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과의 완전한 디커플링(결별)은 여전히 선택지”

한동훈
2020년 06월 21일 오전 11:01 업데이트: 2020년 06월 22일 오전 12:23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를 단절할 수 있다는 정책적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중국과의 완전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은 여전히 하나의 선택지”라고 밝혔다.

전날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의 발언을 뒤집은 것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17일 하원 세입위원회에서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분리 가능성을 묻는 말에 “현시점에서 합리적인 정책 옵션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 “라이트하이저 대사의 잘못은 아니다”라며 “내가 분명히 말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트위터에서 해명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은 분명히, 다양한 조건에서 중국과의 완전한 디커플링이라는 정책 옵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관계 단절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 5월 14일 폭스 비즈니스와 인터뷰에서 중국 문제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관계를 겨냥해 내놓은 역대 가장 강경한 발언의 하나로 평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으면 5천억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의 매년 평균 5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을 수입한다.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이를 가리킨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이를 미중 무역적자의 원인으로 지목해 왔다.

지난 1월 서명된 미중 1단계 무역합의는 미중 간 갈등 완화의 중요한 계기였다.

이후 미국은 자국산 농산물 구매 등 중국 측의 합의 이행 여부를 주시해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 역시 17일 하원 위원회에서 1단 무역합의에 대한 낙관론을 폈다. 중국의 주문이 지연되기는 했지만 상당한 농산물을 구매했기에 더 지켜보자는 평가였다.

하지만, 무역합의가 체결된 1월부터 지금까지 양국 사이에는 많은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우한 폐렴(중공 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국 간 경쟁에 치명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 공산당의 은폐로 중공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트럼프는 격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쟁국의 경제를 망치기 위해 바이러스의 고의로 퍼뜨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무역협정에 대한 생각이 이미 많이 달라졌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17일 WSJ과의 인터뷰에서도 “무역협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중국에서 온 전염병 습격을 당한 이후 중국과 관련된 모든 일이 달라졌다. 그리고 나는 중국에 대해 늘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왔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하와이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사이의 회담은 미중 관계가 심각하게 악화한 이래 양국 간 최고위급 만남이었다.

이번 회담은 중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과 긴장 완화가 목적이었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다니엘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WSJ에 “중국인들은 트럼프가 무역합의를 포기하고 강경 자세로 돌아서면서 대규모 관세를 다시 부과할 것을 우려했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 ▲홍콩, 대만 문제 ▲산업스파이, 지식재산권 침해 ▲중공 바이러스 확산 ▲금융전쟁 등 5개 분야에서 디커플링 조짐을 보인다.

한편, 지난 20일 중국 공산당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예정했던 ‘홍콩 국가보안법’ 처리를 연기했다.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과 미국·영국의 강경 방침 대응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