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출마 바이든 향해 ‘중국과 관계’ 집중 공세

재니스 아일(Janice Hisle)
2023년 04월 29일 오전 7:00 업데이트: 2023년 05월 26일 오후 1:39

2024년 미국 대선 레이스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향해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힌 뒤인 지난 27일(현지 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기꾼(Crooked) 바이든’이라는 별명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표현, “(재선은) 더 처참한 4년이 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날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한 시간 넘게 연설 시간을 가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을 20회 이상 언급하며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과 어떻게 다른 인물인지 자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중 1500명 앞에서 자신의 대선 출마를 지지하는 뉴햄프셔주 정치인 51명의 이름을 거명한 후 “바이든 대통령은 이제부터 ‘사기꾼 바이든’으로 알려질 것이다. 미국 정치 역사상 이렇게까지 정직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Joseph Prezioso/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중국과의 대조

바이든 일가가 중국 등 외국과의 부적절한 관계를 통해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는 오래된 의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삼고 있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분은 바이든이 왜 중국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 궁금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미중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의 보복 관세로 큰 손실을 본 자국 랍스터 잡이 어민들에게 수억 달러의 구제를 지원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자기 가족을 부자로 만드는 데만 관심이 있다. 나는 여러분과 여러분 가족을 부자로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이 미적거리는 동안 자신은 자신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존경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많은 사람과 잘 지냈다. 그게 우리가 전쟁을 겪지 않았던 이유”라며 제3차 세계대전을 막겠다는 공약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바이든의 승리는 여러분에게는 나쁘고 중국에게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승리는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는 나쁘겠지만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일이 될 것이다.”

미국 뉴저지주 한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Mike Segar/Reuters/연합뉴스

경제적 타격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세금을 낮추는 한편 인플레이션 및 유가를 안정화할 정책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로는 뉴잉글랜드 지역을 관통하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기간에는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약 1.87 달러(한화 약 2500원)였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는데, 연설이 있던 이날 미국 전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64 달러(약 4900원)를 기록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퇴임할 때 바이든에게 인플레이션 없는 역대 가장 빠른 경제 회복을 물려주었다”면서 “바이든은 호황을 누리고 있던 경제를 즉시 산산조각 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대통령 10명을 합쳐도 지금 대통령과 지금 행정부가 한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4%로 집계됐다. 에너지 가격과 인플레이션율은 계속 상승하는 추세다. 반대로 실질임금은 24개월 연속 하락했다.

“우리는 바이든 경제의 잔해에서 미국을 구해야 한다.”

정의인가 불의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민 단속을 강화하고 지난 몇 년간 예산이 삭감돼 온 미 경찰의 예산 지원을 복구하는 등 미국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치적으로 박해를 당한 자신의 경험처럼 일부 검사가 사법 시스템을 무기화하려는 시도에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뉴욕에서 기소된 사건 등 자신을 겨냥한 여러 수사에 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검찰과 바이든 행정부가 대규모 선거 개입을 위해 형사 사법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이 집권한 주를 지나가면 대배심에 출석하라는 소환장을 받는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결국 그들은 나를 쫓는 게 아니다. 그들은 여러분을 쫓고 있고 나는 단지 거기에 방해가 될 뿐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자신과 관련된 법적 문제에 신경 쓰지 않는 듯 “그들이 더 세게 공격할수록 우리는 더 잘 해낼 것”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들고 있던 메모|Brendan Smialowski/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바이든의 무능력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연설 전날인 지난 26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을 앞두고 기자의 질문을 사전에 전달받은 게 아니냐는 논란을 빚었다. 기자의 질문 내용이 적힌 메모를 손에 쥔 모습이 현장에서 포착되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청중으로부터 즉석 질문을 받겠다고 제안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실수가 세계에서 미국의 위상을 해친다는 게 슬픈 현실일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에서 자꾸만 문제를 일으키는 데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은 말하는 법을 전혀 모른다. 부드러워야 할 때 거칠고, 도발적인 발언을 한 다음에 약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미리 촬영한 영상을 통해 재선의 뜻을 밝힌 데 대해서도 “생방송으로 출마를 선언할 자신감이 부족한 것”이라며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선거 선택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가상 경선에서 62%의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들을 향해 총득표수가 부정행위 시도를 압도할 정도로 많은 표를 던져야 한다고 독려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의 선택지는 강함과 약함, 성공과 실패, 안전과 무정부 상태, 평화와 갈등, 번영과 재앙 사이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연설이 끝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15분 동안 6개의 질문을 받았다. 이후 평소처럼 무대에서 퇴장하는 대신 청중과 대화하고 악수를 나누며 이동했다.

이번 연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주에서 진행한 두 번째 선거 유세 연설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1월에도 뉴햄프셔주를 찾은 바 있다.

뉴햄프셔주는 미국에서 최초로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주로, 미국 전역의 선거 판세에 중요한 핵심 주로 간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