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링링에 치명상 입은 500년 된 느티나무

정경환 기자
2019년 09월 17일 오후 4:05 업데이트: 2019년 09월 18일 오전 8:57

인천시의 보호수로 지정된 한 고목이 태풍 링링으로 쓰러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3호 태풍 링링은 지난 6일 제주도 서쪽 바다를 시작으로 한반도 서해지역을 통과했다. 이에 인천시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강한 태풍의 영향을 받게 되었고 일반 가정 및 농가의 피해도 컸다.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태풍 피해를 본 강화군 소재 보호수 4그루가 태풍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줄기가 부러진 500년 수령의 연미정 나무 | 연합뉴스

이 나무들은 500년 된 연미정 느티나무와 300여 년 된 회화나무, 이강리 느티나무, 동검리 소사나무였다.

태풍은 500살 연미정 나무의 1m가량 높이의 줄기를 완전히 부러트렸으며, 300살 회화나무의 뿌리를 그대로 뽑아버렸다. 다른 나무들 역시 기둥이 꺽여 버린 상태가 되었다.

군 관계자는 “연미정 보호수는 인근에 있는 문화재 연미정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어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며 “다른 보호수들도 토지주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처리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알렸다.

330년 수령의 교동도 인사리 은행나무 | 연합뉴스

반면 인천시의 또 다른 태풍 피해 보호수인 남동구 구월동 소재 500년 된 회화나무는 나무의 70%가 훼손됐으나 현재 남아있는 가지로 소생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엄기항 나무 의사는 “회화나무의 경우 뿌리가 손상된 게 아니어서 남은 가지 하나만 잘 보존 시키면 소생이 가능하다”며 “남은 가지에 지지대를 세우고 부러진 부분이 오염되지 않도록 외과수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