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요일에 체포될 것…부패한 정치 공세”

한동훈
2023년 03월 20일 오전 11:35 업데이트: 2023년 03월 20일 오후 6:25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자신의 체포가 예상된다며 지지자들에게 항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가장 선두를 달리는 공화당 대선후보이자 전직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 화요일(21일)에 체포될 것”이라며 “항의하고 우리 나라를 되찾자”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의 수사에 대해 “부패하고 매우 정치적”이라며 “범죄혐의가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오래되고 완전히 거짓으로 드러난, 동화(같은 이야기)를 갖고 나를 체포하려 한다”고 적었다.

맨해튼 지방검찰은 트럼프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불륜을 감추기 위해 성인물 여배우에게 회삿돈으로 13만 달러(약 1억7천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한 뒤, 개인 변호사를 시켜 회사 장부를 조작했다는 혐의를 두고 수사를 벌여 왔다.

트럼프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이 수사가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를 낙마시키려는 정치적 목적으로 출발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측 대변인은 이후 에포크타임스 등 언론사에 보낸 성명에서 “체포에 관한 공식적인 통지를 받지는 못했다”며 “(트럼프가) 체포 시기를 직접 알고 게시물을 작성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검사에 대해 “조지 소로스가 자금을 지원하는 급진좌파 민주당 소속 검사”라며 “마녀사냥을 다음 단계로 진전시키기로 한 사실을 NBC나 다른 가짜 언론에 불법 유출한 것 외에 어떠한 통보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제 금융계 대형 투자자인 소로스는 오랫동안 좌파 인사들에게 거액을 후원해 ‘좌파 거물’로 불린다. 그가 설립한 열린사회재단(OSF)은 전 세계 좌파 단체나 언론에 크고 작은 금액을 광범위하게 살포해 국제 여론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SF는 한국의 시민단체인 군인권센터에도 지난 2018년 20만 달러(약 2억6천만원)를 후원한 바 있다.

트럼프 측 대변인은 트럼프의 게시물이 “자신의 결백함과 부당한 (사법) 시스템의 무기화를 정당하게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변인은 트럼프가 게시물을 올리기 하루 전인 지난 17일 폭스뉴스에 “이번 수사는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며 “트럼프의 2024년 재선 출마를 좌절시키기 위한 정치적 공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측 대변인은 “민주당은 또다시 그 짓을 하고 있다. ‘핵 버튼’을 눌러 대통령을 공격한다”면서 “(하지만) 이것은 민주당에 엄청난 역풍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민주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 두 차례 탄핵을 추진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트럼프와 러시아의 공모 혐의에 대한 특검도 증거 불충분으로 수사가 종결됐다.

일각에서는 무리한 수사가 오히려 차기 대선에서 오히려 트럼프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것(트럼프 체포)이 발생한다면, 트럼프는 압도적 승리로 재선될 것”고 말했다.

데빈 누네스 전 하원의원은 뉴스맥스에 “그들은 무슨 수를 쓰더라도 트럼프가 다시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으려 한다”면서도 “하지만 트럼프가 더 쉽게 대선에서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에 대한 비난도 제기된다. 뉴욕시가 범죄 급증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 하고 정치 공세에 열을 올린다는 것이다.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은 트위터에 “극단주의 검사가 폭력적인 범죄자들을 놔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보복에 나서면서 터무니없이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며 “선거 개입을 목적으로 한 정치적 기소에 정부 예산을 쓰고 있는지 관련 상임위에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인 브래그 지검장은 지난 2021년 부임 이후 소수의 범죄에만 징역형을 구형하고 다수 중범죄에 대해서는 혐의를 낮추거나 기각하는 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뉴욕 할렘가 출신인 브래그 지검장은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맨해튼 지검장에 임명돼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맨해튼 지검은 트럼프의 발언에 대한 언급을 회피했다.

* 이 기사는 톰 오지메크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