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걸려 물 안 마시는 할머니 위해 ‘물방울 젤리’ 개발한 손자

믿었던 주인 손에 안락사 보호소 끌려가며 안간힘으로 버티는 강아지

피오나 윈
2019년 06월 20일 오전 11:34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33

치매 걸린 할머니가 물 마시는 걸 잊어버려 탈수로 입원하자, 손자는 ‘젤리 물방울’을 발명했다.

최근 영국 런던의 로열 아트 대학교에서 디자인 엔지니어링을 전공한 대학생 루이스 혼비(Lewis Hornby)는 젤리 드롭(Jelly Drops)을 개발·발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젤리 드롭(Jelly Drops), 우리말로는 젤리 방울 또는 물방울 젤리라고 불리는 이것은 식용수를 담은 젤리다. 색감이 화사하고 예쁠 뿐 아니라 맛있고, 먹으면 체내 수분을 유지할 수 있다.

사실 루이스에게는 이같은 물방울 젤리를 발명한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치매를 앓는 할머니 때문이다.

어느 날, 치매가 심한 루이스의 할머니는 물 마시는 것을 잊어버렸고 탈수로 병원에 입원하기까지 했다. 할머니는 꼬박 24시간이 지나서야 의식을 회복했다.

고통스러워하는 할머니와 그 곁을 지켜야 하는 가족들을 본 손자 루이스는 어떻게 하면 할머니가 물을 섭취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실제 많은 치매 환자가 물을 마시는 방법이나 물이 있는 곳을 잊어버리곤 한다. 물을 마시기 위해서는 뇌가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를 보내야 하는데, 치매가 발병하면 이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치매 환자가 탈수 위험이 큰 이유다.

또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치매 환자도 많은데, 이들은 고형의 음식물보다는 오히려 액체를 더욱 섭취하기 어려워한다.

루이스는 치매 심리학자, 의사와 상의하고 일정 기간 간호 가정에서 머무르며 해결 방안을 연구했다.

그렇게 5개월이 지났다. 루이스는 자신의 졸업 작품으로 물방울 젤리를 내놓았다.

루이스가 성공적으로 발명한 물방울 젤리의 성분은 90%가 물이다. 나머지는 스포츠음료 성분 중 하나인 전해질이라 수분 보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장점은 보기만 해도 예쁘고 맛있게 생겼으며, 간식처럼 손쉽게 먹을 수 있다는 것. 사탕 같이 알록달록하게 생긴 덕분에 치매 환자들이 거부감 없이 쉽게 먹을 수 있다.

실제 루이스는 물방울 젤리의 개발 직후 자신의 할머니에게 이 젤리 상자를 선물했다.

10분 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할머니는 그 자리에서 젤리 일곱 개를 먹어치웠다.

치매 할머니를 향한 사랑으로 만든 손자의 물방울 젤리는 그렇게 그 가치를 입증했다.

현재 루이스의 물방울 젤리는 영국 유명 의학 협회로부터 인정받고 성분에 관한 테스트와 추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절차가 끝나면 실제 여러 지역 요양원과 양로원에 제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