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전 대통령 조카, 민주당 후보로 대선 출마 선언

한동훈
2023년 04월 8일 오후 7:15 업데이트: 2023년 05월 26일 오후 1:39

환경법 전문 변호사이자 백신 반대 운동가로 잘 알려진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69)가 민주당 후보로 2024년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고(故)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인 그는 지난 5일(현지시간)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하겠다는 신고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적인 자기개발서 작가이자 백신무용론자인 마리안 윌리엄슨(70·여)에 이어 두 번째 민주당 차기 대선 후보 등록이다. 윌리엄슨은 지난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한번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아버지인 로버트F.케네디와 큰아버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모두 암살당한 비극적 가족사를 겪었다. 법무장관이자 상원의원을 지낸 아버지는 1968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출마했다가 총격으로 숨졌고 큰아버지 역시 1963년 텍사스에서 암살당했다.

에포크타임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케네디 주니어는 “미국은 남북전쟁 이후 그 어느 때보다 해롭고 위험한 종말론적인 부족적 양극화(tribal polarization)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공화당과 싸우는 동안, 엘리트들은 우리의 중산층을 노골적으로 착취(strip-mining)하고, 아이들을 유독한 것들에 물들게 하며 우리 토지를 상품화하고 있다”고 현재의 미국을 진단하고 자신은 “우리를 분열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공통의 가치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앞서 지난달 초 트위터를 통해 출마를 시사했다. 그는 “출마한다면 최우선 과제는 우리 경제를 망치고 중산층을 파괴하고 토지와 물을 오염시키고 우리의 가치와 자유를 빼앗은 국가와 기업의 부패한 합병을 끝내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고 적었다.

소수의 엘리트 계층이 다수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을 막겠다는 게 그의 주된 정책 방향성이다.

그의 선거 캠프 홈페이지에서는 자신을 “민주주의와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를 위해 평생을 투쟁해 온 인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우리 아이들, 우리 건강, 생계, 환경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기업의 탐욕과 정부의 부패에 맞서 싸워왔다”고 밝혔다.

케네디 주니어는 어린이 백신 접종을 반대한 일로도 유명하다. 환경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그는 2014년 백신에 주로 사용되는 보존제 ‘티메로살’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을 펴냈다. 인체에 유해한 수은이 티메로살에도 다량 함유됐기 때문이었다.

티메로살은 살균력이 강한 수은 화합물로 1930년대부터 하나의 약병에서 여러 명분을 뽑아쓰는 ‘다회용량’ 백신에 박테리아나 세균 침입을 막는 보존제로 사용돼 왔다. 다회용량 백신은 백신 제조와 유통 비용을 낮춰 더 많은 이에게 저렴하게 백신을 접종하게 할 수 있다.

1999년 티메로살을 함유한 백신에 수은이 너무 많아 자폐증이나 신경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이후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반박도 이어졌으나 미 식품의약국(FDA)의 연구 결과 백신은 안전하나 접종 시 수은이 기준치 이상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이후 미국에서는 티메로살을 제거하거나 함량을 줄이게 됐다.

미국 메릴랜드주의 화이트 오크에 있는 미국 식품의약국 본부. | Sarah Silbiger/Getty Images

그러나 독감 백신 등 일부에서 사용되는 티메로살의 위험성을 지적하는 사람들도 아직 존재한다. 케네디 주니어 역시 그중 한 명이다.

로버트 F. 2023년 2월 6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비영리 단체 어린이 건강 방어의 설립자인 케네디 주니어. (요크 듀/에포크 타임즈)

케네디 주니어는 등록된 민주당원이지만, 현 행정부의 코로나19 정책에 대해서도 반대해왔다.

그는 앞서 지난 3월 에포크TV와의 인터뷰에서 CDC의 2000년 연구를 인용했다. 이 연구는1900년부터 현재까지 감염성 질병으로 인한 사망률의 70~80% 감소가 백신과 어떤 관련성을 지녔는지 알아보는 연구였다.

“CDC 연구에 따르면, 백신은 (사망률 감소와) 거의 관련성이 없었다. 사망률 감소는 대부분 위생 강화, 영양가 있는 음식물 유통의 개선, 수돗물 소독, 하수 처리 등 기술적인 발전에 기인했다”고 케네디 주니어는 말했다.

이어 “백신이 전염성 질병의 발생을 줄이지 못했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홍역 백신이 어린이의 홍역 감염을 막아줄 순 있지만 그렇다고 접종자가 더 건강해지거나 건강하게 더 오래 살 수 있도록 해주지는 못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이 수명을 연장할 가능성이 없다는 증거가 많이 있다. 사실, 백신은 접종자의 수명을 단축하거나 사람의 효율성과 삶의 질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백신의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그 이유를 CDC가 백신 관련 특허로 연간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CDC는 에포크타임스의 논평 요청에 케네디 주니어의 발언은 “잘못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어린이 백신 접종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약 4백만 명의 사망자를 예방한다”고 답했다.

또한 CDC 는 “RCT(randomized controlled trial, 무작위 대조 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진 백신을 맞추지 않는 것은 아이들을 예방 가능한 질병에 불필요하게 노출할 것이기에 비윤리적”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2023.2.6 | York Du/The Epoch Times

한편, 케네디 주니어는 미 중앙정보국(CIA)에 대해서도 비판적 입장을 취했다.

그는 CIA에 대해 “정부 내의 정부”라며 시스템 내에 숨은 종양이라고 지적하면서 별도 감독기구를 통해 조직의 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CIA는 수십 년 동안 (대중을) 마인드 컨트롤하기 위해 감각 통제, 고문, 공포 확산과 선전선동 기술을 가다듬어왔다”며 “이는 과대망상이 아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MK-Ultra, MK-NAOMI, MK-Dietrich 등의 코드명으로 불려 왔다”고 말했다.

케네디 주니어는 제5대 CIA 국장이었던 엘런 덜레스 시절부터 CIA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기 시작했다면서 “전 세계에서 지도자 암살과 선거 조작과 같은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CIA는 지난 수년간 미국에서도 이러한 사회 통제 조치를 은밀히 시행해 왔다”며 그중 하나가 2019년 10월 세계경제포럼,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미 존스홉킨스 보건안전센터가 시행한 글로벌 팬데믹 가상시뮬레이션 ‘이벤트 201’이었다고 말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확산한다고 가정한 이 시뮬레이션에는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참여했으며 박쥐 코로나 바이러스가 돼지로 감염된 후 변이를 일으켜 돼지에서 사람으로 옮겨가고 다시 변이를 일으켜 사람 간 전염을 일으킨다는 시나리오가 진행됐다.

케네디 주니어는, 대선 후보로 출마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혔으나 암살된 자신의 아버지가 CIA를 개혁하려 했었다면서 “아버지의 계획은 CIA를 정보를 수집·분석해 정부에 제공하는 본연의 기능으로 되돌리는 것”이었다고 했다.

* 이 기사는 게리 바이, 얀 예키멜렉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