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볼모가 된 세계 경제…중국 경제 붕괴는 필연

투마스 말리넨
2022년 09월 1일 오전 9:56 업데이트: 2022년 09월 1일 오후 1:27

필자는 여러 차례 논평을 통해 세계 경제의 문제점을 분석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 모든 문제점이 어디에서 시작됐으며 세계 경제가 왜 지금 그렇게 위태로운지 설명할 차례다. 모든 문제는 중국에서 시작됐다.

2016년 말 세계 경제는 놀라운 속도로, 말 그대로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앞서 2015년 세계 경제는 유로존이나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하리라는 명확한 징후도 없이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주저앉았는데 말이다. 2016년 말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 선행지수 분석을 통해 이러한 의문에 대한 답을 발견할 수 있었다.

2007년 1월~2020년 2월 월별 OECD 선행지수 | 자료=OECD, 중국인민은행; 그래픽=GnS이코노닉스

핵심은 중국이었다. 필자는 지난 2008~2009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지기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제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이끌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는 선행지수에서도 나타난다. 필자는 2008년 이후 중국 경기 선행지수가 유로존보다 약 2~3개월, 미국보다 3~4개월 선행하는 현상을 관측했다. 중국이 유로존과 미국의 경제를 이끌고 있었던 셈이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중국의 경기 주기는 전적으로 레버리지(차입증가)와 디레버리지(차입축소)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중국 수뇌부가 경제 부양을 위해 대출을 늘리면(레버리징) 경제 성장이 가속화되고, 반대로 대출 증가세를 완화하려 할 때면(디레버리징) 경제성장률이 둔화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시 말해 세계 경제가 중국 수뇌부의 불투명한 경제정책 결정에 달려 있었다는 것이다.

이를 2015년 글로벌 경제의 불경기와 2016년 회복에 대입하면 두 사건을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2015년 중국 지도부는 제조업 분야에서 신용대출을 까다롭게 만드는 방식의 디레버리징을 통해 중국 경제의 건전성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이러한 의도와 달리, 이 결정은 2014년부터 약세를 보여왔던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

지난 20년간 중국 경제를 뒷받침한 부동산 산업이 침체하자 중국 경제는 빠르게 악화됐다. 곧 중국 증시는 하락세로 돌아섰고 세계 경제도 이를 뒤따랐다.

자국민에게 항상 높은 수준의 경제 성장을 약속하며 통치 정당성을 확보해왔던 중국 지도부는 겁을 먹기 시작했고,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빚을 늘려가며 2016년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했다.

다만, 이때 부양책은 일반적인 국가의 부양책과는 달랐기에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이를 거의 알아채지 못했다. 중국 지도부가 ‘그림자 금융’을 통해 경기 부양을 진행했기 때문이었다.

중국 시중은행 대출과 비규제 금융기관(그림자 금융) 대차대조표 규모를 비교한 그래프 | 자료=중국 인민은행, 중국 국가통계국; 그래픽=GnS이코노믹스

그림자 금융은 은행, 증권사 등 전형적인 예금기관 밖에서 운영되거나, 좀더 느슨하게 연계된 금융 부문의 일부를 가리킨다. 다른 금융기관이나 그림자 금융 중개 시장을 통해 신용 중개 기능을 제공한다.

그림자 금융은 사실상 기업이나 기관투자가들을 상대하는 예금과 같은 은행 시스템이지만, 전형적인 형태의 예금을 받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은행 감독 및 규제나 대출 통계에서 벗어나 있다.

이러한 그림자 금융은 중국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도, 특히 부동산 분야에 그림자 금융이 존재했으며 이로 인한 금융계 전반의 부실이 2007~2009년 금융위기 등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둘의 차이는 그 규모에 있다. 미국에서 그림자 금융의 전성기였던 2006년 추정된 규모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140%였지만, 중국은 2016년 기준만으로도 중국 GDP 대비 330%에 육박했다.

물론 중국은 2016년 그림자 금융을 제한하는 대신 그 반대로 중국 내 그림자 금융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구제금융을 실행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구원’하기는 했다.

2022년 현재 중국 그림자 금융의 전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가 없다.

필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보고서를 샅샅이 뒤져봤지만, 중국 내 그림자 금융에 대한 추정치를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인민은행이 그림자 금융 추정치를 중국어로만 발표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국의 중앙은행이 다른 자료는 다 영어로 배포하면서 특정 자료만 중국어로 발표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중국의 금융 정책이 어떠하든, 필자와 여러 전문가가 5년 전 내린 전반적인 결론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은 ‘빚으로 세운 허약한 거인’이다.

중국 경제는 2007년 이후 완전히 지속 불가능한 부채를 이용한 경기 부양책으로만 유지돼왔다. 즉 중국 경제는 지속 불가능하기에 결국 파국을 피할 수 없다.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의 민간 및 정부 부채 합계를 달러로 변환한 금액과 중국의 명목 GDP를 비교한 수치. | 자료=Mbaye, Badia and Chae 2018년판, NBS; 그래픽=GnS이코노믹스

그리고 안타깝게도, 현재 중국 경제는 그 피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은 인민의 자유를 빼앗는 대신 경제 발전을 약속해왔지만, 이제는 그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됐다. 중국 경제의 붕괴는 심각한 사회 불안을 가져오고 최악의 경우에는 전면적인 봉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이것이 최근 중국 공산당이 중국인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주된 이유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중국 경제가 붕괴할 때 야기될 엄청난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을 갖기를 원한다.

이는 세계 경제에 좋은 소식이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실상 경제적으로 중국과 러시아 두 전체주의 독재정권의 볼모가 됐기 때문이다.

다만, 누구의 강요도 아닌 우리 스스로가 인질로 잡혀 들어갔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자유세계의 정치권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그들의 인질이 되면 안 된다는 교훈을 배우고 있다. 이번 기회에 이 경고를 들어야 할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들이 전달되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