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혼자 맨몸으로 뛰어든 남성의 정체

황효정
2023년 05월 17일 오후 5:08 업데이트: 2023년 05월 17일 오후 5:08

쉬는 날 화재 현장을 목격한 소방관은 아내의 필사적인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홀로 불길로 뛰어들었다.

최근 유튜브에서는 순천-완주 하행선 한 터널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재조명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20년 전남 순천-완주 하행선 천마터널 내 3.7km 지점을 주행 중이던 25톤 화물 트레일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터널을 달리던 다른 차량 운전자들은 급히 차를 세우고 서로 경적을 울리며 후진을 시도했다.

유튜브 ‘포크포크’
유튜브 ‘포크포크’
유튜브 ‘포크포크’

당시 터널에는 비번이었던 장남직 소방관도 있었다. 아내와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장 소방관은 사태를 파악한 뒤 곧바로 “차에 불났다. 내가 가서 끄고 오겠다”고 아내한테 알렸다.

아내가 “가지 마, 안 돼”라고 만류했으나 장 소방관은 “저기 소화전이 있다. 여기서 잠깐 기다려라”라고 이른 뒤 차 밖으로 나갔다.

가장 먼저 터널 내 피난 연락갱을 열어 교통정리와 함께 사람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장 소방관은 보호장구도 없이 홀로 불길에 뛰어들었다.

이미 화염은 터널 천장까지 치솟고 있었다. 터널 내 유독가스가 빠르게 퍼지는 바람에 화염과 연기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며 고열로 인해 타일 등 낙하물들이 떨어지고 있었다.

자칫 폭발이라도 하면 터널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 장 소방관은 맨몸으로 화염 가까이에서 불길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유튜브 ‘포크포크’
유튜브 ‘포크포크’
유튜브 ‘포크포크’

마침 고속도로 순찰대도 도착했다. 장 소방관은 멀리서도 물을 뿌려달라고 부탁했고 이들은 인근에 있던 소화전을 이용해 필사적으로 물을 뿌렸다.

그 사이 소방차들까지 빠르게 현장에 출동했다. 덕분에 연소 확대나 인명 피해 없이 화재 진압은 완료됐다. 장 소방관은 끝까지 화재 진압을 도왔다.

장 소방관은 “비번날 아무런 준비도 없이 거대한 재난 현장을 마주하니까 ‘아내를 포함한 여기 있는 터널에 갇힌 모든 사람을 무조건 살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방관이 불을 끄는 건 당연한 일인데 칭찬해 주시니까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지금도 현장에서 당연하지만 절대 쉽지 않은 일들을 해내고 계신, 전국 각지에서 안전을 위해 힘쓰는 소방관들과 칭찬을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