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폭력시위 외면한 美 언론 비난 “바이든 언급 후에야 호들갑”

윤건우
2020년 09월 1일 오후 1:26 업데이트: 2020년 09월 1일 오후 2:48

트럼프 대선 캠프가 미국 매체들이 거리 폭력을 석 달 가까이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상대 진영인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캠프에서 최근 폭력시위의 파괴적 면모를 언급하자, 언론들이 동조하고 나선 데 따른 지적이다.

트럼프 캠프 호건 기들리 방송미디어 담당 대변인은 30일(현지 시각) 폭스채널의 미디어 비평 프로인 ‘미디어 버즈’에 출연했다.

이 방송에서 기들리 대변인은 지난 5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폭동, 방화, 기물파손, 반경찰 정서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두 달째 이어지는 폭력 시위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지난 수개월 동안 발생한 죽음, 파괴, 약탈, 폭동 사건 대부분을 미국 언론이 모른 척 해왔다고 지적했다.

기들리 대변인은 “언론과 민주당이 미국 전 지역 도시에서 폭력을 부추기거나 지지하고 있다”는 한 출입기자의 발언에 관한 논평 요청에도 응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전역의 많은 마을과 도시에 연방군 파견 및 안보 지원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지 지역과 민주당 소속 주지사, 시장들은 그러한 조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또한 언론이 민주당 세력과 결탁해 90여일 동안 거리의 폭력 사태를 외면했다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조 바이든이 우리가 제기해 온 거리의 폭력에 대해 갑작스럽게 언급했는데, 매우 놀라웠다. 조 바이든의 언급 이후, 언론은 관련 주제에서 마치 예수라도 발견한 것처럼 떠들어댔다”고 덧붙였다.

조 바이든은 지난달 30일에 성명을 내고 포틀랜드시의 폭력 사태를 비난했다. ‘제이 비숍’으로 불리던 우익 시위대 아론 다니엘슨이 거리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조 바이든은 트위터에서 “우리가 포틀랜드에서 밤새 지켜본 치명적인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고 언급했다.

그는 “위대한 미국 도시의 거리에서 총격은 용인할 수 없다. 정치 성향에 상관없이 어떤 이에게든 모든 종류의 폭력을 비난한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에게도 폭력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saw overnight in Portland is unacceptable. Shooting in the streets of a great American city is unacceptable

바이든은 경찰 체포 과정에서 저항하다 총격을 받은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과 관련해서도 이에 항의해서 발생한 폭력 시위를 비난한 바 있다.

조 바이든은 최근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폭력 시위에 대해 태도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대규모 무정부 상태, 폭력, 더 나아가 경찰 조직 해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트럼프는 민주당 주요 지지 도시인 포틀랜드와 시카고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촉발된 폭동의 여파로 범죄가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5일 미 CNN 앵커 돈 레몬은 “민주당원들은 폭동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1월 대선에서 패배할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닷새 뒤인 30일에는 댄 크렌쇼 공화당 의원이 포틀랜드의 폭력 사태를 비난하는 조 바이든의 성명에 대해 “너무 늦었다”라고 평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좌익 무장 세력이 미국 전역의 도시에서 수개월 동안 전쟁을 벌여 왔다”며 “지금 좌파세력들은 언론의 여론 조사 결과를 보고, 트위터에 댓글을 달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심이 폭력 시위에 반대쪽으로 움직이자 뒤늦게 폭력 시위를 비난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폭력시위가 발생한 초기부터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해왔다. 언론과 민주당을 향해서는 “폭도를 평화적 시위자로 묘사하려 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우리는 포틀랜드를 해치려는 것이 아니라 도우려고 한다. 포틀랜드시 정부는 몇 달 동안 무정부주의자들과 선동자들에 대한 통제권을 상실했다. 그들은 폭력 시위에 빠져 있다. 우리는 미국에 있는 모든 자산과 우리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시위대가 아니라 진짜 폭도다!”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