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서방 좌파, 자신들이 탄 배를 침몰시키고 있다

스산(石山)
2022년 07월 25일 오후 1:28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0

차를 몰고 맨해튼으로 가는 도중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광고를 들었다. 낙태가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주에 거주하는 여성들에게 ‘낙태를 원한다면 뉴욕으로 오라’고 권유하는 내용이었다.

이 광고는 뉴욕주가 낙태가 금지되거나 제한되는 주의 여성들을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렇듯 낙태 문제와 민주당의 정치적 의제를 연관시킨 것으로 보아 이 광고는 상업광고가 아니라 뉴욕 주정부나 민주당의 정치광고로 보인다.

사실 낙태 이슈는 미국 민주당에는 물에 빠진 사람에게 던져진 지푸라기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년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정책들은 오히려 민주당의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 높은 인플레이션, 치솟는 에너지 가격 등으로 인해 바이든 정부에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33% 아래로 떨어져 수십 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의회와 사법시스템, 언론 등에 대한 미국인들의 신뢰도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낭패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낙태권을 보장했던 이른바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은 미국 대법원의 지난달 24일 판결로 촉발된 논란을 계기로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모으려 하고 있다. 이것이 필자가 운전하면서 들은 광고의 배경이다.

미국의 이민 문제

지난 19일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 행정부에 “추가적인 연방 자원을 즉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밀려들고 있는 남미 불법 이민자들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애덤스 시장에 따르면 최근 불법 이민자 2800여 명이 뉴욕의 ‘노숙자 쉼터’에 입소 신청을 했다. 이 쉼터는 뉴욕시의 노숙자들에게 단기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시설이다. 뉴욕은 주택난이 심각해 현재 쉼터에 약 5만 명이 임시로 머물고 있다.

뉴욕의 노숙자 쉼터에 입소하려면 원칙적으로 뉴욕주에 주소지를 둔 노숙자여야 한다. 실제로 쉼터에 머물고 있는 노숙자의 약 95%가 뉴욕시에서 왔고,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은 수백 명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남미에서 온 불법 이민자 2800여 명이 갑자기 뉴욕에 도착해 노숙자 쉼터에 들어가려 하자 뉴욕시 정부가 큰 부담을 느낀 것이다.

애덤스 시장은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 정부가 남미 불법 이민자들을 뉴욕주로 보냈다고 비난했지만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고 또 두 주의 주지사도 부인했다.

뉴욕의 일부 언론들은 난민들이 일부 비영리단체의 도움으로 뉴욕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그 단체 중 하나인 ‘마일스 포 마이그랜트(Miles4Migrants)’는 기부받은 마일리지로 항공권을 구입해 이민자들이 원하는 목적지로 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미국의 불법 이민 문제는 미국 국내 정치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 민주당은 남미 불법 이민 문제를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4년 전에 깨달았다.

좌편향된 주류 언론과 소셜미디어들은 트럼프를 겨냥해 대대적인 여론 공세를 펴고 있다.

그들은 멕시코로 가서 미국 밀입국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비참한 상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고, 차량 행렬을 조직하는가 하면 식량과 물을 제공하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표적인 이민 정책인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의 문제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트럼프가 추진한 국경 장벽 건설을 중단했다. 이어 트럼프의 ‘멕시코 대기(이민 희망자가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멕시코에 머물도록하는 정책)’ 도 중단했다.

바이든의 이 같은 조치가 각종 혼란을 불러왔지만 좌편향 주류 언론들과 빅테크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소셜미디어는 못 본 체했다.

미국 텍사스주 델리오에서 2021년 9월 17일(현지 시각) 이민자들이 멕시코와 국경을 이루는 리오그란데강을 건너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미국 언론은 이곳 국경지대에서는 아이티 등 중남미 출신 이민자 수천 명이 미국행을 꿈꾸며 노숙하고 있다고 전했다. | 연합뉴스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에서 불거지고 있는 각종 불법 이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 불법 이민자들은 새로운 정책에 따라 이민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조건 없이 풀려나게 된다.

멕시코 국경으로 들어온 난민들은 대부분 텍사스주, 애리조나주 등 남서부 주(州)에 남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이 문제는 다른 지역으로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이민자 2800명을 수용한 뉴욕은 더는 감당할 수 없게 됐다. 2021년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과한 이민자 수는 160만 명에 달하고, 이 사람들은 대부분 남서부 주에 머물고 있다. 텍사스주와 애리조나가 받는 압박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바이든 정부의 이민정책, 특히 남서부 각 주에서 시행되는 이민정책은 미국 내 큰 정치적 문제로 떠올랐다. 그렉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더그 듀시애리조나 주지사는 “백악관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만든 문제에 더 다가가게 하겠다”며 주정부의 자원을 활용해 불법 이민자 일부를 워싱턴DC로 보냈다.

텍사스주는 지난 5월부터 불법 이민자를 워싱턴DC로 보내기 시작했고, 7월 현재까지 버스 65대에 실어 보냈다. 애리조나주도 버스 14대를 이용해 2500여 명을 워싱턴에 보냈다.

