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세계 주요국 군사력 분석① 미군

저우톈(周田)/군사전문 칼럼니스트
2021년 05월 15일 오후 11:27 업데이트: 2021년 05월 16일 오후 3:17

중국 인민해방군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증대해 미국과 패권 다툼을 벌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의 군사력으로 미군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미국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글로벌 군사 전략을 실시하고 있는 국가다. 미군은 방어 전선을 미국 본토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까지 설정해 ‘국경 밖에서’ 적을 막아낸다.

또한 미군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지만, 대체로 각 지역 안정의 수호자로서 지역적 군사 충돌을 방지하는 세력으로 여러 국가의 인정을 받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군사 동맹을 확보하고, 글로벌 전략을 실행할 역량을 갖췄으며 세계 최고의 기동력과 작전 능력을 보유한 군대를 거느리고 있다.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미국은 자체 전력만으로 부동의 1위다.

미국이 지금과 같은 군사적 지위를 굳힌 것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럽과 태평양의 주요 전투에서 모두 승리하면서부터다. 이어진 냉전 시대에는 구소련과 직접 전쟁을 벌이지는 않았지만, 자유민주 진영의 리더로서 동맹국을 이끌며 억지력을 발휘했다.

한국 전쟁(6.25), 베트남 전쟁, 테러와의 전쟁 등 세계 어느 나라보다 풍부한 실전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미군의 군사장비의 종류와 수량, 성능은 말 그대로 막강하다.

미군의 군사력 살펴보기

미국은 현역 군인이 약 140만 명이며, 예비역은 각 주방위군과 육·해·공군, 해병대 등에 편성된 인원을 합치면 총 85만 명이다. 이 외에 군무원 72만 명을 고용했다. 병력은 세계 각지 분쟁 지역이나 군사적 요충지에 주둔하고 있다.

미국 본토는 아메리카 대륙 북부에 위치해 있고 서쪽은 태평양, 동쪽은 대서양에 인접해 전형적인 해양 국가 성격을 띤다. 강력한 해군이나 미사일 전력이 없으면 미군 본토 공격은 어렵다.

미국은 북쪽으로 캐나다와 연결됐고, 미군이 캐나다 일부 지역을 직접 방어하고 있다. 남부는 멕시코와 멕시코만(灣)으로 연결돼 남아메리카 대륙과 마주 보고 있다.

알래스카는 러시아와 베링해협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어, 미국 본토에서 가장 위험에 노출된 지역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인구 밀도는 극히 낮다.

또한 미국은 태평양에 하와이, 괌 등 전략적인 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섬들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군의 핵심 기지 역할도 한다.

미국은 독립전쟁 이후, 본토가 외국의 제대로 된 침략을 겪은 적은 없다. 미국과 캐나다는 북대서양 조약 기구(NATO·나토) 동맹국이며, 5개국 정보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에 소속이다.

남아메리카로부터의 실질적인 위협도 거의 없다. 미국의 잠재적인 적은 모두 해외에 있다. 자국 군대를 활용해 글로벌 전략을 펼치기에 천연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미국의 기독교인 비율은 최근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3분의 2를 차지하며, 미국 대통령은 신에게 나라를 지켜달라고 기도한다. 종교가 직접 군사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아니지만, 건전한 종교의 보급은 국민 통합과 국난 극복에 유리한 조건이다.

미국의 2020년도 국방 예산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39%인 7405억 달러로 국방 예산 순위 2위부터 11위까지 국가의 국방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다.

미국의 GDP는 약 21조8500억 달러로 세계 1위이며, 1인당 GDP는 6만5895달러가 넘는다. 강력한 경제력은 미군 운용에 들어가는 막대한 경비 지출을 가능하게 한다.

과학기술과 제조업 역시 미국의 강점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최첨단 무기를 개발, 생산하고 있으며 동맹국에도 이를 공급해 자유민주진영의 수호자 역할을 한다.

강력한 군사력을 지녔지만, 이를 제어하기 위한 장치들도 비교적 발달돼 있다. 육해공군 통수권자는 국민의 선거로 뽑힌 민선 대통령이며, 그의 권력은 성숙한 의회의 통제를 받고 있다.

