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알아두면 평생 득이 되는 지식…중국 전통문화에 담긴 ‘호연지기’

평생 득이 되는 전통이념③

왕요췬(王友群)
2022년 06월 3일 오후 1:25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0

어떤 이가 내게 “지금 중국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나는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대답했다.

5천 년 중화문화 속에서 선조들은 줄곧 호연지기를 길러 하늘을 떠받치고 땅 위에 우뚝 서는 ‘대장부’가 되라고 부르짖었다. 그래야 부동심(不動心)이 생겨 “부귀해도 방탕하지 않고 빈천해도 유혹에 흔들지 않고 권세와 무력에도 굴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삼군이 호위하는 장수를 빼앗을 수는 있지만 필부라도 (호연지기가 있으면) 그 뜻을 빼앗을 수 없다”고 했다. 이런 호연지기는 바로 중화민족이 5천 년간 생생불식(生生不息)하면서 동방에 우뚝 서게 된 주요 원천이다.

2400여 년 전 동방의 철인 맹자는 이에 대해 뛰어난 논술을 남겼다. 어느날 제자 공손추(公孫丑)가 맹자에게 물었다.

“선생님은 무엇을 잘하십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나는 나의 호연지기를 잘 기른다.”

그렇다면 호연지기란 무엇인가? 맹자는 이에 대해 “기(호연지기)는 지극히 크고 지극히 굳세니 곧은 마음으로 길러 해침이 없으면 천지간에 가득 찬다. 기가 되는 것은 도(道)·의(義)와 합해서 돕는 것이니, 이것이 없으면 기가 결핍하게 된다. 기는 의를 모음으로써 자연히 생기는 것이지 의가 엄습하여 취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즉 호연지기란 가장 광명정대(光明正大)하고 가장 굳센 것으로, 정직함으로 배양하되 파괴하지 않으면 천지간에 가득 찰 수 있다. 호연지기는 도·의와 서로 배합해야 한다. 만약 도·의를 잃는다면 호연지기도 따라서 사라진다. 호연지기는 오랫동안 도·의를 따르고 실행함으로써 이룰 수 있는 것이지 결코 일시적으로 의를 행한다고 해서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기르기는 어렵지만 파괴하기는 쉬우니,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곧 끝장난다.

호연지기를 기르면 마음이 바르게 되고, 몸이 바르게 되고, 주변이 바르게 되고, 조정이 바르게 되고, 천하가 바르게 된다. 이를 실증하는 예시가 있다. 바로 천고에 가장 뛰어난 제왕 당태종이다. 당태종은 하늘을 받들고 도를 중시해 몸을 닦고 덕을 길렀으니, 동판을 거울 삼아 의관을 정제(整齊)했고 역사를 거울 삼아 흥망을 알았고 남을 거울 삼아 득실(得失·얻음과 잃음)을 알았다. 그는 수(隋) 왕조의 흥망을 목격했기에 자신은 물론 신하들이 멸사봉공(滅私奉公)의 정신으로 청렴하고 광명한 정도를 걷게 했다.

당태종은 조정의 높은 곳에 거했지만 마음은 늘 백성들에게 있었고, “물은 배를 띄울 수 있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경구를 한시도 잊지 않았다. 또한 그는 겸허하기가 골짜기처럼 깊었고 “나를 거스르는 자는 나의 스승이고, 나를 따르는 자는 나의 적이다”라는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현실에 적용함으로써 인재가 운집했고 또 그들은 각자 능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천재(天災)를 만나면 먼저 자신의 잘못으로 돌리고 하늘과 신에게 빌었으며 전국적으로 대사면령을 내렸다. 당태종의 선정으로 백성은 편히 생업에 종사하고 사회가 안정되고 천하가 태평하고 사해만방(四海萬邦)이 복종했다.

당태종이 ‘마음이 바르면 천하가 바르게 된다’는 도리를 몸소 입증해 보인 일화가 있다. 바로 사형수와의 약속이었다. 정관 7년 섣달 태종이 조정 감옥을 시찰하는데 그곳에 사형수 390명이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삼부주(三復奏·사형 판결 후 상소를 3번 함) 또는 오부주(五復奏·사형 판결 후 상소를 5번 함)를 거치고도 사면을 받지 못한 자들이었다. 하지만 태종은 설 명절을 이유로 그들을 일시 풀어주어 설을 쇠고 이듬해 추수가 끝난 후 돌아와 처벌받게 했다. 당태종의 시혜(施惠)에 감복한 사형수들은 이듬해 9월 초나흗날 한 명도 빠짐없이 다 돌아왔다. 사형수들은 약속을 지켰기 때문에 모두 사면됐다!

호연지기를 기르면 태산이 무너져도 태연자약할 수 있다(泰山崩於前而不改色).  남송의 승상(丞相) 문천상(文天祥)이 원나라 군에 패하고 사로잡혀 3년 2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이 기간에 원나라 조정에서는 그가 남송을 버리고 원나라를 섬기게 하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회유했다. 당시 원세조 쿠빌라이가 직접 문천상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설득했으나 그는 끝내 거절하고 죽음을 택했다. 향년 47세였다. 그는 그렇게 만고충절의 표상이 됐다.

그는 자신의 옷에 이런 글을 남겼다.

“공자는 인(仁)을 이루라 하시고 맹자는 의(義)를 취하라 하셨네.
충의(忠義)를 다해야 인이 성취될 터.
성현의 글을 읽고 무엇을 배웠던가?
이제 다시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

문천상은 옥중에서 ‘정기가(正氣歌)’를 지었다.

