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숨통 죄는 中당국…최종 타깃은 ‘마윈 배후 세력’

리무양(李沐陽)
2021년 03월 21일 오후 12:04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8

최근 며칠 동안 그의 알리바바에 불리한 소식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알리바바가 소유하고 있는 신문·방송 관련 지분을 모두 매각하라는 지시를 중공 당국으로부터 받았고, UC 브라우저는 중국 안드로이드 앱스토에서 사라졌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UC 브라우저, 중국 내 앱스토에서 퇴출

로이터통신은 16일 알리바바의 인터넷 브라우즈인 ‘UC브라우저’가 여러 앱스토어에서 퇴출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UC 브라우저를 기존처럼 검색해 다운받을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중앙(CC)TV의 소비자 고발프로그램 3·15완후이(晩會)가 UC브라우저가 가짜 의약품 광고를 내보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 이유는 분명 사람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 중국에는 가짜 의약품 사건이 남발하기 때문다. UC 브라우저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에서 가장 큰 검색 엔진 바이두의 가짜 약 광고는 더더욱 현란하다. 대학생 웨이쩌시(魏則西)가 가짜 약물 때문에 사망한 것도 바이두에서 추천한 가짜 의약품을 믿고 치료 시기를 놓쳤기 때문이다. 중공 최고의 나팔수 매체 CCTV도 가짜 약 광고가 넘쳐나지만 당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UC브라우저가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 퇴출된 것은 가짜 의약품 광고 때문이 아닐 공산이 크다. 적어도 주요 사유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당신이 할 수 있다고 하면 할 수 있고 안 되는 것도 할 수 있으며, 당신이 하면 안 된다고 하면 못 하고 할 수 있는 것도 못 한다’는 말이 유행한다. 그렇다면 UC 브라우저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왜 퇴출당했을까? 이것은 그 배후의 실력자와 무관하지 않다.

UC브라우저는 알리바바가 소유하고 있고, 알리바바 창업자인 마윈이 당국의 단속을 받고 있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의 움직임은 당국의 조치에 협력해 알리바바를 쪼개는 것이다.

알리바바가 미디어 업계에 광범위하게 진출한 게 화근

베이징 당국이 알리바바에 신문·방송 관련 지분을 모두 매각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보도했다. 여기에는 알리바바가 투자한 각 내외신, 방송, 소셜네트워크 등 수많은 매체가 포함된다.

알리바바의 미디어 산업은 TV, 신문, 인터넷 사이트, 소셜미디어는 물론 영화, 광고 등을 아우르고 있다. 또 공산당 기관지 신화통신과 같은 막강한 선전 매체와 저장성·쓰촨성 등의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신문 그룹과도 합자 또는 협력 관례를 구축했다.

알리바바가 인수한 미디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것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다. 2015년 마윈은 2억 6,541만 달러를 투자해 이 홍콩 영자신문의 지분 100%를 확보했다.

알리바바는 또 중국 최대 경제지 제일재경(第一財經)의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고, ‘중국판 트위터’로 알려전진 웨이보(微博)의 지분 약 30%(시가총액 35억 달러), 중국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동영상 플랫폼인 빌리빌리 지분 6.7%(시가총액 26억 달러), 망고TV(芒果超媒) 5%(시가총액 8억 1,900만 달러),  펀중미디어(分眾傳媒) 5.3%(시가총액 12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

또 앤트그룹도 막대한 미디어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중 과학기술 매체 36 크립톤(36氪·36kr) 지분 16.2%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 상장된 디지털 미디어로, 알리바바의 지분은 약 2,500만 달러에 달한다. 한때 차이신(財新) 미디어의 지분도 5.62% 보유한 적이 있지만 2019년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차이신은 중국에서 신뢰받는 언론 중 하나다.

