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美 퇴역 장성, 바이든에 ‘6대 레드라인’ 제안… 中 협박 대응 수단

탕징위안(唐靖遠)
2021년 03월 20일 오후 4:0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18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자 중공은 강경 자세를 보이며 잇따라 미국에 레드라인(금지선)을 제시했다. 확인 가능한 기록만 보더라도 중공은 바이든 취임 후 두 달도 채 안 돼 두 차례나 레드라인을 제시했다.

한 번은 2월 22일 왕이(王毅) 중공 외교부장이 ‘대화와 협력, 갈등 통제-중·미 관계의 정상궤도 회귀 추진’이라는 주제로 연설을 하면서 제시했다. 그는 이날 “미국은 홍콩·대만·신장·티베트 등의 문제에서 중국의 주권과 안보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주미 대사 추이톈카이(崔天凱)조차 미합중국을 멸시하는 어조로 “미중 간에는 먼저 문제의 성격을 분명히해야 하고, 정책의 경계가 명확해야 하며, 레드라인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슨 레드라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일까? 사실 대만·홍콩·신장·티베트 등 4대 핵심 의제가 중공이 말하는 레드라인이다. 즉, 이 문제에서만큼은 절대로 물러설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한 번은 왕이 부장이 지난 7일 외신기자의 질문에 답할 때 제시했다. 그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정치적 토대이며 넘어서는 안 될 레드라인”이라고 주장했다.

미군, 중공에 제시하는 6대 레드라인 설정

바이든이 중공에 약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중공의 나팔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바이든의 ‘치명적 약점’을 쥐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중공은 계속해서 바이든을 어린아이 질책하듯 하고, 바이든은 일부러 바보 행세를 하는 듯하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여타 핵심 인사들은 이를 참을 수가 없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상원 청문회에서, 곧 열릴 양제츠(楊潔篪) 외교담당 국무위원과의 알래스카 회동에서 신장의 ‘인종청소(제노사이드)’ 문제를 비롯한 중국의 인권 문제를 반드시 제기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태도 표명은 분명 중공에 들려주는 것이다. 즉 중공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우리는 상관하지 않을 것이며 또 기어코 밟고야 말겠다는 뜻이다.

물론 이 대답은 진정한 반격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미군 고위층도 처음으로 중공에 레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레드라인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다.

제임스 스타브리디스(James Stavridis) 전 나토군 총사령관은 지난 7일 닛케이 아시아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의 전반적인 해상전략 기반은 중공군 정예부대에 맞서기 위한 글로벌 해상연합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 싱크탱크는 또 중공에 제시하는 레드라인을 6개 설정했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핵·생화학 무기로 미국과 동맹국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타이완과 주변 섬들을 무력으로 침범(대만 경제 봉쇄, 대만 공공인프라·기관에 대한 대규모 네트워크 공격 포함)해서는 안 된다.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나 일본군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남중국해에 인공섬을 추가로 건설해 군사 기지화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 동맹국 해군의 자유 항행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미국과 동맹국의 주권, 영토, 군사시설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

이 글이 주목받는 것은 기고자의 신분이 전 나토군 총사령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볼 때 이 같은 강력한 대응이 당분간 미국의 공식 태도를 대변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 ‘6개의 레드라인’은 사실 스타브레디스가 처음 언급한 것이 아니라 ‘더 긴 전문(The Longer Telegram): 새로운 미국의 중국 전략에 대해’라는 제목의 미국 싱크탱크 ‘애틀란틱 협의회’의 보고서에서 처음 언급했다.

지난 1월 28일 발표된 이 보고서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미국이 국가 안보를 위해 중공에 경고하는 레드라인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이다.

이 6개의 레드라인은 싱크탱크의 제안일 뿐, 바이든 정부가 수용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미 싱크탱크, 중공에 제시하는 레드라인 공개

이 레드라인을 바이든 정부가 전략적으로 활용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공개적으로 제안한 것 자체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

첫째는 미국 싱크탱크가 처음으로 중공을 겨냥한 레드라인을 설정해 공개적으로 밝힌 점, 둘째는 군 고위인사가 이 제안을 인정한다는 점, 셋째는 레드라인의 내용이 매우 구체적이어서 중공의 그것과 대조된다는 점 등이다.

이 세 가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어보도록 하자.

첫째는 이것이 싱크탱크의 조언이기는 하지만 미 정치권이 이미 중공의 확장 수법, 즉 서서히 ‘잠식’하고 ‘냄비 속 개구리’처럼 안주하게 만들어 공략하는 수법을 보편적으로 알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공의 수법은 모호하게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고, 미국이 레드라인을 설정하는 것은 그것을 강제로 선명하게 바꿔 상대방이 회색지대를 갖고 놀 수 있는 공간을 최대한 좁히는 것이다.

