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민주당 시장, 바이든에 “자원 고갈…이민자 석방 멈춰달라”

김진영
2021년 02월 24일 오후 3:30 업데이트: 2021년 02월 24일 오후 3:40

극단적 한파와 정전으로 몸살을 앓는 텍사스의 한 지방 도시 시장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불법 이민자를 석방하도록 한 조치를 중단해 달라고 하소연했다.

텍사스 남부 항구도시인 델리오의 브루노 로자노 시장(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낸 영상 편지에서 “텍사스-멕시코 국경으로 몰려드는 불법 이민자들을 정착시키고 돌볼 수 있는 자원이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행정명령으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되돌렸다. 이 조치로 불법 입국했다가 추방 전 재판을 기다리거나, 이민을 위해 재판 대기 중이던 이민자들이 석방됐다.

이들은 델리오시를 비롯해 텍사스의 각 지역사회로 흩어졌는데, 이후 텍사스 지역에 한파와 정전이 닥치고 식량과 식수난까지 겹치자 구호물자 지원문제가 불거졌다. 지역사회에 풀려난 불법 이민자들을 돌보는 통에 정당하게 세금을 내며 합법적 지위로 생활하던 지역 주민들이 오히려 역차별을 받게 생긴 것이다.

로자노 시장은 “시장 직권으로 긴급 성명을 발표해, 재판을 기다리는 이민자들의 델리오 입국을 거부하는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무시하고 이들을 멕시코로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멕시코 잔류’(Remain in Mexico) 정책을 실시해 미국(텍사스)-멕시코 국경의 이민 문제를 개선했다. 이민 신청자들을 미국 경내(텍사스)가 아닌 멕시코 쪽 캠프에 일시적으로 잔류 시켜 이민 규모를 크게 줄이고 관련 비용 지출까지 획기적으로 줄였다. 하지만, 이 정책은 바이든이 행정명령에 의해 폐기됐다.

로자노 시장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신이 이 사람들(불법 혹은 허가 전 이민자)을 우리 지역사회에 풀어놓는 것은 우리에 대한 강요”라며 “현재 심각한 상황에서 그들에게 제공할 자원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텍사스의 일부 가정과 기업에 전기가 복구됐지만, 25일까지 약 50만 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주민들은 안전한 식수를 확보하지 못했으며 생활용수도 부족한 상황이다. 주민 700만명에게 수질악화에 대처하기 위해 물을 끓여서 마시도록 안내가 내려졌다.

로자노 시장은 영상에서 텅 빈 상점 진열대를 가리키며 바이든을 향해 “이들(이민자)이 우리 지역사회에 들어오게 하려면, 이 극단적인 상황에서 그들을 안전하게 수용할 수 있도록 필요한 물자와 대책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한파와 정전 외에도 중공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시 불법 이민자를 돌보는 일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라고 했다. “방역에 대해 (우리 측과) 아무런 합의도 하지 않고, 이민자를 풀어주는 명령은 연방정부 스스로 약속한 방역 정책을 망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별 볼 일 없는 작은 마을일지 모르지만, 5만명이 살고 있다. 당신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바이든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했다.

로자노 시장은 또한 텍사스의 다른 국경 도시 시장들과 대화하고 있으며, 다들 이민 문제에 대해 비슷한 우려와 압력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 이하 로자노 시장의 영상 메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