.

ISIS 요원들의 ‘자살 차량’ 폭탄 테러가 일어났을 때 시리아 코바니에서 본 폭발 모습. 2014. 10. 20 | Gokhan Sahin/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잔인한 ISIS의 활동 기간 동안, 언론인 및 기독교 등 다른 종교인이 무고하게 희생됐다고 언급했다.

“너무나 많이 참수된 사람이 보란 듯이 세상에 공개됐다. 이것이 그가 원했던 것이다. 그가 자랑스러워했던 것이다. 그는 병들고 타락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사라졌다. 그는 개처럼 죽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작전에 도움을 준 쿠르드족, 터키, 러시아의 지원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부통령(왼쪽 두번째),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왼쪽 첫번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오른쪽 세번째), 마크 A 밀리 합참의장(오른쪽 두번째), 브리그 마커스 에반스 백악관 상황실 합동참모본부 부국장과 함께 ISIS 수장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공습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2019. 10. 26 | Shealah Craighead/The White House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의원들은 이번 작전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았고,  일부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사전 통보를 받지 않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통보하려 했으나, 워싱턴은 전에는 본 적이 없을 만큼 (기밀이) 새고 있다. 우리처럼 (기밀이) 많이 새는 나라가 없다”며 워싱턴 당국을 ‘기밀이 새어나가는 기계( leaking machine)’라고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밀이 누설된다면 미국인들의 생명을 앗아갔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펠로시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발표 후, ISIS 수장 공습 작전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다.

펠로시 의장은 “이번 공습으로 미군 병사가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아 안도한다”며 “알바그다디의 사망이 대단한 일이지만 ISIS 지도자의 사망이 IS IS의 폐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펠로시 의장은 “하원은 이번 공습에 대해 사전 보고를 받아야 한다. 우리 군사와 동맹국은 미국으로부터 현명하고 전략적인 지도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하원 정보위원장인 애덤 시프 민주당 의원도 사전에 통보 받지 못했다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일부 의회 의원들은 이번 작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또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으나 “최악의 트럼프 비판자들은 이 같은 발표를 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