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의회 보고서 “캐나다-대만 관계 굳건”…18가지 항목에서 대만 지지 권고

정향매
2023년 04월 3일 오후 10:18 업데이트: 2023년 04월 3일 오후 10:24

캐나다 연방 하원 ‘캐나다·중국 관계 특별위원회(CNCA)’가 지난 30일(이하 현지 시간) 중간 보고서 ‘캐나다와 대만: 격동의 세월 속 굳건한 관계(Canada and Taiwan: A Strong Relationship in Turbulent Times)’를 발표했다. 

CNCA는 캐나다와 중국 간 외교·영사·법률·안보·경제 관계를 포함한 전반적 관계를 재검토하고 청문회를 개최하기 위해 지난 해 6월에 설립된 특별위원회다. 자유당 의원 7명과 보수당 의원 5명으로 구성됐으며 켄 하디 하원의원(자유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앞서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다. 같은 해 10월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는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보고에서 “중국은 대만을 통일하기 위해 무력 사용을 포함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CNCA는 이러한 상황에서 캐나다와 대만 관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보고서는 캐나다와 대만 양국 정부대표, 학자, 전직 외교관 등의 증언을 수렴하여 만든 정책 제안서다. 

CNCA는 보고서에서 캐나다가 ‘하나의 중국(중국과 대만은 하나이며 본토의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만이 전 중국 유일 합법 정부)’ 정책하에서 대만과의 인적 교류, 무역·투자, 지역 평화와 안보 등 3대 분야에서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18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캐나다-대만 관계와 관련하여 보고서는 캐나다 정부에 모든 정부 부처의 공식 소통이 정부 공식 입장과 일치하도록 보장 △‘대만의 미래는 오로지 대만 국민이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에 대하여 명확하고 확고한 약속 △캐나다 의회 대표단의 대만 방문을 장려함으로써 대만과의 교류 촉진 △대만 방문이 주는 혜택을 진지하게 고려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대만의 유엔 산하 원주민 문제 상설포럼(PFII),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다자기구에 참여 기회를 확대 촉구△캐나다와 대만 국민 간 경제 역량 강화 증진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대만이 다자간 이니셔티브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모색 △허위 정보(가짜뉴스), 외국 간섭 문제 해결을 위한 대만의 접근 방식을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 

캐나다와 대만의 무역·투자에 대해 보고서는 △대만과 반도체 산업 분야 협력 기회 모색 △대만과 중요 광물 협력 협정 체결 △대만과 ‘외국인 투자 촉진 및 보호 협정’ 협상 △국제무역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 ‘외국인 투자 촉진 및 보호 협정’ 체결 검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신청국 평가 우선 대상자에 대만을 지정 △캐나다 산업계가 대만을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 수출 시장 다변화를 목표로 하도록 지지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보고서는 대만의 지역 평화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캐나다 정부에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대만해협 평화적 현상 유지에 대한 지지 표명, 대만과 협력하기 위한 모범 사례 채택을 고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과 관련 국제법과 국제해양법에 대한 지지를 확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4자 안보 대화(쿼드)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의 삼국 간 안보동반자협정)에 가입하기 위해 노력 △중국이 대만 해협에서 군사훈련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중국 정부에 ‘군사적 위협 확대를 자제하도록 촉구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최근 대만에 대한 중국의 도발로 인하여 평화로운 양안관계 유지가 어렵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대만이 무너지면 민주주의가 무너진다. 대만이 무너지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은 모든 민주주의 국가의 의무이다.”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대하여 양안 간 입장 차이는 분명했다. 쩡허우런(曾厚仁) 주캐나다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 대표는 보고서에 대해“ 대만과 캐나다의 외교 관계가 단절된 지 50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매우 중요한 발전이다. 보고서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캐나다 의회가 대만을 열성적으로 지지한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캐나다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는 홈페이지에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주캐나다 중국대사관은 31일 공식홈페이지에 성명을 통해 “보고서는 캐나다가 ‘하나의 중국’ 정책에 있어 중국의 원칙에 어긋났으며, 중국이 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한다고 비방했다.”고 비난했다.

캐나다는 1970년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이후 양국은 ‘상주대표부’를 통하여 비공식 외교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대만은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 주캐나다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부를 설치했고, 밴쿠버와 토론토에 총영사관에 해당하는 타이베이경제문화사무처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