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中 상무위원 인선…시진핑 의중 속 후계자는?

왕허(王赫)
2022년 10월 26일 오후 2:49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09

23일 중국 공산당 시진핑 3기 지도부 인선이 공개되자 중국 학자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다수 전문가들의 예측과는 달리 올해 초 푸틴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처럼 상식과 전례를 뛰어넘은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중국 공산당 당국의 비이성적 요소가 급상승하고, 기존의 게임 룰이 깨지고, 정치 판도가 재편되고, 당내 계파들이 형태를 바꿔 암투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필자는 새로운 상무위원 인선에 대해 분석하고자 한다.

왕후닝·자오러지는 견제의 대상

상무위원 7명 중 왕후닝(王滬寧) 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자오러지(趙樂際) 중앙기율위 서기가 유임된 것은 시진핑에 복종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진핑을 위해 계책을 내놓거나 시진핑의 정적을 제거하는 데 힘썼다.

그런데도 시진핑은 이들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시진핑이 새로운 지도부를 이끌고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는 순서를 보면, 자오러지와 왕후닝은 각각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자리는 모두 실권이 없다.

시진핑은 지난 임기에도 이들을 썼지만 경계를 늦춘 적이 없다. 예를 들면 중앙당교 교장은 중앙서기처 서기가 겸임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시진핑은 왕후닝 대신 자신의 측근인 당시 중앙조직부장 천시(陳希)가 겸임토록 했다. 또 신설된 국가감찰위원회 주임은 중앙기율위 서기가 겸임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시진핑은 자오러지 대신 자신의 심복 양샤오두(楊曉渡) 중앙기율위 부서기가 겸임하도록 했다.

새로 상무위원에 입성한 리창, 차이치, 딩쉐샹, 리시신 등 4명은 모두 시진핑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에 속한다. 리창은 서열 2위로 국무원 총리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부총리가 총리직을 승계하는 관례를 깨는 것이고 또 리창은 중앙정부 근무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인사로 평가된다.

시진핑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우선 시자쥔에는 이 자리에 적합한 스펙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이런 파격적인 인사를 통해 ‘모든 결정권은 나한테 있으니 따르기만 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국제 언론들이 “시진핑의 1인독제 체제가 완성됐다”, “누가 총리가 되든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경제 정책은 더 이상 전문 관료가 수립하지 않고 ‘정치’에 굴복할 것이다” 등의 평가를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시진핑의 잠재적 후계자는 딩쉐샹

그동안 관심을 끌었던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당서기는 왜 탈락했을까?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시자쥔 구성과 시진핑의 속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5년 전 19차 당대회 지도부 명단이 공개됐을 때 홍콩의 한 언론은 시자쥔이 ‘신4군(新四軍)’으로 구성됐다고 주장했다.

△천민얼 충칭시 서기와 리창 상하이 서기 등을 대표로 하는 저장(浙江)성 출신의 ‘즈장신쥔(之江新軍)’ △천시 중앙조직부장과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석을 대표로 하는 푸젠성 출신의 ‘민장신쥔(閩江新軍)’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리시(李希) 광둥성 당서기, 장유샤(張又俠) 중앙 군사위 부주석 등을 대표로 하는 시진핑의 동향인이나 그의 가문과 인연이 있는 산시(陝西)성과 간수(甘肅)성 관료들로 구성된 ‘신시북군(新西北軍)’ △상하이방에서 넘어온 ‘푸장신군(浦江新軍)’ 등이다.

이 밖에 새로 편입된 위안자쥔(袁家軍) 저장성 당서기, 장궈칭(張國清) 랴오징성 당서기, 마싱루이(馬興瑞) 신장위구르자치구 당서기 등 항공우주 전문가로 구성된 ‘군수공업계(大軍工系)’도 있다.

시진핑은 이렇게 잡다한 그룹 가운데서 상무위원을 어떻게 골랐을까? 상무위원 명단을 보면 딩쉐샹이 잠재적 후계자로 보인다.

