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 무역협상 진행 중” 발언에 뉴욕 증시 급등

에바 푸
2019년 12월 8일 오후 2:08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8

미국 노동부의 긍정적인 일자리 보고서 발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발언이 있은 후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가 급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사국의 유엔 주재 대사들과 오찬 자리에서 “무역 협상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는 “경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오는 15일부터 스마트폰, 장난감, 의류 등 15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소비재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15일에 우리는 그것(관세 인상)을 논의하는 대신 굉장히 중요한 사안을 다룰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지만, 아직 그것에 대해 논의하지는 않았다”며 양측이 매우 좋은 협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발언이 금요일 주식 시장을 출렁이게 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61.89포인트(0.58%) 올랐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0.55%인 17.19포인트의 상승했고, 나스닥 종합 지수도 0.74%인 63.55포인트 올랐다.

유럽 주식도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은 한 시간 남짓 만에 0.4% 상승률을 보여 은행, 기술 회사, 소매 회사들의 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중국, 화해의 손길을 내밀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6일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콩과 돼지고기의 관세 부과를 일부 유예하려고 검토 중이다. 중국 기업들의 요청을 반영한 조치라고 중국 당국은 설명했다. 하지만 관세 유예가 적용될 콩과 돼지고기의 구체적인 조건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산 콩에 대한 관세는 현재 33%,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는 72%에 이른다.

중국은 수개월 동안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확산돼 폐사 처리하면서 자국 내 돼지고기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산 돼지고기는 작년 9월보다 생산량이 40% 이상 감소해 돼지고기 및 다른 대치 식품 가격도 급격히 올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의 돼지고기 수요가 가장 많은 춘절 연휴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돼지고기 값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미국이 1~10월에 중국과 홍콩으로 수출한 돼지고기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5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은 채 양국 대표단이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1단계 무역 합의가 성사되면 관세를 낮춰야 한다”고 관세 인하를 기대했다.

미중 무역 합의에정해진 ‘마감 시한’ 없다

래리 커들로우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6일 오전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무역 협정과 관련해 언제 할 지 날짜를 예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커들로우 위원장은 “우리는 단지 하루에 한 번씩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대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며 양측이 긴밀히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거기까지는 아니다”라며 무역 합의를 위한 날짜를 정하는 데 마감 시한이 없다고 밝혔다.

15일 예정된 추가 관세에 대해 커들로우 위원장은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합의가 15일까지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고수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5일 양측 차관급 대표단이 전화 통화를 하며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미국 노동부는 11월에 26만6천 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실업률이 3.5%로 떨어지는 등 미국의 호황 상황을 드러내는 고용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은 올해로 11년째 역사상 가장 긴 경제 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커들로우 위원장은 미국의 활발한 경제 활동을 재확인시키고, 중국 당국으로부터 날라 온 ‘관세 면제’ 소식에 ‘기분 좋은 음악’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또한 최근 중국을 다녀온 익명의 정치가를 인용해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계속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