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낙태권 파기한 판결은 수백만 기도의 응답”

한동훈
2022년 06월 27일 오후 12:38 업데이트: 2022년 06월 27일 오후 3:31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년 만에 낙태권을 파기한 연방대법원 판결에 대해 “수백만 명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일리전에서 열린 ‘세이브 아메리카’ 집회에 참석해 전날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대법원의 결정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연설 초반 “아주 큰 뉴스가 있다. 아마도 연방대법원에서 나온 뉴스 중 가장 큰 것일 것”이라며 “어제 대법원은 헌법의 승리, 법치의 승리,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명에 대한 승리를 선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돌파는 수백만 명의 기도에 대한 응답”이라며 “이 기도는 수십 년 동안 지속돼 왔다. 사람들은 계속 기도해왔고, 이제 그 기도가 응답됐다”고 했다.

그는 “헌법에 충실한 보수주의자들과 생명보호(낙태 반대)운동에 참여한 미국 여러 세대의 무한한 사랑과 희생, 헌신이 마침내 온전하게 보상을 받았다”며 “여러분 모두에게 축하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2016년 대선 공약을 충실히 이행한 것이 주효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헌법의 원래 의미를 수호하고, 법에 쓰인 대로 충실하고 정직하게 해석할 판사와 법관들을 지명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우리는 거의 300명의 연방 판사를 확보했고, 3명의 대법관이 정확히 그렇게 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대법원 판결은 “하느님(God)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법에 따른 것이자, 오래전에 돌려줬어야 할 권한을 반납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현직 대통령과는 상반된 견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이 알려진 24일 긴급 대국민연설을 통해 “대법원이 미국을 150년 전으로 돌려놓았다”며 “국가와 법원에 슬픈 날”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여성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최근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역대 최저 지지율을 갱신하면서 중간선거를 앞두고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서는 공화당 소속 매리 밀러 하원의원(일리노이)이 연단에 올라 “미국의 모든 마가(MAGA) 애국자를 대신해 어제 대법원에서 있었던 백인 생명(white life)을 위한 역사적 승리에 감사하고 싶다”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슬로건이다.

연설 직후 미국 주요 언론은 밀러 의원이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며 비난했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밀러 의원실은 연설문 중 “생명권을 위한”(for right to life)이라는 대목을 잘못 끊어 읽으면서 “백인 생명을 위한”(for white life)으로 발음한 것이라고 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