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베트남 등 공산주의 피해자 백악관 초청…“자유 위해 싸웠던 사람들 기억”

11월 9일 '공산주의 희생자들의 날' 맞아...공산정권 폐해 강조

페트르 스바브
2019년 11월 9일 오후 5:09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전 11:37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공산주의 희생자들의 날’을 맞이해 베트남·쿠바·베네수엘라·북한 등 공산 정권의 피해자들을 백악관에서 만났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와 국내 정책 보좌관인 조 그로건 등 백악관 관계자들이 집무실에서 피해자들을 만나 공산주의 정권의 희생자들을 기리고 공산주의의 폐해를 부각시키는 미팅을 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거짓된 해방의 기치 아래 이러한 (공산주의) 움직임은 무고한 사람들이 신으로부터 부여받은 신앙의 자유, 결사의 자유, 그리고 우리가 신성불가침으로 여기는 수많은 권리를 조직적으로 박탈해 갔다” “자유를 갈망하는 시민들이 강압·폭력·공포의 공산 정권에 예속됐다”고 밝혔다.

1917년 11월 7일, 러시아 황제 체제를 무너트린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심대했다.

<공산주의 흑서(黑書)>에 의하면 러시아 혁명 이후 공산주의로 인한 희생자는 1억 명 이상에 달한다. 세계 곳곳의 ‘깨어 있는 젊은이’들이 노동자들이 정권을 잡은 러시아를 모델로 하는 혁명을 꿈꿨다. 1945년 이후에는 세계 절반이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의 영향력 아래 놓였다.

백악관에 초청된 인사 중에는 2015년에 쿠바 공산 정권 비밀경찰의 암살 계략에서 살아남은 망명자 설리 아빌라 레온도 포함돼 있다. 쿠바 경찰은 이 여성의 팔을 절단하고 다리를 불구로 만들었고, 그녀는 정권교체를 옹호하는 반체제 인사가 됐다. 설리는 미국에 망명해 2016년부터 플로리다 주 마이에미에 살고 있다.

또 다른 초청 인사 다니엘 디 마르티노는 2016년 모국인 베네수엘라를 떠났다. 그는 자신의 웹사이트에 “내가 겪은 사회주의 국가에서의 경험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다”라고 게재했다.

메남(‘엄마 버섯’이라는 뜻)이라는 이름으로 블로거 활동을 하는 응우옌 응고크 응우 퀸도 참석했다. 인권단체 프런트 라인 디펜더스에 따르면, 그녀는 베트남 공산 정권의 부패와 인권 침해를 비판한 혐의로 체포돼 폭행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탈북자 그레이스 조를 만났다. 그녀의 아버지는 중국에서 가족을 위해 음식을 가져오다 발각돼 잔혹한 고문으로 사망했다. 그레이스 조의 가족은 그녀가 어렸을 때부터 여러 차례 북한을 탈출하려 했지만, 그때마다 붙잡혀 돌아왔다. 그녀는 워싱턴의 라디오 방송 WTOP 인터뷰에서 할머니와 동생들이 굶어 죽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산주의 희생자들의 날’을 공식 인정한 첫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는 공산주의하에 계속해서 고통 받고 있거나 그로 인해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억한다”며 전 세계에 자유와 기회를 전파하기 위해 용감하게 싸워 온 이들의 헌신을 기리는 결의를 재확인했다.

11월 9일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30년 되는 날이기도 하다.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등장 이후 동유럽 공산권에 가속화된 개혁의 물결과 맥을 같이 한다. 공산주의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동유럽은 개혁과 개방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소련의 장악력을 위축시켰고, 2차 세계대전 이후 45년간 유지돼 온 냉전 체재를 1990년 종식시켰다.

다니엘 리핀스키(민주) 의원은 이날을 ‘공산주의 희생자를 기리는 날’로 공식화함을 지지하는 결의안을 지난 5일 발의했다. 그는 7일 트위터에서 30년 전 베를린 방문을 회상하며 “자유를 기리는 역사적인 축하 행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전 세계 5명 중 1명은 여전히 공산주의 독재 아래 살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약 1/4에 해당하는 15억명의 사람이 중국 공산당 정권 아래 살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건국 70년을 맞아 69년 존속했던 소련을 제치고 가장 오래 생존한 공산 정권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