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트럼프 대선 공약에 담긴 치밀한 대중공 전략

장톈량(章天亮)
2020년 08월 26일 오후 2:0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8

뉴스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대선 공식후보로 지명됐다. 전날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집권 2기 아젠다’를 발표했다.

일자리 창출을 앞에 두고 코로나19(중공 바이러스) 대책, 대중 의존도 감소, 외교안보 공약 순으로 내용을 전개했다.

또한 △제조업 일자리 100만 개를 중국으로부터 되찾아오기 △중국 소재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해 일자리 창출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 △중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제약·로봇 등 핵심산업에 100% 세금 공제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의 연방정부와 계약 불허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 묻기 등이 포함됐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트럼프의 집권 2기 아젠다에 대중 정책이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그중에서도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 묻기’가 화룡점정이다.

트럼프 집권 2기 아젠다는 ‘대중 의존도 종식’

트럼프가 제시한 일자리 되찾기와 창출, 대중 의존도 완화 전략은 톱니바퀴처럼 세밀하게 맞물린다.

제조업 일자리 100만 개를 중국에서 되찾는다는 건 미국에 일자리 100만 개를 늘린다는 말과 같다. 미중관계전국위원회의 2016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5년간 미국 제조업계가 중국에서 고용한 근로자는 160만 명에 달한다.

이를 근거로 추산하면, ‘일자리 100만 개 되찾기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제조업 62.5~80%를 미국으로 이전시키겠다는 뜻이다. 즉 중국과의 대규모 디커플링(탈동조화)이다. 세금 혜택 공약 역시 모두 이를 지원한다.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의 연방정부와 계약 불허’ 공약 역시 일자리 창출, 중국과 탈동조화와 연결된다.

세계 최대 항공기 제조업체 미국 보잉은 지난달 13일 “미 공군으로부터 230억 달러어치 전투기 주문을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보잉은 ‘글로벌 소싱’ 전략에 따라 날개 등 부품 일부를 중국 톈진에 설립한 합작회사 등에서 생산한다. 또 상하이에는 정비공장을 두고 있다.

트럼프가 대선에 승리해 재집권에 성공하면, ‘계약 불허’ 공약에 따라 앞으로 미 공군은 보잉사 대신 록히드 마틴에 전투기를 주문해야 할 것이다. 보잉은 연간 수백억 달러의 매출을 다른 업체에 내주고 싶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마찬가지로 중국에 세웠던 공장을 철수해, 미국이나 다른 국가로 이전하게 만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중국 공장에서 발생하는 기술 유출 등의 위험요소를 차단하는 부수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미 상원은 지난 5월 중국 기업을 미국 증시에서 퇴출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달에는 백악관 워킹그룹이 공시의무 규정 강화방안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권고했다. 회계감사자료를 ‘기밀’이라는 이유로 제출하지 않는 중국 기업을 증시에서 상장 폐지시키라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거의 모든 중국 기업을 쫓아내려 한다. 이들의 시장가치는 약 1조5천억 달러다. 만약 중국이 이 자금 가운데 10~20%만이라도 미국에서 조달했을 경우, 상장 폐지에 따른 손실은 1500~3000억 달러가 된다.

미국 기업들이 중국에 세운 공장을 미국이나 제3국으로 이전할 경우, 자산을 매각해 달러화할 것이다. 이 경우 중국에서 빠져나갈 달러화는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지만 수천억 달러 이상이 될 것이다.

중국은 외환 보유고는 3조 달러가 넘는다지만, 실상은 그리 만만치 않다. 한때 4조 달러에 육박했던 외환 보유고는 지난해 달러 유출을 겪으며 현재 3조 1천억대로 떨어졌다.

여기에 중국의 대외 채무가 약 2조원에 이르면서, 순수 외환 보유고가 1조원 대에 그친다. 최근에는 순수 외환보유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 침체에 식량 수입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여기에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해 일자리 되찾기, 미 증시 중국기업 퇴출 정책을 실행할 경우 중국은 수천억의 달러가 빠져나가 외환 보유고가 금세 바닥날 수 있다.

이를 메우기 위해 중국 공산당은 보유하고 있는 미국 재무부 채권을 대거 매각해야 할지 모른다.

이 대목에서 트럼프가 제시한 집권 2기 아젠다 가운데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 묻기’가 결정적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인명과 재산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중공이 ‘보험’으로 사둔 미국 국채와 기타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

금융은 정권의 혈액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제재는 중공 공산당의 입장에서 보면 말 그대로 ‘피 같은 돈’을 박탈하는 조치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경제내순환, 식량 절약 등을 주장하며 정권 차원의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미 확보한 달러화를 ‘내부순환’으로 돌리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미국을 상대로 한 별다른 카드가 없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월가와 기업들이 수혈했던 자금을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을 경우, 중국 공산당은 최후를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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