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北, 9·19 군사합의 수시로 깨고 있어…완전 유명무실화”

이윤정
2023년 01월 5일 오후 3:34 업데이트: 2023년 01월 5일 오후 3:34

윤석열 대통령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시사한 가운데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현 상황에서 대통령이 그 정도 발언은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태 의원은 1월 5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9·19 군사합의는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완충지대를 설치한 것인데 북한은 1년 동안 수시로 군사합의를 깨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일, 북한 무인기 침범과 관련한 대응전력에 대한 보고를 받고 “북한이 다시 우리 영토를 침범하는 도발을 일으키면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를 검토하라”고 국가안보실에 지시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비단 무인기뿐 아니라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포함해 사실상 9.19 합의 위반이 일상화된 비정상적인 날들이 지속돼 왔다’고 언급한 것을 전하면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말했다.

태 의원은 “9·19 군사합의는 4·27 판문점 선언의 부속 합의서로, 판문점 선언의 핵심 사항은 북한의 비핵화인데 김정은 자체가 비핵화 약속을 깨고 북한의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까지 했다”며 “판문점 선언의 전제가 깨졌고, 군사합의서는 완전히 유명무실화됐다”고 지적했다.

9·19 군사합의는 남북 정상이 지난 2018년 4월 27일 서명한 ‘판문점선언’의 부속합의서다. 남과 북이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9·19 군사합의는 지난 2018년 9월 19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 뒤 체결했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남북으로 10~40㎞ 이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공중 정찰 활동을 금지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태 의원은 “9·19 군사합의는 쌍방이 존중해야 평화 관리가 된다”면서 “현시점에서 남북관계는 우리 군 통수권자가 북한의 도발 행위가 지속된다면 우리도 여기에 더는 매여 있을 필요가 없다는 걸 당당히 밝혀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 70년간 남북 간 합의서가 수없이 채택됐지만, 뒤돌아보면 북한이 다 깨버렸다”면서 “9·19 군사합의도 북한이 지키리라는 담보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