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대통령 조카, CIA 겨냥해 날 선 비판 쏟아내

김연진
2023년 03월 27일 오후 1:19 업데이트: 2023년 03월 27일 오후 1:19

규제 당국과 백신 제조업체의 유착관계(癒着關係)를 고발하며 큰 파장을 일으킨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이번에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겨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CIA를 두고 “정부 안의 정부이자, 우리 체제 내의 종양이 되었다”고 일갈했다.

‘정부 안의 정부’란 선거 등을 거치지 않고, 언론 등의 견제를 받지 않으며 정부 내부에 장기간 존재하는 관료 집단 혹은 권력 네트워크를 가리킨다. 흔히 국가 권력을 그림자 속에서 움직이는 부당한 세력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최근 공개된 에포크TV 시사 교양프로그램 ‘미국의 사상 리더들(american thought leaders)’에는 환경 분야 변호사 겸 활동가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 제35대 대통령인 존 F. 케네디의 조카이며 아동 건강보호 단체인 ‘칠드런스 헬스 디펜스(Children’s Health Defense)’의 창립자 겸 수석 법률 고문이다.

케네디 주니어는 “기성 언론은 위축되었고, 소셜 미디어는 정보기관에 의해 완전히 조종당하고 있다”며 “군 이익집단, 정부, 규제 기관들이 민주주의를 상대로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셜 미디어 회사들은 소셜 미디어가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킬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전체주의적 이익 집단에 의해 우리를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국민들의 능력이 갑자기 사라졌다”며 “비판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이 노련한 선전(宣傳) 기술에 의해 무력화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그 중심에 CIA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CIA는 마인드컨트롤 기술을 수십 년에 걸쳐 완벽하게 발전시켰다. MK-울트라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MK-울트라 프로젝트는 1960년대 CIA 등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시도한 세뇌 실험으로 처치 위원회, 록펠러 위원회 등의 조사를 통해 모든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케네디 주니어는 “이 모든 기술은 개발도상국에서 혼란을 야기해 CIA가 침투,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적이었다”며 “CIA는 1947년부터 1997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있었던 쿠데타 내지 쿠데타 시도의 3분의 1에 개입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CIA는 권력을 점점 늘려가면서, 이젠 그 기술들을 미국민들을 상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Event 201’이라는 행사에서 CIA가 시도하는 불법적인 선전 활동의 실체가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그는 “‘Event 201’은 2019년 10월 뉴욕에서 진행된 팬데믹 모의 훈련”이라며 “그 행사는 빌 게이츠, 세계경제포럼, 중국 CDC가 후원했다. 그곳에는 소셜 미디어 회사들, 제약 회사들, 대형 기업 홍보 회사들이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현 국가정보국장이자 당시 CIA 부국장이었던 에이브릴 헤인즈도 그들과 함께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논의한 건 팬데믹을 전제로 전체주의 통제를 강화하자는 것이었다”며 “특히 에이브릴 헤인즈는 ‘권위적인 목소리가 홍수처럼 쏟아지게 해야 한다’고 말하며 선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CIA를 비롯한 정부 주요 기관들이 국민들을 세뇌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권위, 반복적인 메시지, 동조(同調) 효과 등이 활용됐다고 분석했다.

에이브릴 헤인즈 미국 국가정보국 국장 | 연합뉴스

그는 “국민들은 처음에 의문을 제기하겠지만, 각 분야 전문가들이 그걸 거듭 반복하다 보면 모든 사람들이 동조하고 따르게 된다”며 “결국 팬데믹 시국에 권리장전을 없애는 아주 이상한 대응에 당위성이 부여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염병에 대한 공포심도 선전에 교묘하게 활용됐다”며 “주류 언론과 소셜 미디어는 매일 우리에게 공포심을 불어넣고 있으며, 그런 두려움이 비판적 사고를 무력화시켰다”고 덧붙였다.

결국, 정보기관에 협력하고 동조한 소셜 미디어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중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러는 사이 중산층은 붕괴됐고, 빈곤층은 더욱 늘었다.

이에 대해 케네디 주니어는 “팬데믹은 사실상 가난한 이들에 대한 공격이자, 가난한 이들을 상대로 한 전쟁이었다”며 “이런 현상은 우리 나라에 대단히 안 좋은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도 “민주주의와 가치관을 회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다면 이 싸움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게 제가 평생을 바쳐 하고 있는 일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싸움에서 이기려면 많은 개인들이 책임을 지고 참여해야 한다”며 “다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러면 지치지 않고 계속 싸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케네디 주니어는 “우리 모두는 그런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왜냐하면 그것이 결국 우리에게 승리를 가져다줄 테니까”라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