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심 공화당에 반대” 미 의원, 별도 보수단체 추진

이은주
2021년 02월 2일 오후 4:00 업데이트: 2021년 02월 2일 오후 4:10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졌던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이 별개의 정치행동위원회(PAC)를 출범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유화적인 공화당을 겨냥한 것이어서 사실상 트럼프에 반하는 위원회를 출범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덤 킨징어 의원은 지난 31일(현지시각) 위원회 공식 웹사이트에 영상을 올려 “공화당은 길을 잃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위원회의 이름은 국가의 우선을 뜻하는 ‘컨트리 퍼스트(Country First PAC)’이다.

킨징어 의원은 이날 공개한 6분짜리 영상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름이나 그의 정책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1월 6일 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무리와 공화당을 동일시하는 발언을 했다. 

민주당은 ‘내란선동’ 혐의로 트럼프의 탄핵을 주장했다. 그가 의회 난입사태를 조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의사당에 난입한 이들의 폭력 행위를 강하게 규탄한 바 있다.

킨징어 의원은 또 예시나 증거는 제시하지 않은 채, 공화당이 음모론과 분노, 사람의 정치(politics of personality)를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항상 밝은 내일을 이야기했던 공화당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대신 어두운 미래를 얘기한다”면서 “희망은 두려움으로 사라졌고, 분노가 기회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이어 “최악은 우리의 깊은 신념들이 무시된 것”이라면서 “그들은 유독한 음모와 거짓말로 대체됐다”고 비판했다. 

킨징어 의원은 반트럼프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수정헌법 25조를 발동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축출하는 결의안에 찬성한 유일한 공화당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이후 소속 당으로부터 고립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장 킨징어 의원은 트럼프 선거캠프 선임고문을 지낸 코리 루언다우스키가 발족한 ‘파이트 백 나우 아메리카(Fight Back Now America PAC)’의 도전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루언다우스키는 위원회가 하원 탄핵소추에 찬성한 리즈 체니 의원을 대신할 도전자를 찾고 지원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은 존 캣코(뉴욕), 프레드 업턴(미시간), 제이미 헤레라 보이틀러(워싱턴), 피터 마이어(미시간), 앤서니 곤잘레스(오하이오), 톰 라이스(사우스캐롤라이나), 데이비드 발라다오(캘리포니아) 등 10명이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는 공화당 내부와 유권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강한 편이다. 

하원 탄핵소추에서 공화당 의원 약 95%가 반대표를 던졌다.  상원에서도 45명의 의원들이 탄핵 심판이 위헌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상원의 탄핵 심판은 9일 개시된다. 

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턴트가 지난 27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 유권자 5명 중 4명 이상이 트럼프에 대해 긍정적 견해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 이 기사는 아이번 펜초코프 기자가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