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엔서 “세계가 중국 바이러스와 전투…중국이 책임져야”

하석원
2020년 09월 23일 오전 12:27 업데이트: 2020년 09월 23일 오후 1: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신종코로나(중공 바이러스) 대유행 사태와 관련해 유엔이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과 공조해 사태를 악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제 75차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중국을 “전염병을 전 세계에 촉발시킨 나라”로 묘사했다.

그는 “우리(전 세계)는 또 다시 국제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보이지 않는 적인 중국(China) 바이러스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고, 이는 전 세계 188개국에서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다”며 바이러스를 명확하게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재 임상시험 최종 단계에 접어든 백신을 선두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중공) 정부가 우한 바이러스 발생 초기 “국내 여행은 봉쇄하면서 중국을 떠나는 항공편을 허용해 세계를 감염시켰다”면서 “국내 비행을 취소하고 시민들을 집에 가두면서 나의 여행금지 조치를 비난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1일 중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격상했다가 WHO가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같은 달 30일 중국 여행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제한했다.

Trump at UN General Assembl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제75차 유엔 총회 연설(녹화) |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WHO가 사실상 중공 정부의 통제 아래 있으며 중국과 공조해 전염병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과 중공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WHO는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없다고 거짓 주장했다”면서 “나중에는 무증상 감염자의 바이러스 전파가 없다고 거짓말 했다”고 비난했다.

WHO는 지난 1월 14일 중국 당국의 말을 인용해 “사람 간 전염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면서도 “가족 구성원 사이에서 일부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중공 정부는 1월 20일까지도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배제해 바이러스 확산을 키웠다는 국제사회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은 중국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 행정부가 중공의 전염병 대응 실패와 홍콩, 신장, 내몽골 등에서 이뤄지는 인권 박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뤄졌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싣는 보고서가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은 중공과 WHO의 전염병 대응을 비판하고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지난 21일 발표했다.

의원들은 이 보고서에서 중공 정부가 바이러스 정보를 은폐하지 않고 좀 더 빨리 행동했다면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 맥컬 하원 외교위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중공이 투명하게 행동하고 WHO 수장이 중공을 달래는 것보다 국제보건에 더 신경 썼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하고 경제적 파괴를 완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공화당 상원의원 6명은 지난 7월 중공 정부를 상대로 팬데믹 사태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 발의에 참여한 마사 맥살리 의원은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중공의 거짓과 기만으로 희생된 미국인들은 중공에 책임을 묻고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기회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