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인증하면 경품 추첨” 네바다 등 최소 8개주에서 불법 매표행위

아이번 펜초코프, 하석원
2020년 12월 2일 오후 5:50 업데이트: 2020년 12월 2일 오후 11:02

미국 네바다주의 한 원주민(인디언) 투표참여 촉진단체가 현금성 경품을 내걸고 투표참여를 독려해 물의를 빚고 있다. 투표 매수는 미국 연방법과 주 형법 위반이다.

‘네바다 원주민 투표 프로젝트’(NNVP)는 지난 11월 3일 대선 투표 당일 페이스북에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25달러 상품권을 든 채 미소 짓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현재 이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삭제 전 웹문서로 보관됐다.

미국 연방법에서는 금품을 주고 투표를 하거나 하지 않게 하는 행위를 벌금형이나 5년 이하 징역형으로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돈을 낸 사람이나 받은 사람 모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주 형법에서도 형사범죄로 처벌한다.

NNVP의 ‘투표 캠페인’에는 네바다주의 원주민 관련 단체와 개인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표 참여를 내세웠지만 진짜 목적은 바이든 대통령 만들기였다.

지난달 24일 페이스북에 공개된 한 동영상에는 네바다주의 인디언 지역인 리노-스파크(Reno-Sparks) 인디언 거주지 홍보담당자가 출연해 “보따리를 몇 개 더 풀 수 있다”며 주민들의 투표참여를 촉구했다. 이 영상은 대선 투표일 전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담당자는 “25달러 상품권을 스물 다섯 장을 추첨으로 제공한다. 현금치고는 제법 큰 돈”이라며 투표소에 입장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만 보내면 된다고 했다.

또한 “100달러짜리 상품권이 4장이나 있다. 꼭 한 번 이곳으로 나와 투표하길 바란다”고 말한 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250달러짜리 상품권 4장을 경품으로 제시하고, 사전투표한 사람들은 최고 500달러짜리 비자 상품권을 경품으로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옆자리에는 이미 투표참여 상품으로 받은 티셔츠를 손에 든 고령층 유권자 두 명이 서 있었다.

 

경품 내걸고 “바이든에 투표” 노골적 홍보

이 홍보담당자는 또 다른 영상에서는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했다.

그녀는 바이든-해리스 지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바이든-해리스 선거유세 버스를 배경으로 “네바다주 사전투표 마감기한(10월 30일)을 놓치지 말라”며 원주민 유권자들을 독려했다.

그녀는 “여건이 된다면 이곳에 와서 선물 보따리도 받고 바이든-해리스 유세 버스도 구경하라. 직접 투표하거나 투표지를 인근 투표소에 놓고 가도 된다”며 말했다.

이어 “이곳에 선물을 받아 가려고 기다리는 지역 주민들이 많다”며 “와서 선물 받고 투표하라”고 재차 행동을 촉구했다.

이 영상에는 해당 인디언 거주지의 부족 회의 의장도 출연했다. 그는 부족 회의가 다른 시 위원회와 동등한 주권을 가지고 있으며 바이든-해리스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캠프가 부족 회의의 주권 주장을 지지하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네바다주에 등록된 아메리카 원주민 유권자들은 약 6만명 정도다. 홍보 담당자는 영상에서 “네바다주는 경합주이므로 투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족민 투표 홍보 웹사이트 방문을 추천했다.

해당 웹사이트에서는 바이든에게 투표하도록 권장하는 내용이 실렸고, 네이티브 투표(Native Vote), 원주민 조직자 동맹(the Native Organizers Alliance), 포디렉션( Four Directions) 등 경품을 후원한 단체의 이름도 나열됐다. 기부 사이트 링크도 걸었다.

이 가운데 포디렉션, 원주민 조직자 동맹의 기부사이트는 운영주체가 액트 블루(Act Blue)였다. 액트 블루는 민주당과 좌파에게 자금을 마련해주는 대형 모금업체다.

에포크타임스는 해당 단체들에 이메일을 보내 논평을 요청했지만, 응답받지 못했다.

