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에 관세 더 올리지 않은 것 후회한다”…백악관 입장 발표

아이번 펜초코프
2019년 08월 26일 오후 9:13 업데이트: 2019년 08월 26일 오후 9:14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재고할 수 있다고 발언해 강경노선이 완화됐다는 평가를 받자 백악관은 정반대 의미라고 해명했다.

스테파니 그리샴 백악관 대변인은 “재고한다는 뜻이 잘못 해석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더 올리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25일(현지시간) 새벽 성명을 통해 밝혔다.

백악관의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G7 정상회의에서 기자들과 질의응답한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갈등 고조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물론 그렇다. 안될 것 없다”고 답했다. 기자가 반복해 같은 질문을 하자 “그러는 편이 나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다른 기자가 이어 받아 재차 질문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모든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AP통신 등 언론은 트럼프의 이 같은 발언이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누그러뜨린 것이라고 해석했다. 백악관이 해명한 뒤에도 언론은 이 발언을 번복해 헤드라인을 변경하지 않았다.

래리 쿠드로 백악관 경제보좌관은 2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질문을 잘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G7 정상회의는 중국과 미국이 차례로 관세를 부과∙인상한 지 며칠 만에 열렸다.

중국은 23일 미국 주력 수출품인 원유와 대두, 자동차를 포함한 5078개 품목, 750억 달러 규모 미국산 제품에 5~10%의 추가 관세를 9월 1일과 12월 15일로 나눠 차례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9월1일 부과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관세 10%를 15%로 인상한다” 또한 “2500억달러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25%의 기존 관세를 오는 10월1일부터 30%로 인상할 것”이라고 맞대응했다. 그는 “중국은 정치적인 동기로 75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이번 조치가 중국의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필요하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지적재산 도용과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가 상당한 점을 지목하며 “여러 면에서 긴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 선포 위협에 대해 “지금 당장은 아무런 계획이 없다”면서도 1977년 국제긴급경제권법(IEEPA)이 양국 간 대결에 새로운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IEEPA는 불량 정권, 테러범, 마약 밀매자 등 해외에서 기인한 위기나 긴급사태로 미국이 위협받는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이 법으로 국가나 단체, 개인 등에 외환거래를 규제할 수 있다. 애초 관세 문제가 아니라 국가안보를 위해 제재할 수 있는 대통령 특별권한이다.

앞서 대통령은 미국인에게 큰 해악인 마약 펜타닐이 중국으로부터 우편 시스템을 이용해 보내거나 멕시코를 통해 남부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유입되는 문제를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와 만난 후 공식적인 첫 G7 정상회담에 참석했다. 정해진 의제에 따라 외교 정책과 안보 문제를 논의한 후 일정을 변경해 경제 문제를 추가 논의 했다고 백악관 보좌관은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가국 정상들에게 경제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유럽∙일본∙캐나다 시장을 미국 제조업체와 생산자들에게 개방해 줄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유, 공정, 호혜적 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세 시장 모두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부과하겠다고 경고했었다.

해변 휴양도시인 비아리츠에서 열린 영국∙캐나다∙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미국 등 7개국 정상회의는 미중 무역 전쟁에서 양측이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워싱턴을 떠나 프랑스로 출국하기 전 “중국과 약간의 마찰을 빚고 있는데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는 지금 중국과 아주 잘 지내고 있다. 우리는 대화하고 있다. 그들은 나보다 훨씬 더 거래를 원하는 것 같다. 우리는 관세를 많이 받고 있다. 수십억이 들어오고 있다. 우리는 중국에서 10센트도 받은 적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겠다. 그러나 우리는 중국과 매우 진지하게 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