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열풍 속 프랑스에 공장 짓는 화웨이…어떻게 가능했을까

이윤정
2021년 03월 24일 오후 3:10 업데이트: 2021년 03월 24일 오후 3:53

중국 IT 대기업 화웨이가 프랑스에 생산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화웨이는 2억 유로(약 2700억 원)를 투자해 프랑스 브휴마뜨 인근 도시 내 산업단지에 공장을 짓기로 이 지역 의회와 합의했다.

이는 화웨이가 해외에 공장을 건설하는 첫 사례이며 2022년에 착공할 예정이다.

일부 관료들과 지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프랑스 정부와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해당 결정이 내려진 후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지역 의회 앞에서 150여 명의 시민들이 화웨이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브리지트 기로 시민주도협회 회장은 “우리는 중국의 주요 기업들이 모두 중국 공산당의 통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화웨이를 받아들이는 건 중공 정권이 프랑스에 발을 들여놓는 걸 허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라스부르 시장도 보도 자료를 통해 화웨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리나 라파이 시위원은 “화웨이의 프랑스 진출은 매우 끔찍하다”라며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우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린 인권을 짓밟는 기업을 환영할 수 없다”라고 했다.

그녀는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활동으로 악영향을 받을 위험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중공을 비난했다. 

지난해 프랑스 정부는 화웨이 5G 통신장비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로이터 통신은 프랑스 정보보안청(ANNSI) 책임자의 말을 인용해 “화웨이 장비를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지만 현재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사업자는 도입하지 않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프랑스가 2028년까지 화웨이 장비를 퇴출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화웨이는 프랑스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여섯 군데 건설해 운영하고 있지만, 해외에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트라스부르시 관계자들은 중국 공산당이 이곳에 공장을 건설한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앙드레 가톨린 상원의원은 “이번 사례는 중국 공산당이 어떻게 관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서양 국가에 입지를 다지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관료들이 파트너십을 거절하면 중공은 다른 네트워크를 통해 원하는 걸 얻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트라스부르 시장은 화웨이를 거절했고 부서 관계자들도 화웨이를 의심했다. 하지만 파트너십은 체결됐다”라고 설명했다.

가톨린은 “프랑스 관료들을 통해 파트너십의 세부조항을 조사한 결과 스트라스부르의 그랑테스트 지역이 중국 공산당과 가장 밀접한 지역 중 하나였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지역 의회의 전임자들이 중국과 자매 도시 같은 유대 관계를 맺었다”며 “다양한  파트너십을 지속해서 맺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장기적인 전략”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