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 올해 또 전력난…무분별한 댐 건설이 원인

왕허(王赫)
2022년 08월 25일 오후 5:2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0

경고등이 켜진 중국 경제에 설상가상으로 전력난까지 겹쳤다. 최근 혹심한 가뭄으로 전력 생산이 급격히 줆에 따라 쓰촨(四川)성과 충칭(重慶)시의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자동차 공급망에도 타격이 가해졌다.

쓰촨성과 충칭시는 양쯔강삼각주, 주장삼각주, 베이징-톈진-허베이성 경제권에 이어 중국 경제 ‘제4극’을 이루는 경제권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산업군이 조성돼 있다. 쓰촨성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생산라인이 멈추자 테슬라 등 상하이 완성차 업계의 조업이 차질을 빚는 등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상하이시는 지난 16일 쓰촨성에 자동차 산업을 위해 전력을 우선 확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쓰촨성 정부는 공단에 내린 전력 공급 중단 조치를 25일까지 연장했다. 당초 15일부터 20일까지만 단전할 계획이었지만 전력난이 해소되지 않아 단전 조치 기간을 연장한 것이다.

이번 전력난으로 폭스콘 청두 공장, CATL(닝더스다이) 쓰촨 배터리 공장 등도 가동이 중단됐다. 물론 전력난은 자동차 산업과 쓰촨·충칭 지역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쓰촨성은 수력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의 약 3분의 1을 장쑤성·저장성·상하이 등 동부 7개 성급 지역으로 송전하기 때문에 쓰촨성의 전력난은 이들 지역의 전력 공급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이들 지역에도 ‘전기 사용 제한’ 조치가 내려졌다. ‘에어컨 온도 26℃ 이상 올리기’ ‘에너지 소비가 많은 공장은 피크타임을 피해 전기 사용하기’ ‘3층 이하는 엘리베이터 사용 자제하기’ 등이다.

국제투자은행(IB)은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18일 골드만삭스는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3.0%로, 노무라는 3.3%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5월 UBS는 중국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3%로 낮췄다.

中 당국 “올해 전력난은 이상기후 탓”

중국 중앙기상대는 7월 20일부터 33일 연속 폭염 경보를 발령했고, 지난 12일에는 사상 처음으로 최고 등급인 폭염 적색경보를 발령해 지금까지 11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달 17~26일 쓰촨·충칭·후베이·후난·장시·저장 등 중남부 일대는 40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보했다. 중국 기상과학원은 올해 폭염이 1961년 기상 관측 이래 최강·최장의 폭염이라고 밝혔다.

폭염과 함께 강수량이 급감해 ‘대륙의 젖줄’로 불리는 양쯔강의 수위가 크게 낮아졌다. 기상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 이후 양쯔강 유역의 강수량이 예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충칭의 51개 강과 24개 저수지를 비롯해 양쯔강 중·하류 지역 하천·저수지들이 바닥을 드러냈고, 양쯔강 본류와 둥팅호(洞庭湖), 포양호(鄱陽湖) 수위도 급속히 떨어졌다. 양쯔강은 흐름이 끊길 위험에 직면했다. 싼샤(三峽)댐의 수위는 겨우 135m로, 정상 수위보다 30m 낮다. 이는 지난 4년 동안의 평균치보다 40% 낮은 수위다.

중국 당국은 폭염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가뭄으로 수력발전소 전기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전력난이 또다시 닥쳤다며 “이상기후 탓”으로 돌렸지만, 이는 올해 전력난의 일부만 설명할 뿐이다.

쓰촨성 전력난은 ‘천재+인재(人災)’

쓰촨성을 예로 들어보자. 쓰촨성은 중국 최대 수력발전 기지로 전력의 80%를 수력발전으로 조달하고 석탄 발전 비율은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수력발전 설비용량은 8947만 KW, 수력발전량은 3531억 4000만 kWh로 전국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저수지 수위가 최저 수준에 가까워 수력발전량이 50%나 감소했고, 쓰촨성은 전력 사정이 더욱 나빠져 피크타임뿐만 아니라 온종일 전력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쓰촨성은 화력발전으로 전력난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쓰촨성은 여전히 대량의 전력을 외부로 전송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서전동송(西電東送)’ 전략에 따라 쓰촨성 양쯔강 연선의 대형 수력발전소들이 생산한 전력은 총괄적으로 상하이 등 동부지역에 분배해야 하기 때문이다. 쓰촨성에서 생산한 전력을 쓰촨성에 우선 공급하고 잉여 전력을 다른 지역으로 전송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 비율로 분배하는 구조다.

