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끊으면 생기는 변화 5가지

김태영
2023년 05월 9일 오후 4:22 업데이트: 2023년 05월 9일 오후 4:22

현대인이 카페인과 헤어질 수 있을까?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 일상에서 카페인 없는 일과를 상상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커피 섭취량을 줄이거나 커피를 끊으면 심신 건강에 여러 가지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영문 에포크타임스의 의학·건강 전문 기자 조지 시트로너는 20일(현지 시간) 학계 연구 등을 인용해 “커피를 줄이거나 완전히 끊을 수 있다면 우리 몸에 몇 가지 좋은 변화가 생겨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커피, 즉 카페인을 끊으면 우리 몸에 생기는 변화를 5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는 수면의 양과 질이 개선된다는 점이다.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각성 효과가 있어 수면 시간을 단축하고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AASM에 따르면 카페인의 체내 반감기는 최대 5시간이다. 예를 들어 커피 한 잔에 카페인 100mg이 들어있다고 가정할 때, 우리는 커피 한 잔을 마신 후 5시간이 지나야 체내 카페인을 50mg으로 줄일 수 있고 이후 5시간이 더 흘러야 체내 카페인이 25mg만 남게 된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우리가 오후에 섭취하는 커피 한 잔이 당일 취침 시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취침 6시간 전에 카페인을 섭취하면 총 수면 시간이 1시간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 시트로너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않으면 더 쉽게 잠들거나 더 오래 잘 수 있게 된다”면서 “이는 에너지 증가와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두 번째 효과는 불안감 감소이다. 카페인은 불안감과 우울감을 증폭하는 효과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립보건원(NIH)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카페인은 정상인에게 불안 증세를 유발하거나 불안 장애가 있는 사람의 증상을 악화할 수 있다. 또한 우울 증세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루에 카페인 1200mg 이상을 섭취하면 정상인도 정신병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트로너는 “카페인 섭취를 줄이거나 완전히 끊으면 이러한 (정신 질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줄고 차분하고 안정된 상태로 생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는 고혈압·심장 질환 등에 걸릴 위험을 낮춘다는 것이다. 미국 미네소타주에 위치한 종합병원 ‘마요 클리닉’의 심장 전문의 프란시스코 로페즈 지메네즈 박사는 “고혈압이 없는 사람도 카페인을 (다량) 섭취하면 급격한 혈압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카페인 과다 섭취가 심장 질환이나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전문의 의견도 있다.

미국 아이오와 대학 심장 전문의 마이클 주디치는 “카페인 함량이 높은 에스프레소와 같은 음료를 섭취하면 심계항진(심장박동이 느껴져 불편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대의 이브 글레이저 내과 전문의는 “카페인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두통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부 유형의 두통은 뇌혈관이 확장되거나 부풀어서 생기는데, 카페인 섭취를 갑작스럽게 중단할 때도 혈관이 확장되면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시트로너는 “커피를 끊으면 이 같은 질환을 예방하고 좋은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효과는 소화력 향상이다. 미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커피는 위산 분비를 자극해 속쓰림과 같은 위식도 역류성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소화 불량, 메스꺼움, 식도 화상, 위염, 위궤양 등을 비롯한 소화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카페인 섭취를 줄이면 소화력 향상과 위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

다섯 번째는 체내 수분을 용이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페인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배뇨 빈도를 높이고 심할 경우 탈수 증상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트로너는 “사람은 체내 수분이 1.5%만 감소해도 두통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고온에서는) 열사병과 같은 생명 위협을 초래하는 질병에도 노출될 수 있다”면서 “카페인을 끊으면 체내 수분 유지를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적당량의 카페인 섭취는 인체에 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별히 카페인 섭취를 엄격히 제한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임산부, 어린이, 불안 장애 및 심장 질환 환자, 유전적으로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특히 임신 중 고함량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유산이나 조산 위험이 커지며 태아 때 카페인에 노출된 아이는 4~11세 아동기에 주의력 결핍, 과잉 활동 등의 행동 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2월 미국 로체스터대 메디컬 센터(URMC) 과학자들은 ‘신경약리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임산부의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태아의 뇌신경 경로에 변화를 일으켜 아동기의 행동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스태튼아일랜드 대학병원 부원장 시어도어 스트레인지 박사는 에포크타임스에 “하루에 커피 약 4잔(카페인 400mg 이하)까지는 안전할 수 있지만, 이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면 빈맥(頻脈), 불안감 증가, 불면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갑자기 카페인을 끊으면 일반적으로 두통, 피로, 과민 신경, 에너지 및 집중력 저하, 손 떨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간 지속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카페인을 끊게 되면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고 집중력, 혈압 등에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기분 전환용 약물과 마찬가지로 카페인 역시 없이 사는 것이 우리 건강에 더 이롭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