“천지에 정기(正氣)가 있어 만물에 다양한 형체 부여하나니. … 이 정기 천지에 가득하고, 당당하고 장렬함이 만고에 존속하리니. 이 정기 해와 달을 꿰뚫는데 어찌 생사 따윌 따지랴? 대지를 매다는 밧줄도 이것에 기대 지탱하고, 하늘을 떠받치는 기둥도 이것에 기대 존립한다. 삼강(三綱)도 이것에 명줄이 매여 있고, 도의(道義)도 이것을 뿌리로 삼는다.”

그는 또 ‘영정양을 지나며(過零丁洋)’라는 시에서 “자고로 죽지 않는 이  뉘 있으리오? 단심을 남겨 역사를 비추리라(人生自古誰無死, 留取丹心照汗青)”라고 했다. 이 두 구절은 염황자손(炎黃子孫·중국인)들에게 대대로 영향을 미쳐 민족 대의를 위해서는 죽음도 불사하게 했다.

청나라 때 건륭황제는 문천상에 대해 “충성스러운 마음은 일시적인 충동이 아니라 오랫동안 힘써 이룬 호연지기에서 나온 것인바, 해·달과 더불어 빛을 다툰다. 이 인인지사(仁人志士)는 천하에 대의를 펼치고자 하는 자라 성패이둔(成敗利鈍·성공과 실패, 행과 불행)으로 그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천고영웅 장개석은 문천상에 대해 “전체 중화민족의 정신과 인격을 대표하고, 모든 민족을 위해 만고에 이어질 영광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렇다면 호연지지는 어떻게 기르는가? 명대의 대유학자 왕양명(王陽明)의 ‘전습록(傳習錄)’에 이런 대화가 있다. 한번은 제자인 육징(陸澄)이 양명에게 물었다. “어떤 사람이 밤에 귀신을 두려워하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왕양명이 대답했다. “그가 평소에 ‘집의(集義·의를 좇으며 호연지기를 기름)’하지 못해 마음에 흠결이 있기 때문이다. 평소 행하는 바가 신명(神明)에 부합한다면 어찌 두려움이 있겠느냐?”

여기서 보다시피 호연지기를 기르는 첫 번째 요건은 신명에 부합하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늘 “머리 석 자 위에 신명이 있다”고 한다. 신(神)은 언제 어느 곳에서나 늘 존재한다는 말이다. 우리의 일사일념(一思一念)과 일언일행(一言一行)이 신이 규정한 윤리도덕에 부합하기만 하면 신은 곧 우리에게 하늘을 가득 채울 큰 용기를 줄 것이다. 우리 일신(一身)에 정기(正氣)가 충만하면 귀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삿된 것을 믿지 않을 수 있다!

그다음으로는 맹자의 수양론인 집의(集義)를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도의(道義)에 부합하는 것이다. 도의란 유가에서 말하는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 불가에서 말하는 선(善), 도가에서 말하는 진(真)이다. 달리 표현하면 도의란 옳고 그름, 선과 악, 바르고 삿됨을 가늠하는 표준이다. 도의에 부합하는 일이 바로 옳은 것이고 선한 것이고 바른 것이다. 오래도록 도의에 따라 처신하면 정기가 충만해질 것이다!

세 번째는 내성(內省), 즉 자기 성찰이다. 왕양명은 “일반인의 마음은 때와 얼룩으로 찌든 거울과 같아서 반드시 힘껏 긁고 문질러 깨끗하게 해야 한다. 완전히 깨끗해진 뒤에는 미세 먼지가 앉더라도 곧바로 알고 털어내기 때문에 다시는 힘들일 필요가 없다. 여기에 이르면 인(仁)의 본래 모습(體)을 안 것이다”라고 했다. 자기 일신의 정기를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끊임없이 스스로 성찰하고 허물을 찾고 고치고 착해지는 것이다. 이렇게 끊임없이 반복하면 정기(正氣)가 몸 안에 존재해 사기(邪氣)가 침범할 수 없게 된다.

중국 공산당이 중국을 통치한 70년은 무신론, 계급투쟁, 진화론으로 중국인들의 정신(正信 바른 신앙)과 정념(正念)을 소멸한 기간이었다. 중국 공산당은 50여 차례에 걸친 피비린내 나는 잔혹한 정치운동을 통해, 특히 파룬궁(法輪功)에 대한 20여 년에 달하는 잔혹한 박해를 통해 기개와 지조의 맥을 끊어버렸다. 그 결과, 사람들의 마음은 마귀처럼 변해 부패하고 타락했으며 정기(正氣)가 깡그리 사라져버렸다. 지금 많은 중국인의 머릿속에 가득 찬 것은 먹고 마시고 바람피우고 노름하려는 생각과 약고 교활한 마음이다.

지난 5천 년 중화문명의 역사를 돌아보면 영웅호걸이 끊이지 않고 나타났다. 난세에 태어난 영웅들은 칼을 들고 각축을 벌이면서도 호탕한 기개를 뿜어냈고, 치세에 태어난 충신들은 목숨을 아끼지 않고 간언함으로써 의로움이 하늘을 찔렀다. 조정에 있든 재야에 있든, 문신이든 무장이든 그들의 정념정행(正念正行)은 거대한 위력을 발함으로써 높은 산이 우러러보고 해와 달이 빛을 더했다. 만약 모든 중국인이 이들 천고영웅의 기개와 의로움을 흡취해 정념정행할 수 있다면 사악한 것들은 숨을 곳이 없어질 것이고 신의 땅 중국에는 반드시 휘황찬란한 문화가 다시 꽃필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