엄밀히 말해 이 전략은 여전히 방어적이지만 미국이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음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는 애틀란틱 협의회 보고서가 1월 하순에 발표된 후, 군 고위 관계자가 지금 나서서 힘을 실어주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에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태도로 보인다. 하지만 2개월 가까이 지나도 바이든 행정부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스타브리디스가 기고문을 통해 주의를 환기하고 “관련 요소들을 진지하게 검토했다”면서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가 작성한 관련 전략도 국방부로 보내져 검토되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이 레드라인이 서면 제안에서 정책화 과정으로 전환 중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바이든이 과연 중공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금석이다.

세 번째를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을 수 있는데, 중공의 레드라인이 피상적으로 ‘주권(主權)’을 주장하는 수준인 데 비해 미국의 레드라인에는 매우 구체적인 지표가 있다. 그중에서도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관련 지표가 가장 두드러지는데, 이는 이 두 가지 군사 이슈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분명한 표현을 쓴 것이다. 이는 중공의 군사적 확장에 쐐기를 박는 수준이다.

중공의 무력 공갈로 미 대사의 대만 방문 취소

애틀란틱 협의회가 갑자기 이런 제안을 발표한 데는 중요한 배경이 있다. 켈리 크래프트(Kelly Craft) 당시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당초 1월 13일 대만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방문 직전에 취소했다.

지난 11일 대만의 성도환구망(星島環球網)이 그 내막을 폭로했다. 정권 이양에 급급했던 미국이 중공의 군사적 위협을 받자 이 중대 위기를 처리할 정신이 없어 일정을 취소했다는 것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이 방문은 1967년 진먼(金門)에서 발생한 ‘113공중전(113空戰, 1월 13일 발생)’ 이후 가장 전쟁에 가까운 위기를 촉발했다.

크래프트 전 대사는 당초 1월 13일 오후 대만에 도착해 14일에 차이잉원 총통을 만나고, 외교학원에서 공개연설을 하고, 15일 대만을 떠날 예정이었다.

이 언론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크래프트의 유엔 주재 대사라는 특별한 신분이 지니는 외교적 상징성이 크며, 그녀의 대만 방문은 미국이 외교적으로 중화민국을 인정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고, 방문이 성사되면 예기치 못한 연쇄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중공의 판단이었다”고 전했다.

따라서 중공은 미중 양국의 군 연락 채널을 통해 미군에 ‘크래프트 전용기가 대만을 방문하면 중공 전투기가 곧바로 대만 영공에 진입해 주권을 선포할 것이고, 만약 이를 군용기로 저지하면 발포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결국 미국은 전면 검토 끝에 대만 방문을 취소함으로써 전쟁 가능성을 차단했다.

‘미국의 양보’ 진실성에 대한 3가지 관전 포인트

‘미국이 양보했다’는 소식의 진위는 현재 미·중·대만 어느 쪽에서도 공식 확인되지 않았고, 공식 확인될 가능성도 희박하다. 하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어느 정도 진실성이 있다고 본다. 미·중 양국 당사자들의 태도 변화에서 그 단서를 읽을 수 있다.

우선 크래프트의 대만 방문 취소 결정에는 곧 정권을 인수할 바이든 팀이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 이양이 임박한 시점에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중공과의 군사적 충돌을 야기하고 싶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바이든 팀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그들에게 매우 어려운 상황을 만들 수 있고, 또 충돌이 격화되면 정권 이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최대 관심사였다.

둘째, 취임 첫날부터 중공이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에 대한 제재를 선언했다. 면전에서 찬물을 끼얹은 이런 방식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후 중공은 정상적인 외교 방식의 호소 대신 여러 방면에서 잇따라 바이든에게 ‘훈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는 못 보고 못 들은 척하며 수위를 낮춰 대응했다. 중공의 이 같은 이례적인 행동은 그동안 미국이 중공의 무력 위협에 물러섰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

다시 말하면 이번에 무력 공갈이 성공한 것을 계기로 시진핑은 바이든 행정부는 종이호랑이어서 중공이 강경하게 나오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될 것이다.

나는 이 판단으로 인해 중공이 바이든을 시종 이래라 저래라 하며 함부로 다룬 것으로 믿는다. 중공의 본성은 폭력을 극도로 숭배하는 것이다. 그래서 중공은 시종일관 주먹이 센 자가 주도권을 잡는다고 믿는다. 그래서 일단 중공이 바이든은 입만 놀릴 뿐 손을 쓰지 못한다고 판단하면, 시진핑은 당연히 ‘동승서강(東昇西降·동방은 부상하고 서방은 약해진다)’의 전략적 기회가 눈앞에 와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는 폼페이오의 태도에서도 읽을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크래프트의 대만 방문을 취소했을 때 폼페이오는 크게 불만을 표시했지만 각종 압력하에서 취소 요구를 수락했다. 또 중공의 압력으로 인한 결정으로 비치지 않게 하기 위해 정권 인수인계를 이유로 자신의 유럽 방문 계획을 포함한 모든 관원들의 해외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폼페이오, CPAC 대회에서 나약한 정치인들 비판