알리바바가 언론사 지분을 매각해야 할 두 가지 이유

이렇듯 마윈의 알리바바와 앤트그룹이 보유한 미디어 산업 규모는 엄청나다. 알리바바는 성명을 통해 이들 회사에 투자한 목적은 사업 업그레이드를 위한 기술 지원으로, 알리바바의 핵심 전자상거래 사업과의 비즈니스 시너지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성명은 또 알리바바는 이들 회사의 일상적인 운영이나 편집 업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알리바바가 성명을 낸 것은 긴장감을 감지한 뒤 급히 해명하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무엇을 해명하려 할까? 분석해보면 당국이 알리바이의 매체 산업을 분리하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표면적인 이유로, 시장 독점을 막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층적인 이유로, 알리바바와 마윈을 완전히 분리하는 것이다. 알리바바를 분해하는 동시에 마윈 배후에 있는 장쩌민 전 당서기와 쩡칭훙 전 국가부주석 세력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반독점? 핑계일 뿐, 마윈과 알리바바의 완전 분리가 목적

먼저 첫 번째 표면적 이유인 반독점부터 보기로 하자.

얼마 전, 중공 당국은 12개 중국 기업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처벌했다. 이들 기업에 50만 위안(약 8,600만원)씩 벌금을 부과했다. 그러나 이 12개 기업 중에 알리바바는 포함되지 않았다.

알리바바를 포함하지 않은 데는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한다. 하나는 알리바바가 문제가 없어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알리바바에 무거운 처벌을 내리기 위해 단독으로 처리하기 위함이다.

과연 어떤 상황일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2015년 퀄컴에 부과한 벌금 9억 7,500만 달러를 넘어서는 기록적인 과징금을 알리바바에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한 당국은 알리바바에 플랫폼 입주 업체에 다른 플랫폼과 동시에 거래하지 못하게 하는 ‘양자택일’ 규정을 없앨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기사에는 다른 표현도 있었다. 베이징의 고위층의 사고방식을 잘 아는 관리의 말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설립자인 마윈과 선을 긋고, 중공의 지시를 더욱 바싹 따르기만 하면 알리바바에 대한 처리 방법과 규제 계획이 완화되고 온건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베이징 당국은 중국 가정과 전 세계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학기술계의 거대 기업을 무너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마윈은 2019년 알리바바 회장직에서 은퇴했지만 여전히 이 회사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 기사는 이미 문제를 잘 설명하고 있다. 알리바바에 엄청난 과징금을 매기겠다는 소문은 속임수에 불과하다. 알리바바와 마윈의 관계를 완전히 끊어버리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익명의 이 관료의 말투로 볼 때 알리바바가 마윈과 진정으로 관계를 끊는다면 처벌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한마디로 이 상황은 항장(項莊)이 검무를 추는 의도가 유방(劉邦)을 죽이는 데 있는 것과 같다. 겉으로는 반독과점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마윈을 몰아내고 숙청하는 것이다. 이 또한 심층적인 원인과 관련된다.

시진핑이 겨누는 최종 타깃은 마윈 배후 세력

잘 알려진 대로 중공이 통치를 유지하는 데는 두 가지 수단에 의지한다. 하나는 폭력 진압에 필요한 총대(槍桿子)이고, 다른 하나는 거짓 선전에 필요한 붓대(筆桿子)이다.

중공은 세력을 키워 정권을 탈취하고 역대 정치운동을 일으킨 것은 모두 거짓과 폭력의 결과이다. 국민들에게 전방위적인 거짓 선전을 하는 동시에 잔혹한 폭력 진압을 감행한다. 중공은 이 두 가지 수단을 사용하는 데 상당이 노련하다. 총대도 손에 쥐고 있어야 하고, 붓대도 쥐고 있어야 한다. 어느 것 하나도 외부인이 관여해서는 안 된다.

마윈은 장쩌민파 색채가 매우 짙다. 그의 사업은 장쩌민 시대부터 시작됐고, 장쩌민 계열과의 관계가 매우 깊다. 그의 사업이 크게 성장한 것은 후진타오 시기지만 후진타오 집권 10년 동안 장쩌민은 실권을 가지고 수렴청정했다. 알리바바나 앤트그룹은 장쩌민·쩡칭훙 집단과 지분으로 깊이 얽혀 있다.

