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이웃들에 손수 만든 도시락을 매일 배달하는 ‘칠레 배트맨’

이현주
2020년 09월 6일 오후 2:5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6

‘어두운 밤에 움직이는 고독한 영웅’

만화와 영화로 잘 알려진 배트맨의 이미지다.

그런데 배트맨이 최근 고담 시가 아닌 남미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밤거리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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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등에 따르면 이 배트맨은 코로나19 때문에 모습을 드러냈다.

칠레는 다른 남미 국가들처럼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누적 환자 수는 40만명을 훌쩍 넘겼고, 사망자도 1만명 이상이다.

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저소득층 삶은 더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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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 대한 도움의 손길 마저 줄어들었다.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3개월 전, 한 남성이 배트맨 옷을 집어 들었다.

배트맨으로 변신한 그는 사비를 털어 하루 대략 100인분의 음식을 직접 준비했다.

마스크를 쓴 채 앞치마를 입고 커다란 솥에다 정성껏 요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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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6번, 거의 매일 밤거리를 배회하는 그는 노숙인과 빈민들을 찾아갔다.

그는 ‘배트카’ 대신 SUV 차량을 직접 운전하며 손수 만든 음식을 건넸다.

그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기쁨과 음식, 미소를 주기 위해 배트맨으로 위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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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선행이 쌓이면서 국내·외 언론에 보도되는 일도 늘었다.

하지만 배트맨은 정확한 이름·직업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저 ‘상인’이라고만 어렴풋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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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배트맨은 지금도 여전히 자신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 밤거리를 헤맨다.

어마어마한 부나 남다른 힘을 가지진 못했지만 어려운 이를 위한 마음을 몸소 실천했다.

이제 그는 단순한 ‘기행’이나 ‘이벤트’ 주인공이 아닌 진정한 영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