이것은 이해할 수 있다. 중공의 무력 위협에 물러섰다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체면이 설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폼페이오는 나중에 보수정치행동대회(CPAC) 연설에서 이렇게 하면 반드시 전쟁을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사실이 그들이 전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중동과 이스라엘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지금 이 말에는 숨은 뜻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사건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폼페이오는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기보다는 일부 정치인들이 근시안적이고 나약하다고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중공은 정말로 전쟁을 벌일 담력이 있었을까? 크래프트의 대만 방문 계획은 중공으로서는 돌발 사건이어서 전쟁을 준비할 충분한 시간이 없었다. 게다가 중공이 일단 전쟁을 벌이면 미국의 정권 이양이 일시 중단될 위험을 감당해야 한다.

우리가 시간 순서로 볼 때 미국이 1월 13일 중공의 무력 위협에서 물러섰고, 보름 뒤 애틀란틱 협의회가 보고서를 냈다. 따라서 인도·태평양 지역 전체에서의 군사행동의 레드라인을 처음 제안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중 충돌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어떤 경우에 군사옵션을 채택할 것인지, 어떤 경우에 평화 방식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이 분명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공은 무력 공갈이 한 번 성공하면 재차 삼차 시도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당면한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이다.

블링컨 국무장관, ‘레드라인’ 무시하고 대만을 ‘국가’로 호칭

최근 블링컨 국무장관과 오스틴 국방부장이 한국과 일본을 방문했다. 브링컨 장관은 양국을 방문한 후 미국으로 돌아가 양제츠를 만나고 오스틴은 인도를 방문한다.

블링컨과 오스틴은 이례적으로 15일 동시에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동맹국들에 단합해 중공에 맞설 것을 호소했다. 그들은 이번 방문은 미국과 우방 및 파트너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행보이며, 동맹이 단결하면 중국의 도발과 위협에 대한 반격의 힘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동맹 재건을 운운하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스스로를 미화하는 것일 뿐이다. 바이든이 처음으로 쿼드 안보대화에 참석하든, 블링컨과 오스틴이 처음으로 해외 방문을 하든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 틀 안에 들어 있다. 특히 안보연합체인 쿼드(미·일·인도·호주)가 느슨하고 단순한 장관급 대화 모임에서 국가 지도자급의 실질적인 연합체로 격상된 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주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중요한 전략적 유산이다. 폼페이오가 크래프트의 대만 방문을 결정하고도 중공의 무력 공격을 두려워하지 않은 가장 주된 전략적 요인은 이 쿼드일 것이다. 또 한국이 이 개방 체제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바이든은 국내 의제에서는 트럼프의 정책은 대부분 반대하지만 국제 외교 전략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트럼프와 폼페이오의 외교 전략이 중공의 정곡을 찔렀음을 의미한다. 이 점에 대해서는 바이든 팀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어 블링컨 장관에 대해 간단히 언급하고자 한다.

블링컨 장관은 대중(對中) 정책에 있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블링컨의 강경한 태도는 아직 구두에 머물러 있지만 최소한 중공이 거듭 강조하는 레드라인을 공개적으로 밟으며 대만을 ‘국가’라고 불렀다.

매체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의제에 대한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10일)에서 대만의 WHO 복귀를 지지하고, 또 곧 개최될 세계민주정상회의에 대만 지도자가 참석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대만은 강력한 민주국가”라는 데 동의했다.

그는 “대만은 자국민만이 아니라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 국가”라며 “코로나19가 좋은 예”라고 말했다.

이 같은 메시지는 바이든 행정부가 곧 대만을 승인한다는 것일까? 분명 아니다. 브링컨은 바이든이 취임하자마자 재확인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거역할 수는 없다. 비외교적인 자리에서 대만을 국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대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과는 별개다. 전자가 중공을 불쾌하게 할 수는 있지만,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

아울러 블링컨이 대만을 WHO로 복귀시키거나 국가 수반만이 참가할 수 있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에 차이 총통을 참여시킨다면 중공이 정말로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바이든은 약세, 부하는 강세

바이든 행정부에서 흥미로운 현상을 볼 수 있다. 바이든이 중공에 약하게 대응하니 부하들이 강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바이든의 비서실장 론 클레인은 워싱턴 정가에서 ‘클레인 총리’로 불리고, 블링컨이 바이든보다 중공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따라서 바이든의 명망과 능력으로는 이렇게 막강한 부하들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블링컨의 대외 정책은 벌써부터 바이든과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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