텍사스주 언론에 따르면 주정부는 워싱턴DC에 가기를 원하는 불법 이민자 약 3만 명을 버스 900대를 동원해 보낼 예정이다. 워싱턴 DC의 인구가 60만 명도 안 되는데 갑자기 3만 명이 몰려들면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공화당이 집권하고 있는 텍사스주와 애리조나주가 이민자들을 민주당이 집권하는 주에 보내려는 것은 민주당의 이민정책에 불만이 있어서다.

고유가 문제

미국인들은 지금 또 다른 문제에 직면했다. 바로 고유가 문제다.

이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신에너지 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원유를 운송하는 키스톤XL 송유관 사업을 취소하고, 국립야생보존지역에서 석유와 천연가스 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는 유럽 좌파의 이른바 신에너지 정책에 완벽하게 부합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날 캐나다 앨버타주 오일 샌드 유전지역에서 미국 텍사스주 정유시설까지 하루 83만 배럴의 원유를 운반하는 1897km에 달하는 송유관 건설 사업(키스톤XL 프로젝트)을 취소했다. 사진은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건설을 위해 준비한 파이프들이 노스캐롤라이나주 개스코인 외곽에 방치돼 있는 모습. | Andrew Burton/Getty Images

미국이 이른바 청정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화석연료 기업에는 연방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연방 소유 토지에서 신규 시추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지난 2년간 화석연료 신규 투자가 크게 줄었다.

미국은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나라다. 셰일오일 외에도 알래스카와 북극권 유전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미국이 유럽의 신에너지 전략을 따른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현대 신좌파는 유럽에서,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서 먼저 부상했다. 독일은 1990년대부터 태양광·풍력·바이오에너지 등 이른바 신에너지 시스템 개발에 전력을 쏟았다.

독일은 마지막 남은 원전 3개를 올해 안으로 폐쇄할 계획이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원전 완전 폐기’ 계획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유럽이 러시아를 제재하자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며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인도를 통해 러시아산 석유를 몰래 사들여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지금 유럽은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덮쳐 전력 소비가 늘어난 데다 올겨울에는 혹독한 추위까지 닥칠 것으로 예상돼 에너지 정책에 비상이 걸렸다. 그래서 유럽 강대국들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타협하기를 바라고 있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잃든 말든 개의치 않을 정도로 궁지에 몰렸다. 이 모든 것은 유럽의 극단적인 좌경화 정책이 낳은 결과다.

유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한 고유가 흐름이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과 유럽이 신에너지 정책을 고수하면서 석유 생산을 제한하는 데다 중동 산유국들이 미국의 증산 요구를 들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유가 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우디를 방문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사우디에 석유 증산을 요구했지만 사우디는 거절했다. 사우디는 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과 함께 OPEC+(오펙 플러스)까지 만들어 고유가로 이익을 보고 있다. 바이든의 요구를 들어줄 이유가 없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원자력이라고 말한다. 필자도 그렇게 본다. 원자력 시설의 소형화와 안전화로 기술적 측면에서는 돌파구가 마련됐지만 좌파의 비이성적인 선동에 밀려 전면 억제됐다. 소형 원자로는 이번에 이런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본다.

미국의 민주당은 그동안 온건 자본주의에 속했다. 2020년 민주당 경선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은 대표적인 사회주의자로, 남미의 쿠바와 베네수엘라 지도자들과 친분이 두텁다. 그는 결국 민주당 경선에서 낙선했다. 물론 샌더스 의원은 누군가 부정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이라는 기성 정치인을 내세웠다. 그러나 민주당 내 정책은 급진 진보세력에 휘둘리기 시작했다.

민주당이 좌익으로 돌아서게 된 배후에는 좌파 언론의 선전선동과 빅테크 기업들의 농간이 있었다.

필자는 사실 좌파를 반대하지 않는다. 좌우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균형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좌냐 우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사회성장의 총효용(Total Utility)을 중시하는 쪽은 우파이고, 소득의 균형을 중시하는 쪽은 좌파다.

심리학적으로 보면,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심리학 이론은 크게 두 파(派)로 나뉜다. 하나는 욕망을 중시하는 파이고, 다른 하나는 안정감을 중시하는 파다. 전자는 자신의 발전 의욕과 관련이 있고 후자는 인간의 두려움과 관련이 있다.

이는 중국의 음양 학설과 비슷하다. 음양에는 좋고 나쁨이 없고 단지 평형의 도가 있을 뿐이다. 음양이 합쳐져 만물이 생긴다.

현대 사회 발전 이론에 적용하면, 사회 총효용이 증가하는 것과 사회 총체적 안정감이 증가하는 것 역시 일양(一陽)과 일음(一陰)의 관계이다. 사람이 왼발과 오른발을 교차로 내디딤으로써 안정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걷는 것과 마찬가지다. 핵심은 균형이다.

그러나 지금 극좌파는 우파를 포용하지 않고 말살하려 한다. 이것이 문제다. 이 점은 공산당과 일맥상통한다. 나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 자는 곧 적이고 곧 없애버릴 대상일 뿐이다. 이는 미국 입국의 근본이자 번영의 근본인 전통적 자유주의 원칙에 크게 배치된다.

천만다행인 것은 미국 사회가 아직은 전제주의로까지 나아가지는 않아 체제적으로 여전히 되돌아올 여지가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미국은 분명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