미군은 독자적인 전력과 정보력에만 의지하지 않고 나토, 파이브 아이즈, 상당한 정보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일본과 광범위한 분야에서 서로의 장점을 공유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관계에 있다.

이 같은 정보력과 관리능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주요 군사 활동을 상당 부분을 주도하고 있다.

미군은 미국 본토와 북미대륙을 담당하는 북부사령부, 남미대륙을 담당하는 남부사령부 외에 나토와 함께 유럽 방위를 맡는 유럽사령부, 인도태평양사령부, 아프리카사령부, 중앙사령부(중동·서아시아·남아시아 일부) 등 총 6개 지역별 통합 전투사령부를 설립 운영 중이다. 이런 병력 배치의 글로벌화로 탁월한 조기경보 및 대응, 재난 방지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 공군 전략폭격기 B-1 랜서가 일본 북부해안에서 F-16 파이팅 팰콘 및 일본 자위대 항공기들과 합동 훈련을 벌이고 있다. 2020.4.22 | 미 공군 제공

미군의 강점, ‘글로벌 전략’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군은 유럽 대륙과 일본에 장기적으로 주둔해 왔다.

미군은 나토와 공동 방위를 실시하고 있으며, 일본과도 안보 체계를 구축했다. 6.25 전쟁 후, 미군은 한국에도 장기적으로 주둔하는 등 23만 명에 달하는 병력을 전 세계 각지에 위치한 군사기지에 주둔시키고 있다.

냉전 후, 주적을 잃은 미군은 점차 군사 예산을 삭감하고 무기고를 줄였다. 10년간 테러와의 전쟁을 치른 후에야, 미군은 중국의 도전을 명백히 인식하게 됐다.

미군은 중동에서의 철수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전략 배치를 재정비하며, 연합 동맹을 강화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위협에 대응하고 있다.

미군은 수많은 해외 동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전진 기지 운영을 확보했으며, 글로벌 연동 군사 경보, 전투 대비 체계를 구축해 세계 유일의 글로벌 전략 우위를 갖게 됐다.

동맹국 대다수는 미군에 의존해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고, 군사 장비와 훈련 분야에서도 미국에 의존한다. 이는 미군의 군사행동에 대한 능동적인 협력으로 이어져 강력한 팀워크를 발휘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많은 국가들은 미군의 주둔을 희망하거나 고도의 협력 체계를 갖춰 자국의 군사비를 절감하고 미군의 억지력을 이용해 지역 안정을 추구하는 경향을 보인다.

미군 태평양 함대 소속 무인기 MQ-9과 인디펜던스급 연안 점투함 코로나도호(LCS 4)가 연합 훈련을 벌이고 있다. 2021.4.21 | 미 해군 제공

막강한 군사력의 원동력, 최첨단 군사 장비

미군의 장비는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며 물량에서도 압도적이다. 미군은 장비를 동맹국에도 제공해 연합작전의 범용성을 어느 정도 보장하고 있다.

미군은 전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모함 전단을 유지하고 있으며, 11척에 달하는 항공모함으로 글로벌 배치 능력을 확보해 지역 내 충돌에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제해권을 확보하고 육상을 타격할 수 있다.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은 중동 등 세계적 화약고에 출동해 강력한 억지력으로 일부 국가들의 군사적 모험을 여러 차례 억제했다. 항모전단 외에도 미군이 보유한 14척의 오하이오(Ohio)급 핵잠수함과 트라이던트(Trident) 미사일은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핵 타격 전력이다.

미 공군은 전투기 수량에서 세계 1위이며 초계기, 전투기, 폭격기 등 가장 완벽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미군이 보유한 5세대 주력 전투기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은 각국 주력 전투기보다 적어도 1세대를 앞선다.

또한 전략 폭격기 ‘B-1’, ‘B-2’, ‘B-52’는 전 세계 곳곳에 장거리 폭격을 가할 수 있으며, 세계 각지의 군사기지와 공중급유기의 지원으로 그 활동 범위가 더욱 확대됐다.

미 공군은 제공권 확보는 물론 스텔스 폭격기, 스텔스 전투기, ‘M-Q9’ 무인기 등 각국 방공시스템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력을 보유해 적은 미군의 공습에 대응하기 어렵다.

