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의회 ‘中 장기적출 규탄 결의안’ 만장일치 통과…주지사 서명

2021년 06월 9일 오후 4:38 업데이트: 2021년 06월 9일 오후 4:38

“중국 장기이식 대기시간, 비정상적으로 짧아”
“원정 장기이식 환자들, 알게 모르게 살인 연루”

미 텍사스주가 중국 공산정권의 양심수 장기적출 살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중국 정권은 이식용 장기를 얻기 위해 양심수를 살해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렉 에벗 텍사스 주지사는 7일(현지시각) 주의회 양원에 상정돼 만장일치로 통과한 ‘중국의 비자발적 장기 수확 관행 규탄 결의안’(상원 3호 동시결의안)에 서명했다.

이 결의안에서는 미국 연방의회와 대통령에게 “미국인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국 공산당의 살인 범죄에 연루될 수 있다”며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금지하고, 미국 의료기기·제약회사와 해당 범죄에 연루된 중국 기업 간 거래를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결의안에서는 그 근거로 “매년 전 세계에서 심각한 질병을 앓고 있는 수천 명이 중국 원정 장기이식을 떠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단 2주면 주요 장기를 이식받을 수 있다”면서 “이는 중국의 ‘장기 기증’에 매우 악랄한 면모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장기이식 수술 건수가 자발적인 장기기증 건수보다 훨씬 많다는 점도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의 장기 기증 시스템은 고도로 발달했고, 이식 수술 희망자 명단을 세심하게 운영하고 있지만, 중국처럼 마치 미리 예측한 듯 장기를 공급하지는 못한다”며 중국의 장기 이식 시스템은 비정상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결의안에서는 “진실, 선량, 관용이라는 가치를 기반으로 1990년대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린 영적 수행법인 파룬궁”을 언급하며, 파룬궁 수련자들이 1999년 7월부터 중국 공산당의 집중적인 박해를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자유·인권단체 ‘프리덤하우스’의 2015년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공산당이 말살하려고 한 파룬궁 수련자들은 강제 장기수확의 주된 피해자”라고 밝혔다.

장기수확(organ harvesting)은 장기적출이 지역적, 우발적 범죄가 아니라 지방정부 혹은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거대한 사업임을 나타내는 용어다. 식민지 농장 운영하듯 장기적출을 위해 대규모 구금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같은 내용의 결의안 하원버전을 발의한 맷 샤힌 의원(공화당)은 에포크타임스 계열사인 위성방송 NTD와 인터뷰에서 “2900만명의 텍사스인을 대표해 중국 정부의 행위와 인신매매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홍콩의 상업지구에서 파룬궁 수련자들이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심주 강제 장기적출 범죄를 폭로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 Antony DICKSON/AFP/연합

샤힌 의원은 “텍사스의 세금은 그러한 잔혹한 행동과 끔찍한 인권 침해를 돕는 데 쓰는 돈이 아니다”며 원정 장기이식이나 해당 범죄에 연루된 중국 기업과의 거래에 정부 보조금이 투입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샤힌 의원은 3년 전 지역구의 중국계 이민자들로부터 중국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범죄와 가족 일부가 납치·억류된 사실을 전해 들었다면서 “잊을 수 없는 만남이었다” “중국 정부가 벌이고 있는 일에 대해 듣고는 참담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DC의 주미 중국대사관에 서한을 보내 텍사스 주민들의 가족인 파룬궁 수련자들의 행방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나 답신을 받지 못했다”고도 전했다.

이번 결의안 채택과 관련해 주의회 상원 공청회에 참석해 증언한 내과 전문의 하워드 몬수어(Howard Monsour) 박사는 “장기적출 사건은 다른 많은 인권탄압과 가혹행위를 밝혀내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수십 년의 장기이식 경력을 갖춘 몬수어 박사는 중국 원정 장기이식에 관해 “마치 나치 독일의 유대인 탄압과 비슷하다”며 10여 년 전 겪은 경험에 대해 증언했다.

당시 텍사스의 한 병원 간암 치료 책임자였던 그는 이미 손쓸 수 없는 간암 환자를 만났는데, 이 환자는 병원 여러 곳을 다녀도 같은 진단이 나오자 8만8000달러(약 9800만원)를 내고 중국으로 건너가 며칠 만에 간 이식을 받았지만 암이 전이돼 8개월 후 숨졌다고 했다.

며칠 만에 이식을 받았다는 것은 자발적인 장기 기증이 아니라, 자신이 살기 위해 멀쩡한 누군가의 죽음을 돈으로 ‘주문’했다는 것이다. 그런 행위를 하고도 그가 얻은 생은 불과 8개월에 그쳤다. 그나마 수 개월은 암 전이로 인한 고통스러운 투병생활로 보내야 했다.

Epoch Times Photo
미국 내 파룬궁 수련자들이 뉴욕의 중국계 이민자 밀집지역인 플러싱에서 1999년 4월 25일 중국 베이징에서 있었던 평화시위를 기념하며 퍼레이드를 벌이고 있다. 손에 든 현수막에는 중국에서 벌어지는 고문 사례들이 제시됐다. 2021.4.18 | 사미라 바우어/에포크타임스

몬수어 박사는 “우리는 평상시 자신이 윤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죽음이 다가오면 누구나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 된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저지하는 일에 가장 큰 어려움은 “사건이 너무 끔찍해 비현실적인 느낌을 준다는 점”이라며 “지난 1년 가까이 의료계 동료들에게 이 문제로 대화를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공포영화 이야기 같다’며 믿기 어려워했다”고 털어놨다.

상원 청문회에서는 중국에서 직접 박해를 경험한 생존자가 증언하기도 했다. 안전을 위해 익명 처리된 이 생존자는 “어느 날 저녁, 수감 중이던 교도소에 구급차가 도착하는 걸 봤다. 이후 수감자에게 전원 벽을 보고 누워 대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세 사람의 이름이 불려졌고 이후 감방에서 끌려나간 이들은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몬수어 박사는 “이 결의안은 그날 도대체 중국의 교도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는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멈추자는 주장에 반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