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것인가

허영섭/ 언론인
2021년 12월 16일 오전 11:28 업데이트: 2021년 12월 16일 오후 12:08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대만해협의 격랑도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대만 지원 방안을 강화할수록 중국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중국 전투기와 폭격기들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수시로 넘나드는가 하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 침공에 대비해 상륙 훈련을 실시한다는 소식도 전해진다. 국제정세 여건상 당장은 어렵다고 해도 중국의 대만 침공 구상이 갈수록 현실로 굳어지는 분위기임을 부인할 수 없다. 중국 지도부도 대만에 대한 무력 통일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기장 중요한 변수는 대만의 독립 태세다. 차이잉원(蔡英文) 정부가 ‘하나의 중국 정책(One China Policy)’에서 벗어나 독립을 천명하려 든다면 중국은 즉각 무력으로 제압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레드라인(Red-Line)을 넘어 도발한다면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 것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대만 지원 움직임에 대해서도 “불장난을 하는 사람은 스스로 불에 타 죽는다”며 직설 화법을 사용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았다.

특히 중국 지도부는 지난 11월 11일 채택한 중국 공산당 ‘역사 결의’를 통해 대만 문제가 시진핑 체제의 최우선 국가 과제임을 확인함으로써 미리부터 타협이나 양보의 여지를 완전히 배제해 버렸다. “대만 통일은 중국 공산당의 변함없는 역사적 책무이며 모든 중국 인민의 공통 열망이고, 중국의 위대한 부흥을 위해 필요하다”고 선언한 것이다. 과거 외세에 굴복해 영국과 포르투갈에 할양됐던 홍콩과 마카오를 차례로 반환받은 데 이어 마지막으로 대만까지 통일함으로써 완전한 영토 복원을 이루겠다는 의미다.

미국 일각에서도 중국이 실제적인 대만 침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분석한다. 미국 의회 산하 ‘미중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도 이러한 내용이 포함됐다. 중국 기지에서 대만을 겨냥해 배치된 중거리 미사일이 200기로 늘어났고 신형 수륙 양용상륙함도 충분히 확보됐다는 것이다. 조만간 3번째 항공모함을 진수하면 장거리 해상작전 능력도 훨씬 증가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중국이 한정적으로 핵무기를 선제 사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 지도부의 대만 침공 의지가 커지면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에 대한 공중·해상 봉쇄, 사이버 공격, 미사일 공격 등에 필요한 능력을 이미 갖췄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과연 언제쯤 침공이 시작될 것인가. 침공에 대비해야 하는 대만 국방부는 ‘2025년’이라는 답변을 내놓고 있다. 그때쯤이면 중국이 대만 침공에 따르는 전비(戰費) 부담을 최저로 줄일 수 있게 돼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병력·물자 수송 능력 한계로 대규모 부대를 한꺼번에 대만에 상륙시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어떻든 간에, 이 예상대로라면 불과 3~4년 뒤에는 대만해협에 포성이 난무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만 국방부는 더 나아가 중국의 침공이 3단계로 진행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분석도 제시했다. 중국 육·해·공 3군에 ‘군사 훈련’ 명목으로 비상동원령이 떨어지는 동시에 대만 동쪽 바다로 중국 해군 동해함대가 진출하면서 대만을 둘러싸고 동서 양쪽에서 공격이 시작된다. 그런 다음 미사일과 폭격기로 대만의 방공기지, 레이더 기지, 후방지원 거점을 집중 타격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공중과 바다를 장악하게 되면 상륙정과 헬기를 동원한 병력이 대만에 상륙하려 들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자유 세계 진영의 지원군이 개입하기 전에 속전속결 작전을 펼칠 것이라는 게 이 분석의 요점이다.

그러나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내심으로는 더 이상 현 상태에서 도발하지 않도록 길들이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분석도 공존한다. 중국 군사력이 막강하기는 하더라도 막상 전쟁을 수행하기에는 상당한 위험 요인을 무릅써야 하기 때문이다. 자칫 작전 차질로 전쟁이 길어져 병력이 대만 전선에 집중 투입 될 경우 티베트나 신장(新疆) 위구르, 홍콩 등에서 독립 움직임이 재현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만이 마지막까지 결코 주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중국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를 굳게 약속했던 홍콩에서 민주주의 체제가 침해받고 개인의 자유가 억압받는 모습을 뚜렷이 목격한 대만으로서는 국가의 운명을 건 최후의 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어이없게 탈레반에 나라를 빼앗기고 신음하는 아프가니스탄의 경우도 대만 국민들에게는 각별한 교훈으로 새겨져 있다.

대만해협의 평화가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