인디언 거주지 홍보담당자는 대선 투표일 오후 늦은 시각 촬영된 또 다른 영상에서도 등장했다. 투표소에서 15미터가량 떨어진 곳에 상품권을 두손 가득 나눠 든 채 경품 행사를 홍보하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이후 올린 몇 편의 영상에서 2000달러, 500달러 경품 당첨자를 발표하며 축하했다. “투표로 목소리를 내줘서 고맙다”며 바이든을 대통령으로 앉히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원주민 투표참여 캠페인과 민주당 관련 단체

원주민 투표 프로젝트(NNVP)의 ‘투표 캠페인’은 네바다주에서만 10여개 이상 원주민 공동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NNVP의 페이스북 여러 게시물을 종합하면, 원주민 공동체 15곳에서 ‘투표 인증샷’ 등 경품행사를 진행해 총 116명의 유권자에게 현금(현금성 상품 포함) 6650달러를 지급했다.

한 공동체는 페이스북에 HP 노트북, 보스(BOSE) 스피커 등 고가의 경품도 내걸었다. 대선 투표 당일에는 미개봉 상태의 애플 아이패드를 든 한 유권자 사진도 게재했다.

해당 공동체 대표는 “투표해서 고맙다. 모두가 투표하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아메리카 인디언부족회의(NCAI) 덕분에 부족 유권자들이 상을 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낸 메시지에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NCAI는 미국 내 약 560개 원주민 부족을 대표하는 단체로 올해 ‘원주민 투표참여’ 캠페인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건설 반대운동도 벌였다.

이 단체 홈페이지에 실린 후원자 명단에는 진보성향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오픈소사이어티 재단이 포함됐다.

NCAI와 원주민 투표참여 캠페인 담당자 모두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 이메일에 응답하지 않았다.

 

미시간, 조지아 등 7개 주에서도 유사한 움직임

이같은 투표 매수 행위는 네바다에만 그치지 않았다. 애리조나, 위스콘신, 미네소타 등 최소 8개 주에서 유사한 현금성 경품행사가 진행됐음을 나타내는 사진과 동영상이 확인됐다.

공익법률재단 관계자는 “투표 매수는 연방법에 따라 처벌받는다”며 법무부 선거범죄팀이나 연방수사국(FBI)이 나서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러한 위법 소지가 큰 선거운동에 대해 연방 선거관리위원회에 논평을 요청했지만, 선관위는 이를 거부했다.

위스콘신주의 원주민 단체 ‘메니카나에켐’(Menikanaehkem)은 투표인증 스티커 사진이나 투표 번호 인증샷을 제출한 유권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스마트TV 등을 주는 경품행사를 진행했으며, 대선 투표 당일 당첨자 4명을 발표했다.

같은 주에 위치한 포레스트 카운티의 포타와토미(Potawatomi) 공동체에서는 투표인증 스티커 사진을 제출하면 50달러짜리 주유권을 추첨해 상으로 줬다. ‘원주민 투표’ 캠페인 티셔츠를 선물로 줬다.

두 단체는 에포크타임스의 이메일에 응하지 않았지만, 주 선거위원회 공보담당관은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서에서 “선거 관련 뇌물수수는 주 선거법 위반”이라며 “누구나 증거가 있다면 사법당국에 고발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시간주의 5대호 중 한 곳인 슈페리어 호수 치페와 지역 인디언 공동체는 투표 인증샷을 보낸 사람들에게 20달러짜리 주유권을 제공했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을 통해 보낸 메시지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조지아주 선거관리 최고책임자인 조슬린 벤슨 주 국무장관의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제이크 롤로우는 에포크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현재까지 미시간에서 불법 투표행위가 만연했다는 보고는 없었다”며 “불법 행위에 무관용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밖에 애리조나주의 원주민 단체 ‘코라존(Corazon) 애리조나’, 워싱턴주의 원주민 투표참여 촉진단체 ‘럼미(Lummi) 원주민 투표 2020’, 아이다호주의 ‘네즈 퍼스(Nez Perce) 부족’, 텍사스의 ‘아메리칸 인디언 인 텍사스’(AIT), 오하이오주의 동북부 도시 가필드 하이츠의 샤일라 데이비스 시의원 등이 투표와 관련한 경품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25달러짜리 상품권에서 50인치 이상의 대형 TV 같은 고가의 상품까지 지역에 따라 내세운 상품은 달랐지만 모두 투표인증 스티커나 투표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을 요청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이들의 반론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단체와 개인, 정치인 및 주 국무장관실에 이메일과 소셜미디어 메시지 등을 통해 논평을 요청했지만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