이는 중국 정부의 전력 공급 시스템이 경직되고 조기경보 능력과 응급대응 능력이 부족함을 보여준다.

중국은 2020년 겨울에 국지적으로 전력난을 겪었는데도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 그 결과 2021년에는 대규모 전력난이 발생해 20개 성(省)·시(市)에서 전력 부족 사태가 발생했고, 동북3성에서는 정전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제가 커지자 중국 당국은 중시하기 시작했지만 전력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올해 전력난이 다시 찾아온 것이다.

발전 업계의 고질병은 무엇인가

전국적으로 수력발전량의 비중이 전제 발전량의 14%에 불과하고 석탄화력발전이 약 70%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수력발전에 문제가 생겨도 전기 공급에는 큰 차질이 없다. 하지만 화력발전에 있어서 석탄 공급과 발전량 사이의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중국 당국의 총체적 전력정책에는 고질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여기서는 두 가지만 언급한다.

첫째, 전력 수급 조기경보 메커니즘이 없다.

2021년 1~9월 발전용 석탄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데 반해, 화력 발전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다. 이는 강력한 전력난 신호이다. 하지만 이에 상응하는 경보와 응급 대응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

중국 국가에너지부는 13차 5개년 계획(2016~2020년) 시기에 전력 수급과 관련해 향후 3년간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조기경보 시스템을 세웠다. 이 시스템은 석탄 발전 능력 과잉 위험에 대비하는 것일 뿐 석탄 발전 능력 부족 위험에 대비하는 것이 아니었다. 화력발전 산업 공급망을 어떻게 유지할지, 에너지 공급을 어떻게 보장할지에 대한 대비는 더더욱 아니었다. 13차 5개년 계획 기간에 구축한 석탄가격 조기경보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있다.

전력수급 경보는 중장기 전력공급계획(3~5년 중장기 경보), 연간 전력공급계획(3~12개월 단기 경보), 안전생산 관리 등에 포함돼야 정상이다. 국가는 단계별 전력수급 경보와 석탄수급 경보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한 전력 공급 능력을 제고해야 한다.

둘째, 전력 시스템에 대한 중국 정부의 마스터플랜에 문제가 있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중국의 현실에서 출발해 두 가지 기본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하나는 화력발전으로 기본적인 전력 공급을 보장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력·태양광·풍력 등의 발전 방식이 전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할 때 화력발전으로 전력 부족을 보충하는 것이다.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신에너지’에 치우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전력난으로 인해 수력·태양광·풍력 등 신에너지 발전이 불안정하다는 사실이 충분히 드러났다. 중국의 에너지 정책의 이중 전환, 즉 구조적 전환(그린에너지로 전환)과 체제적 전환(시장화로 전환)은 시간을 가지고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

양쯔강 수계에 밀집한 댐들, 대형 재해 부를 것

수력발전을 예로 들어보자. 국내외 학계의 연구에 따르면 수력발전이 그린에너지에 속하지 않으며, 매우 큰 부정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중국 공산당은 이를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수력발전과 관련된 이익집단의 ‘물 가둬두기’ 광기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중국 수력발전 업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전 세계 수력발전 상황을 알려면 중국을 보고, 중국 수력발전 상황을 알려면 남서부를 보고, 남서부 수력발전 상황을 알려면 진사강(金沙江)을 보라.”

이렇게 말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진사강은 양쯔강의 상류로 길이가 2308km, 본류 낙차가 3300m다. 현재 이 강에 건설됐거나 건설 중인 댐이 27개나 된다. 진사강은 이들 27개 댐에 의해 토막 나 댐 사이의 거리가 평균 100km도 안 된다. 세계 초대형 저수지군을 형성해 중국 최대의 수력발전 기지를 구성한다. 중국 당국은 이를 ‘세계 최대의 청정에너지 회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진사강의 댐 27개 가운데 일찍이 건설된 진안차오(金安橋) 수력발전소 하나만 민영기업이고 26개는 5개 국유기업이 나눠 먹고 있다.

