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해외 여행…직접 겪어본 트럼프 정부 방역, 바이든 정부 방역

패트릭 바샴
2021년 04월 16일 오후 6:55 업데이트: 2021년 04월 16일 오후 7:00

유럽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필자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말을 떠올렸다.

“우리 진보주의 지지자들의 문제는 무지한 것이 아니다. 단지 너무 많이 알고 있는 것이다.”

모든 진보 비평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대한 대응이 너무 태만하고 아주 늦은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해외 여행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반(反) 코로나 캠페인을 가짜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반면, 바이든 정부에 대해서는 체계적이고 꼼꼼하게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진보주의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불운한 전임자로부터 이어받은 구멍난 방역을 메꾸기 위해 머리를 모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조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대해 결단력 있고, 보편적이며, 빈틈없이 대처하고 있다는 건, 적어도 미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보편적 사실’이다.

그러나 필자는 적어도 해외 여행을 통해 귀국하는 미국인들은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난해 대서양 횡단 여행을 통해 ‘트럼프=허술한 대응’, ‘바이든=철저한 대응’이라는 미국 사회의 인식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경험을 했다.

2020년 3월 11일 트럼프 행정부가 유럽발 미국행 항공편을 금지한 날 저녁, 필자는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영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탔다. 3월 16일에 귀국하는 왕복 항공편이었다. 이는 런던에서 미국으로 오는 마지막 비행편이었다.

덜레스 공항은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선 승객의 신원 조사를 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지정한 12개 공항 중 하나이다. 덜레스 공항을 통해 귀국한 모든 승객들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나온 코로나19 문진표를 작성해야 했다.

문진표 작성이 끝나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관계자는 간호사가 건강 문진표를 확인하는 동안 승객들을 지정된 출입 통제 구역으로 보냈다.

온도 측정이나 코로나19 검사, 육안 평가, 건강 설문지 답변 등에서 문제점이 하나라도 나오면 그 즉시 전국 방역시설 6곳 중 1곳으로 이송됐다.

건강 문진표에서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앞으로 14일 동안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하에 귀가 조치됐다. 귀가 조치된 자들에게는 코로나19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자가격리 기간동안 지켜야 할 팜플렛 등을 나눠줬다.

자가격리자는 2주 동안 자가격리 일지를 작성해야 했다. 하루에 두 번 체온을 측정하고, 코로나19 증상이 발생할 경우, CDC 문진표에 자세히 기록해야 했다. 아울러 자가격리 기간동안 CDC의 연락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과 자가격리 규정을 잘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작년 8월 24일 필자는 유럽에서 일주일을 보낸 후, 런던 히스로 공항에서 영국 항공편을 타고 덜레스 공항을 통해 귀국한 바 있다.

귀국 전과 귀국 후 코로나19 검사 절차는 모두 내가 5개월 전에 경험했던 것과 유사했다.

유일한 변화가 있다면 CBP를 통과하기 전에 귀국과 동시에 대대적인 건강검진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지난 3월과 마찬가지로 건강검진을 통과했지만, 여전히 14일간의 자가격리를 의무적으로 해야 했다. 이후 CDC는 정기적으로 연락해 나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지난 1월 12일 미 보건당국은 “오는 26일부터 미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승객은 출발 3일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지 않으면, 입국을 전면 금지한다”며 “출발 전에 검사 결과지를 항공사에게 제출해야 하는 것이 공식적인 정부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모든 승객들은 귀국 3일~5일 내에 코로나19 검사를 또다시 받아야 하며, 귀국 후 7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보건당국은 “검사를 받지 않더라도, 귀국 후 10일 간은 집에 머물면서 자가격리를 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며 “검사 유무에 상관없이 14일 동안은 중증질환자와 같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 곁에는 가지말라”고 당부했다.

정권이 바뀌고 최근 히스로 공항에서 출발해 뉴어크 리버티 국제공항으로 입국했을 당시, 항공사 관계자는 필자에게 코로나19 테스트 결과를 요청했다.

필자는 휴대폰을 꺼내 영국 의료보험 코로나19 앱을 켜고 “당신의 검사 결과는 음성입니다”라고 알리는 이미지를 보여줬다.

이건 필자의 검사 결과이긴 하지만, 다른 사람의 휴대폰에 표시된 검사 결과일 수도 있다. 관계자에게 보여준 이미지에는 검사 대상자 본인을 지목하거나, 검사 결과나 검사 종류에 대한 세부사항을 제시하지 않았다.

필자는 어떤 종류의 검사를 받았냐는 질문도 받지 않았다. 일부 코로나19 검사는 미국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 승객들은 입국 승인을 받으려면 검사 결과가 상세하게 나와 있는 결과지를 제출해야 한다. 물론, 필자는 결과지 사본을 들고 있었지만, 항공사 관계자는 보여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전에 온라인을 통해 작성한 항공사 건강 설문지에 대한 검증이나 유효성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결국, 그는 항공사 직원일 뿐 미국에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한 코로나19의 마지막 방어선이 아니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러했다.

런던 공항 관계자는 출발 전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코로나19 검사 결과지를 요청했으며, 미국에 도착했을 때의 일정이나 숙박 계획에 관한 모든 문서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한 처음이자 마지막 사람이었다.

비행 중에 승무원은 뉴어크 공항에 도착하면 코로나19 설문지를 작성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뉴저지는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특히, 전염성이 강한 영국 변이바이러스는 가든 스테이트 전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데 한몫했다.

이에 승무원들은 최근 뉴저지에 입국한 국외 방문자들을 14일간의 격리조치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며, 그에 따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러지 않았다.

항공사 관계자나 CBP 관계자의 새로운 규정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또한, 그 어떤 표지판도 우리에게 중요한 새 규정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다.

우리가 런던 비행기에서 내릴 때 간호사나 공중 보건 공무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개별적인 건강 평가도 없었고, 그에 대한 문서도 없었다. 아무도 나의 국민건강보험 검사 결과지를 확인하지 않았다. 우리는 건강 상태나 현재 계획 중인 국내 일정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았다.

도착한 승객들에게 코로나19 문제에 대해 조언해야 할 보건당국 관계자도 없었고, 목적지에서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명시한 문서도 없었다. 체온을 측정하고 기록해야 할 자가격리 일지도 없었다. 질병통제예방센터로부터 자기격리를 권한다고 공식적으로 연락을 받은 사람도 없었다.

뉴어크 공항에 도착하는 과정은 무서울 정도로 시대착오적이었다. 이는 모든 것이 펜데믹 시대 이전 그대로 존재하는 ‘미래로 회귀하는 시간여행’을 하는 경험이었다. 바이든 시대의 항공 여행을 말할 것 같으면, ‘새로운 기준’이라는 잘 맞지 않는 마스크를 씌워 놓은 그저 옛날 기준처럼 보인다.

바이든 시대의 질병관리통제센터가 보낸 단 한 통의 문자메시지는 비행기가 뉴어크 공항에 도착한 직후에 왔다. 문자 내용은 “최근 해외여행을 했습니까? 14일 동안 건강 조심하세요”라는 충고성 메시지였다. 그 이후에 어떠한 연락도 오지 않았다.

뉴어크는 미국의 동부의 관문 역할을 하는 공항 중 하나이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곳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바이든 시대의 관세국경보호청이 남쪽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이민자들을 환영하기 전까지 코로나19 검사를 하지 않는다 해도 전혀 놀랍지 않다. 이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 저자 패티릭 바샴(Patrick Basham)은 워싱턴 D.C.에 기반을 두고 있는 정치적으로 독립적인 연구 기관인 민주주의 연구소 창립 이사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