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장’ 불사하며 우승 이끈 박항서에 쏟아진 찬사 “새끼 보호하는 닭 같았다”

이서현
2019년 12월 11일 오전 11:2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38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동남아시안(SEA)게임 정상에 올랐다.

10일 오후 9시(한국시간) 베트남은 필리핀 마닐라 리살 기념 경기장에서 열린 SEA 축구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를 3-0으로 꺽고 우승했다.

베트남이 지난 1959년 이후 무려 60년 만에 따낸 금메달이다.

베트남은 내내 안정된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3점을 내준 인도네시아가 후반부터 매우 거친 플레이를 선보이며 위기를 맞았다.

후반 32분, 베트남 공격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졌고 베트남 미드필더 트롱 호앙이 쓰러졌다.

경기가 그대로 진행되자 박 감독은 주심에 강하게 항의했다.

유튜브 채널 ‘SBS Sports’
유튜브 채널 ‘SBS Sports’

주심은 레드카드를 빼 들었고 큰 리로 항의하던 박 감독은 퇴장했다.

이후, 박 감독은 코치에게 작전을 지시하며 관중석에서 끝까지 선수들을 지켜봤다.

베트남 언론 ‘Zing’에 따르면 박 감독은 “미안하다. 내 자신을 통제했어야 했는데 내가 레드카드를 받는 것보다 우승이 우선이었다”라며 당시 상황에 대해 사과를 전했다.

유튜브 채널 ‘SBS Sports’
유튜브 채널 ‘SBS Sports’

결승을 눈앞에 두고 감독이 퇴장당하는 것이 결코 박수받을 일은 아니다.

하지만 평소 선수들을 자식처럼 아끼며 ‘파파 리더십’을 발휘한 박 감독의 진심을 알기에 베트남 팬들은 그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 감독이 퇴장 당하던 순간 팬들은 “박항세오”를 외치며 지지했다. 경기 후 현지 언론도 박 감독의 행동을 ‘새끼를 보호하는 닭’이라고 비유했다.

한편, 베트남 대표팀은 오는 14일부터 22일까지 경남 통영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