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세 현장 수만명 운집…위기감 느낀 민주당, 지지층 투표 촉구

하석원
2020년 11월 2일 오후 2:15 업데이트: 2020년 11월 9일 오전 11:25

“이런 유세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현장을 본 펜실베이니아 부지사가 혀를 내둘렀다.

민주당 소속인 존 패터먼 부지사는 1일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전역 군소 카운티 지방유세에서 펜실베이니아에 없었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를 샅샅이 돌며 유세를 펼쳤다. 버틀러 카운티 유세 현장에서는 지지자 수만명이 운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정적인 유세와 예상을 상회하는 참석자 규모에 민주당은 막판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바짝 조이는 모양새다.

패터먼 부지사는 “(이러한 유세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를 찍었던 유권자는 물론 지지하지 않았던 유권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화당 지지세력 결집을 뛰어넘어 부동층 혹은 민주당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펜실베이니아는 선거인단 20명이 걸린, 이번 미 대선 최대 승부처의 하나다.

미 대선에서는 50개 주 선거인단 전체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 이상을 얻어야 당선될 수 있다. 경합주 확보에서 승부가 갈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주를 포함한 6개 경합주를 싹쓸이하면서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며 대역전극을 일궈냈다.

패터먼 부지사는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긴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가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이라며 조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는 민주당에 경종을 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펜실베이니아주 곳곳을 돌며 막판 유세에 총력을 기울였다.

Epoch Times Photo
지지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마린원 헬리콥터가 2020년 10월 31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의 피츠버그-버틀러 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 Mandel Nga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그는 펜실베이니아주의 천연가스 채굴을 계속 지원하고, 이를 보호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며 지역 표심을 흔들었다. 펜실베이니아는 미국에서 천연가스를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 지역이다.

이날 현장을 촬영한 사진과 영상에는 유세장이 아닌 록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모습이 담겼다. 겹겹이 둘러싼 수많은 지지자들은 트럼프의 이름을 연호하고 응원하며 재선을 기원했다.

미국 비밀경호국 따르면,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유세 참석인원은 약 5만 7천명으로 추산됐다.

페터먼 부지사가 느낀 위기감은 SNS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인기가 있다. 여론조사가 뭐라고 하든 상관없다”면서 “아직 70만개의 투표용지가 남아 있으니 사전투표 우편함을 사용해 투표하라”고 촉구했다.

또 다른 게시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현장 사진을 올리고 “이건 포토샵이 아니다. 로이터 통신이 버틀러 현장을 찍은 사진”이라면서 다시 한번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참여를 재촉했다.

Epoch Times Phot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10월 31일 오후(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연설하고 있다. | MANDEL NGA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Epoch Times Photo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10월 31일 오후(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연설하고 있다. | MANDEL NGAN/AFP via Getty Images=연합뉴스

페터먼 부지사는 바이든 후보의 승리를 낙관하는 미 주요언론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펜실베이니아(승부)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들이 많다”고 했다. 지난 대선 당시 미국 내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나타냈지만, 결과는 그 반대로 트럼프의 승리였다.

이번 대선에서도 주요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지난번 대선과 같은 결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