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리기후협정 끔찍하고 일방적…국가경제 위해 탈퇴” 당위성 강조

오는 11월 4일 탈퇴 최종 승인 앞두고 재언급...“공정한 조건으로 새 협정 가입”

자카리 스티버(Zachary Stieber)
2019년 10월 27일 오후 3:27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끔찍하고 일방적인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시켰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에너지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파리기후협정 탈퇴 사실에 대해 언급했다.

미국은 지난 2017년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 온난화를 막자는 취지로 추진된 파리기후협약은 2015년 채택돼 2016년 11월 4일부터 효력이 발효됐다.

협약문에 따르면, 가입 3년 이내에는 어느 국가도 공식적으로 탈퇴할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이 2년 전 탈퇴를 공식 선언했더라도 실제 탈퇴는 오는 11월 4일부터 가능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과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엄숙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미국은 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며 자신의 행정부가 “미국 납세자에게 공정한 조건으로 새로운 협정에 재진입하기 위해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자료에 의하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체결한 파리협정을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2024년까지 26~28% 감축)를 지키려면 3조 달러 규모의 생산활동을 줄여야 한다. 또, CO2 배출량을 줄이려면 생산 활동을 감축할 수밖에 없기에 산업 600만 개가 사라지게 된다. 어마어마한 비용을 치르면서까지 협약을 지킬 수 없다는 의미다.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했던 협약을 이탈한 이유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 협정이 우리나라에 과중한 재정 및 경제적 부담을 주므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개발도상국과 빈국의 CO2 저감 노력을 지원하기 위한 녹색기후기금(GCF) 부담금도 보류했다. 총 100억 달러의 GCF 목표액 중 미국은 30억 달러를 부담하기로 약속하고, 오바마 행정부 때 10억 달러를 냈지만,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며 나머지 20억 달러를 보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다른 나라, 환경 오염 주체들을 부유하게 만들면서 미국 국민이 부담하는 것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라며, “내가 할 일은 피츠버그의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이지, 파리 사람들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메릴랜드 주 앤드류스 공동 기지에서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로 향하는 에어 포스 원에 탑승한다. 2019. 10. 23. | Photo by 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오바마 정부가 시행했던 규제를 비판했다. 석탄·화력 발전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한 청정에너지를 활용한 전기 공급을 늘리기 위해 석탄과 석유에 대한 다양한 규제 등이 사업 실적을 방해하고 전기세 폭등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위키 백과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석탄 사용을 규제하는 하천 보호법(the Stream Protection Rule)이 실효성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에너지 산업이 일반적으로 더 싼 천연가스와 더 적은 양의 재생 에너지로 석탄 사용은 줄었으나, 이 법안으로 인해 석탄값만 올리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협정은 미국 생산업자들에게 믿기 어려울 만큼 과도한 규제 제한으로 생산을 방해하면서 한편으로는 외국 기업은 규제 받지 않고 환경오염을 일으키도륵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파리협정은 2020년 만료되는 ‘교토의정서’의 뒤를 잇는 것으로 2015년 체결 당시 195개국이 서명했다. 서명국은 이산화탄소 저감 의무를 시행하는 데 합의해 2020년부터 발효된다. 그러나 미국의 탈퇴 선언 이후 중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들의 협정 이행 의지가 약화되는 등 변화가 뒤따랐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와 자동차 온실가스량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믿고 있다. 이러한 믿음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난 8년간 공들여 추진했던 청정전력계획(the Clean Power Plan)을 폐지했다.

실제로 파리협정 발표 후, 일각에서는 ‘서명국들이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모두 지킬 경우 나타날 지구 온난화 방지 효과’에 대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지구 온도는 얼마나 내려갈까?’ ‘지구 온난화의 진실은 무엇일까?’라는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