우선 나이로 보면 차이치(66세), 리시(66세)는 5년 후 임기가 끝난다. 리창(62세)은 5년 후 유임될 수도 있고, 딩쉐샹(60세)은 5년 후 21차 당대회에서 분명히 살아남을 것이다.

둘째, 딩쉐샹은 경력으로 볼 때 왕후닝에 이어 중앙서기처를 맡는 것이 더 적합하지만 시진핑은 국무원 제1부총리로 배치했다. 딩쉐샹을 후계자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셋째, 천민얼(62세)을 상무위원에 들여놓지 않았다. 이는 ‘후계자 경쟁’을 피하기 위한 특별한 ‘배려’로 보인다. 둘 다 상무위원에 올려 놓으면 21차 당대회 때 시자쥔 내부에서 난투극이 벌어지지 않겠는가?

국제 주류 언론들은 ‘새로운 상무위원 중 잠재적인 후계자가 될 인물은 한 명도 없다’며 딩쉐샹의 경우 지방 지도자 경험이 없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정확한 지적이다. 그러나 시진핑은 분명 해결책이 있을 것이고, 만약 딩쉐샹이 키울 만한 재목이라면, 즉 시진핑의 기대에 부응한다면 잠재적 후계자에서 확실한 후계자로 떠오를 것이다.

퇴장한 후진타오…공청단 파벌의 전멸

20차 당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주석이 끌려 나가듯 퇴장하는 모습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해외 언론이 공개한 동영상과 사진을 보면 후진타오가 퇴장한 것은 건강 때문이 아니라 리잔수와 다투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왜 다투었는지는 미스터리다.

폐막식 후 발표된 차기 중앙위원회 명단에는 리커창 총리와 왕양(汪洋) 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없었다. 리커창이 탈락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지만, 왕양까지 탈락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새로운 상무위원 명단이 발표되기 전에 공청단파 가운데 리커창과 왕양이 물러나고 후춘화가 상무위원에 입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후춘화가 중앙위원 명단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1중전회 공보가 나오자 후춘화는 정치국 위원에도 들지 못했다. 공청단파가 전멸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 역사에는 항상 ‘파벌주의(山頭主義)’ 문제가 있었다. 마오쩌둥은 ‘파벌을 인정하고 약화하는’ 정책을 택했다. 그는 1973년 덩샤오핑에게 8대 군구 사령관을 맞바꾸게 함으로써 군 사령관의 군 장악력을 약화시켰다.

덩샤오핑이 정권을 잡은 이후 중국 공산당은 과두정치(寡頭政治) 체제로 바뀌어 태자당(혁명 원로 2세), 공청단파, 장쩌민파가 정국을 주도했다.

시진핑은 지난 10년 동안 반부패 캠페인을 통해 장쩌민파에 큰 타격을 입혔고 공청단파도 약화시켰다. 시진핑의 목표는 다른 파벌을 없애는 것이다. 20차 당대회의에서 그는 마침내 소망을 이루었다.

정치국 위원수는 원래 25명이었지만 후진타오가 폐막식에서 끌려 나가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후춘화가 전격적으로 탈락되고 24명만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시자쥔 일색이 됐다. 그들 가운데 ‘두 얼굴을 가진 자’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맺음말

시진핑의 정치적 야망은 마오쩌둥·덩샤오핑을 넘어섰지만, 시진핑의 경륜과 명망, 공적, 능력, 세력 등은 마오쩌둥과 덩샤오핑에 비길 바가 못 된다. 시진핑의 지나친 야망이 자기 자신을 전례가 없는 대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제 궤멸의 위기에 처한 반대 세력은 시진핑을 일격에 무너뜨릴 기회를 노릴 것이다.

또한 공산당 안팎에서나 국내외에서나 모두 시진핑 당국과 중국 공산당에 대한 환상을 버렸다. 중국 공산당을 해체하기 위한 공산당 조직 탈퇴 운동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고, 미국은 대만해협에서 일어날 전쟁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20차 당대회가 중국 공산당과 시진핑의 멸망을 재촉하는 게 아닐까.

*이 기사는 저자의 견해를 나타내며 에포크타임스의 편집 방향성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