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승리 유일하게 맞췄던 여론조사기관 “이번에도 이긴다”

하석원
2020년 10월 22일 오후 2:37 업데이트: 2020년 11월 9일 오전 11:27

미국 대부분 여론조사가 민주당 후보 조 바이든의 승리를 예상하는 가운데, 한 여론조사업체가 정반대의 예측을 내놨다.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등 경합주에서 공화당 후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를 유일하게 맞췄던 ‘트라팔가르 그룹’이다.

트라팔가르 여론조사위원인 로버트 캐핼리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숨은 표”에 힘입어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미국 의회전문 매체 더 힐이 21일(현지 시각) 전했다.

캐핼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소 270명대(의 선거인단 확보)로 승리할 것으로 본다”며 “바닥 (표심) 흐름의 크기에 따라 훨씬 더 높은 득표율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의 전체 선거인단은 538명으로, 승리를 위해서는 270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얻어야 한다.

현재 미국의 대다수 여론조사기관은 바이든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바이든이 이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2016년 대선 상황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에도 많은 절대다수 여론기관들이 경합주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선두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었다.

그러나 트라팔가르는 반대의 예측을 내놓았고 이는 적중했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주에서 승리하고 위스콘신주까지 차지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공화당 후보로서는 수십 년만의 기록이었다.

원동력은 여론조사에서 표심을 드러내지 않는 공화당 보수 유권자들의 존재였다.

트라팔가르 여론조사위원 캐핼리는 이번 대선에서도 이들의 존재가 일반 여론조사기관의 집계에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들 여론조사는 대부분 숨은 트럼프 표를 놓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며 “보수층 및 국민들 가운데 대선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데 흥미가 없다는 느낌이 확실히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여론조사에 트럼프 지지를 공개하기를 주저하며 적절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으면 솔직하게 대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올해 미국 여론조사기관들도 지난번 대선 때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숨은 트럼프 지지자들 찾아내기 위한 ‘트럼프 가중치’를 설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민주당 바이든 캠프 역시 김칫국 미리 마시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모습이다. 캠프 선거본부장 젠 왈리 딜런은 지난 16일 지자들에게 “안주할 수 없다”며 경합지 지지율 격차가 아슬아슬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더 힐은 선거전문매체 ‘538’이 바이든의 승리확률을 88%로 예측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가 지난 2016 대선 때 점친 힐러리의 승리확률은 87%였다.

미국 내 각종 여론조사를 집계해 보여주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21일 결과에서는 바이든은 위스콘신, 플로리다, 애리조나, 펜실베이니아 대부분 지역에서 평균 5.1%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나 있다(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