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유죄 투표한 공화당 7인방, 지역구서 거센 역풍

이현주
2021년 02월 16일 오후 2:30 업데이트: 2021년 02월 16일 오후 2:40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에서 유죄라는 쪽에 투표한 공화당 의원 7명이 당내에서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공화당 집행위원회는 탄핵소추안이 부결된지 몇 시간 만에 빌 캐시디 상원의원에 대한 불신임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했다.

앞서 루이지애나주 공화당은 저번주 초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했을때 캐시디 의원이 반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5명과 민주당에 동조하자 “굉장히 실망했다”며 규탄한 바 있다.

유죄라고 판정한 리처드 버 상원의원 또한 노스캘로라이나 공화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마이클 와틀리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 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스캐롤라이나 공화당은 헌법을 옹호하라고 버 의원을 연방 상원으로 보낸것”이라며 “그가 위헌이라고 말했던 그 재판에서 유죄 표를 행사한 것은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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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재판에서 유죄라고 투표한 공화당 빌 캐시디 상원의원(루이지애나) | Jonathan Ernst/Reuters=연합

로런스 타바스 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의장도 팻 투미 상원의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죄를 선고하기 위해 어떻게 투표했는지를 주목했다.

타바스 의장은 “팻 투미 의원의 투표에 대해 우리의 많은 풀뿌리 지도자 및 자원봉사자들과 실망감을 공유한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무죄를 선고하는 투표는 헌법상 옳은 결과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편을 든 나머지 공화당 의원 4명은 밋 롬니(유타), 수전 콜린스(메인), 리사 마카우스키(알래스카), 밴 세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이다.

유타, 메인, 알래스카, 네브래스카 공화당은 현재까지 투표와 관련된 성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메인 공화당은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나머지 당들은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유죄로 판정한 이들 공화당 의원들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찬사를 받았다.

척 슈머 원내대표는 투표가 끝난 후 연설을 통해 이들을 “공화당 애국자”라고 표현했다.

이번 투표는 오는 2022년 재선을 앞둔 머카우스키 의원에게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마카우스키 의원은 국회의사당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투표는 나와 내 삶, 내 직업을 위한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내가 대통령이 어떤 것을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할 수 없다면, 왜 알래스카 사람들에게 나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는 모든 투표에는 결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여러 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제 정치 생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느냐에 따라 제 투표의 중요성이 평가절하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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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유죄라고 투표한 공화당 리처드 버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 | J. Scott Applewhite/AP Photo=연합

투미 의원과 버 의원의 임기도 2년 안에 끝날 예정이지만, 이번 임기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롬니 의원은 지난 2018년에 당선됐으며, 세스와 콜린스, 캐시디 의원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다.

캐시디 의원은 짧은 영상 진술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유죄 판결을 내리기 위해 투표했다. 그는 확실히 ‘유죄’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버 의원은 “트럼프는 지난 1월 6일 헌법이 요구하는 합법적 절차를 방해하기 위해 국회의사당에 시위대가 난입하도록 지시했다”며 “관중들이 폭력적으로 변하자 트럼프는 폭행 중단을 즉각 촉구하기보단 집무실을 이용해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고 말했다.

롬니 의원 또한 “트럼프는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1월 6일 지지자들을 워싱턴으로 불러내고, 선거 개표 때 국회의사당에서 행진할 것을 촉구하는 등 의회에 대한 반란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세스 의원은 성명을 통해 “지난 2014년 당선 당시 네브래스카 주민들에게 자신의 양심에 항상 투표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5년 11월 이곳 상원에서 열린 첫 연설 당시 저는 대통령이나 공화당이 자신의 권한을 넘어설 때 반드시 목소리를 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콜린스 의원은 이날 상원에서 연설을 하면서 동료 의원들을 향해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 1월 6일 트럼프가 한 말 때문이 아니라 트럼프가 지난 2017년 1월 20일 취임 당시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한 것”이라며 “우리 헌법과 미국 민주주의 특징인 평화적 정권 교체를 방해한 그의 행동은 권력을 남용한 것이며, 이는 유죄 판결의 근거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