이 외에 ‘E-3’ 조기경보기, ‘RC-135’ 정찰기, ‘P-3’ 대잠초계기, ‘EC-130H’ 전자전기, ‘E-8’ 조기경보통제기로 완벽한 작전체계를 구축했다. 이는 세계 어느 국가도 구축할 수 없는 전력이다.

미군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해병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륙 공격함대도 상시 전진 배치돼 있다. 9척의 강습상륙함과 23척의 상륙수송함을 수시로 파견해 즉각적인 반격이 가능하고 ‘V-22’ 수직이착륙기를 이용해 공중에서 병력을 빠르게 투입한다.

미 육군은 오랜 기간 전투태세를 유지해오면서 다양한 상황을 대비해왔다. 예비역 장비도 막강해 ‘M1’ 주력탱크와 ‘아파치’ 전투헬기를 즉각 전선에 투입할 수 있다. 육군의 대표적인 광역 제압 무기인 ‘M142’ 다연장로켓 발사 시스템도 위력적이다.

새로 창설된 우주군은 세계 최대, 최첨단 위성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강력한 정찰 능력과 전쟁 상황 관리 능력을 제공한다. 미군의 우주무기는 대부분 공개되지 않아 각국은 그 규모와 위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시장경쟁 체제로 신기술과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현재와 미래 전장 요구에 따라 고성능 무기를 생산하는 군수업체들도 미국의 강대한 군사력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미군이 알래스카에서 낙하 훈련을 하고 있다. 2021.2.18 |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제공

실전에 바탕을 둔 훈련과 풍부한 경험

미군의 훈련은 모두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은 세계에서 실전 경험이 가장 풍부한 군대이며, 전문화된 군사 관리와 수준 높은 군사학교로 유능한 인재들을 배양해 각급 장교로 두고 있다.

미군은 평화 시기나, 혹은 전장에서 그때그때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전 능력을 키워왔다. 체계적인 군사 훈련 과목과 계획으로 전술적 소양과 전투 능력을 갖춘 병사들을 확보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실전에 가까운 실탄 훈련을 벌인다.

나토, 인도태평양 동맹국과의 훈련도 그침 없이 실시하고 있다. 동맹국들은 매년 실시되는 환태평양 합동 훈련(RIMPAC·림팩)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팀워크를 강화하고 미군의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하고 있다.

미군은 훈련 때마다 퇴역한 대형 함선을 실탄 사격 목표물로 제공해 각종 무기의 성능과 신뢰도를 철저하게 검증했다. 퇴역 함선을 되팔거나 해체해 재활용하는 다른 국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활용법이다. 이러한 미군의 훈련은 세계 각국에서 연구하고 모방한다.

미군은 새로운 전쟁 이론과 개념을 선도하는 군대이기도 하다. 걸프전쟁 당시 미군은 차세대 첨단 무기를 공개하고 실전에 투입했으며, 현재에는 무인기(드론), 무인함선, 무인차량, 인공지능(AI), 지향성 에너지 무기 등 미래전을 설계, 대비하고 있다.

이러한 군사력을 갖춘 미군과 중국 인민해방군과의 최대 차이점은 미군은 국가를 위해 복무하지 특정 개인, 정당을 위해 복무하는 군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는 미군이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관리가 가능한 근본적 이유다.

국민의 교육 수준과 자질 역시 미군의 강함을 유지하는 중대한 조건이다. 미국 사회의 경쟁 이념은 그대로 군대에도 도입돼 미군 내부에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우는 분위기가 확립됐다.

안정된 직업으로 삼을 수 있는 높은 급여 수준, 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을 존중하고 대접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실질적인 혜택은 미군이 최강 전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핵심적 환경 요인이다.

미군은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우주군, 해양경비대 등 6개로 나눌 수 있다. 전자인 5개는 국방부에 속해 있다. 해양경비대는 평시에는 국토안보부 소속이며 전시에는 해군의 지휘를 받는다. 다음 편에서는 군별로 살펴볼 예정이다.

– 2편에서 계속

* 저우톈은 중국 출신의 군사전문 기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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