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제조업 강대국 재건…중국 의존 완전히 끝낼 것”

이은주
2020년 09월 9일 오전 11:09 업데이트: 2020년 09월 9일 오전 11: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또다시 언급했다. 중국과의 경제적 단절과 함께 미국의 제조업을 재건하겠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자회견에서 집권 2기 핵심 의제인 ‘대중국 의존도 종식’을 거론하며 “미국을 그 어느 때보다 번영하고 탄력 있는 국가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했다.

그는 “디커플(decouple)을 언급한다면 이는 매우 흥미로운 단어”라면서 “우리는 수십억 달러를 잃었고, 그들(중국)과 거래하지 않는다면 수십억 달러를 잃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디커플링’이라 불린다”고 말했다.

대선을 2개월 앞둔 상황에서 대중국 의존도 완화를 통해 미국의 경제 부흥을 집권 2기에 실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초부터 일관되게 펼쳐온 국익 우선과 불공정한 무역관행 바로잡기 정책이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사태를 겪으며 확장된 결과다. 대중 강경책으로 요약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해서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 보였던 유화적 대중 정책을 비난해왔다.

미국 내 중국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면서, 대중 정책은 이번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중국에 유화적 제스처를 취해온 바이든 캠프의 변화도 그 증거다. 바이든 캠프에서도 최근 대중 의존도 완화를 골자로 “미국에서 모든 것을 제조하자”는 구상을 담은 ‘메이드 인 올 오브 아메리카’(Made in All of America)를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 중국 공산당(중공)의 영향력이 더욱 확산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이 이 나라를 차지할 것”이라며 “바이든이 이기면 중국도 이긴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공의 대선 개입 우려를 강력하게 제기하며 바이든과의 관련성을 제기한 바 있다.

바이든의 아들인 헌터가 중국으로부터 15억 달러를 받은 점을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중국)은 조 바이든을 소유하고 있다. 그들은 내가 참패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경쟁 못 한다면 관계 끊겠다”

7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세계 제일의 제조업 강대국으로 만들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완전히 끝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중국으로 아웃소싱하는 기업에는 연방정부 계약을 금지하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6일에는 미 정부 기관에 필수 의약품과 의료장비에 대한 미국산 구매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중 의존도 완화의 일환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일자리를 되찾아 올 것”이라며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빠져나간 기업에 대한 관세 부과 의사도 밝혔다.

미국은 중국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관계 단절로 승부를 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6월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미국기업이 중국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면 디커플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 카드가 없는 상황이다.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미국의 디커플링 주장에 대해 “비현실적”이라며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미국의 적은 중국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비전통적 안보위협의 증가”라면서 “미국은 파트너를 적대국으로 취급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로를 지치게 할 뿐, 좋든 싫든 세계화는 삶의 질서이며 이를 되돌릴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