싼샤(三峽)그룹은 진사강 하류에 세계적인 대형 댐 4개를 건설했다. 시뤄두(溪洛渡)댐과 샹자바(向家壩)댐은 2014년 7월부터 가동되고 있고, 우둥더(烏東德)댐은 2021년 6월 전력 생산에 들어갔고, 바이허탄(白鶴灘)댐은 지난 5월 20일 완공됐다. 4개 수력발전소의 총발전량은 4600만KW로 싼샤댐 발전량의 2배 규모다.

전력난과 홍수를 해결할 목적으로 댐을 대규모로 건설했지만, 이것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런 밀집 대형의 댐은 지진을 일으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등의 대형 재해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인 예가 싼샤댐이다. 중국 당국이 싼샤댐이 ‘만 년에 한 번 오는 큰 홍수를 막을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다가 나중에는 ‘싼샤댐에 모든 희망을 걸 수는 없다’고 말을 바꾸었다. 또한 많은 전문가가 ‘쌴사댐이 2008년 쓰촨(四川) 대지진의 원인’이라고 분석했고, 또 싼샤댐 환경 파괴 논란도 끊임없이 일고 있다.

수력발전소 건설의 ‘대약진’ 과정에서 주요 수력발전 거물들이 대거 진격했고, 지방정부도 채찍질을 가했다. 중앙정부는 강력한 사회적 압력과 국제적 압력으로 한때 환경보호 폭풍을 일으키며 댐 건설에 제동을 걸었지만 결국 허용했다.

과도한 댐 건설로 양쯔강 흐름 끊길 상황

양쯔강의 흐름이 끊길 위험에 처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수많은 이유를 대고 있지만 진정한 주범은 양쯔강 본류와 지류에 건설한 댐들이다. 그렇게 많은 댐이 강물을 가로막고 있는데 어떻게 강물이 세차게 흐를 수 있겠는가.

지난 17일, 류웨이핑(劉偉平) 중국 수리부 부부장은 양쯔강 유역의 심각한 가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수리부가 16일 12시에 ‘양쯔강 유역 저수지군(群)에 대한 가뭄 방지 및 급수 공동 배치 특별행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양쯔강 상류, 둥팅호 수계(水系), 포양호 수계의 수십 개 주요 저수지의 물을 방류해 하류의 물 부족 문제를 완화했다고 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양쯔강의 연간 유량이 실제로 감소하고 있다. 현재 연중 평균 유량은 초당 9600㎥에서 1만㎥ 사이를 유지하고 있고, 매년 5~9월에 70% 이상이 흐른다. 싼샤댐의 저수 시기인 10월이 되면 유량이 400여억㎥에 불과한데, 이 유량은 싼샤댐 한 곳의 수요만 충족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양쯔강 상류의 수십 개 대형 댐은 어떻게 할까? 싼샤댐과 양쯔강 상류의 댐들은 ‘물 가두기’에 사활을 건다. 현재 싼샤댐의 물 가두기 시점은 9월 10일로 앞당겨졌다.

이 같은 사실은 올해 들어 양쯔강의 흐름이 끊길 위험에 처한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말해준다. 물론 가뭄으로 강수량이 줄어든 것도 원인 중 하나이지만 주요인은 아니다. 유사 이래 가뭄이 수없이 발생했지만 양쯔강이 지금처럼 마른 적은 없었다. 중국 공산당이 하늘과 싸우고 땅과 싸우면서 댐을 대거 건설한 것이 진정한 원인이다.

맺음말

양쯔강과 황허(黃河)는 ‘대륙의 젖줄’이지만, 중국 공산당이 70여 년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황허는 이미 수십 년 전에 흐름이 끊겼고, 양쯔강도 올해 끊길 위험에 처했다. 양쯔강과 황허의 물길이 끊기는 것은 ‘세상이 변할’ 징조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정권이 무너지기 전에 나타나는 10대 징후를 정리한 바 있다.

①재앙이 잦고, ②부패가 만연하고, ③경제가 침체되고, ④사회 상층은 취생몽사(醉生夢死)하고, 중하층은 출세할 길이 없고, ⑤빈부격차가 극심하고, ⑥백성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변혁을 바라고, ⑦‘군사력’을 맹신하고 군대가 부패하고, ⑧주제 파악을 못 하고 외부 강적에 대항하고, ⑨수탈과 사회 통제가 극심하고, ⑩체제가 경직되고 태평성세를 위장한다.

현재 중국 공산당은 10대 징후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일단 시기가 무르익으면, ‘세상이 변하는 것’은 한순간의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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