시진핑은 취임한 후 첫 5년 임기 동안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 수백 명을 척결했다. 낙마한 관리들의 배경을 살펴보면 절대다수가 장쩌민 파벌에 속한다. 지금도 시진핑-장쩌민 간의 투쟁에 대한 각종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갈등은 시진핑 집권 2기에 더욱 뚜렷해졌다.

19차 당대회 이래 국내외에서 시진핑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2년 사이 공개적으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는 장쩌민 파벌과 관련이 있다. 시진핑 반대 세력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기회를 엿보고 있다.

마윈은 공개적으로 딱 한 번 도전했다. 2019년 5월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은 미국 측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 금융은 투기·도박의 비뚤어진 길을 걸어서는 안 되고, 금융 거품이 스스로 순환하는 잘못된 길을 걸어서는 안 되고, 폰지 사기극의 삿된 길을 걸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금융 리스크를 꾸준히 예방하고 해소해 금융 안전을 영원히 1위에 놓아야 한다고 했다.

뒤이어 마윈은 10월 24일 상하이 금융정상회의에서 “중국에는 금융 시스템 위험이 존재하지 않으며, 중국의 금융은 기본적으로 위험이 없다. (본질적으로) 시스템이 결여된 위험이다”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마윈의 이 같은 발언은 겉으로는 마윈이 공개적으로 왕치산에 맞서는 것 같지만 실제로 마윈의 배후 세력이 뒷받침해주지 않고서는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마윈 배후에 있는 장쩌민파 세력이 시진핑에 공개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 영향력은 바로 언론 보도를 통해서 형성된 것이다.

알리바바가 SCMP를 인수했기에 마윈의 알리바바가 경영권과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중공 홍콩공작위원회가 장악하고 있다. 홍콩공작위원회의 실질적 지배자는 쩡칭훙이다. 홍콩공작위원회는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中聯辦·중련판)과 동일한 기구로, 한 기구인데 간판이 두 개다.

마윈이 이렇게 많은 매체를 장악하고 있는 것은 시진핑에게는 숨은 위협이다. 이것은 중공 통치에 필요한 2개 수단 중 하나가 잘려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을 방치하면 시진핑 반대 세력이 여론을 움직이게 돼 시진핑에게는 큰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쿠데타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알리바바가 이렇게 많은 언론을 통제하는 것은 시진핑의 통치에 매우 불리하다. 알리바바가 뉴스매체와 소셜미디어를 장악해 사업에 불리한 정부 정책 결정을 바꾸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시진핑 당국이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사건’이 있다. 지난해 4월, 당시 알리바바 임원인 장판(蔣凡)이 바람을 피워 엄청난 파장이 일었다. 장판의 아내는 웨이보에 글을 올려 상대에게 경고했고, 이를 여러 중국 매체가 퍼날랐다. 하지만 이후 몇 분 만에 언론 보도나 웨이보의 댓글이 모두 삭제됐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알리바바는 웨이보의 지분 30%를 보유한 2대 주주이다. 주주 측에서 일이 벌어져 웨이보에 삭제 요청을 하면 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장판과 알리바바에 불리한 정보는 순식간에 말끔히 사라졌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당국은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 알리바바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여론을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알리바바의 미디어 산업은 언젠가는 분리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다.

2016년 시진핑은 “매체는 당의 성을 따라야 한다(媒體姓黨)”고 했다. 이는 시진핑이 매체를 당의 손아귀에 장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마윈은 상장된 미디어의 시가총액만 8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미디어 자원을 갈수록 많이 확보하고 있다. 시진핑 당국으로서는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따라서 알리바바의 미디어 사업을 분리할 수밖에 없다.

이 조치의 진정한 목적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마윈 배후 세력에 타격을 가하는 데 있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