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 마시고 싶어 편의점에 간 ‘시각장애인’이 매번 좌절하는 이유 (영상)

김연진
2019년 09월 10일 오후 2:05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23

편의점에 간다. 좋아하는 혹은 끌리는 음료수를 고른다. 계산을 하고, 음료수를 마신다.

우리에게는 아주 평범한 일상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너무나도 험난한 과정이다.

원하는 음료수를 골라 마시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점자’를 통해 세상을 읽어야만 하는 시각장애인들에게 편의점 음료수는 그저 ‘제비뽑기’와 다름없었다.

 

과거 MBC ‘뉴스데스크 – 소수의견’에서는 1급 시각장애를 지니고 있는 한혜경씨의 사연을 전했다.

이날 한씨는 솔직하게 고백했다. 음료수를 고를 때 운에 맡겨야 한다고.

그 이유는 음료수 캔 윗부분에 적힌 점자 때문이다.

편의점에는 수많은 종류의 음료가 진열돼 있지만, 모든 음료수 캔에는 점자로 ‘음료’라고만 적혀 있다.

 

콜라도 ‘음료’, 사이다도 ‘음료’, 주스도 ‘음료’, 커피도 ‘음료’.

한씨는 여러 개의 음료수 캔을 더듬으면서 “이게 뭐지? 왜 이렇게 흐리지? 음료, 음료…”라고 말했다.

심지어 수입산 음료는 외국어 점자로 표기돼 읽을 수조차 없었다.

MBC ‘뉴스데스크’

한씨는 “제가 정말 싫어하는 음료가 있는데, 그걸 되게 잘 고른다”라며 “그냥 들어가서 냉장고 열고 아무거나 집게 된다”고 털어놨다.

즉, 원하는 음료를 마시지 못하고 모든 걸 운에 맡겨야 한다는 뜻. 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이 편의점에서 좌절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