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로 길 잃은 90세 할머니를 찾기 위해 경찰관이 향한 곳

이현주
2021년 03월 12일 오후 5:26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5

“옛집 생각나면 연락주세요, 할머니. 제가 손을 꼭 잡고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치매로 길을 잃고 헤매던 90세 할머니가 신고를 받고 수색하던 경찰에 발견돼 무사히 집으로 돌아갔다.

11일 오후 6시 30분쯤 부산 금정경찰서로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금정구경찰서 제공

치매를 앓고 있는 90세 엄마가 집을 나간 뒤 돌아오지 않는다는 딸의 떨리는 목소리였다.

신고받은 경찰관들은 신고자의 집주변을 긴급수색했으나 할머니는 없었다.

그때 경찰관들의 ‘촉’이 발동했다.

연합뉴스

경찰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할머니가 이사 오기 전 살았던 집이 부산진구에 있었던 것을 확인한 뒤, 부산진경찰서에 공조 요청을 했다.

공조 요청을 받은 부산진경찰서 서면지구대 강진영 경사는 전달받은 주소지가 가로등도 부족한 외진 동네라는 사실을 순간 떠올렸다.

어둡고 외진 곳을 홀로 떠도는 할머니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밀려오는 걱정에 강 경사는 곧장 현장으로 달려갔다.

연합뉴스TV

강 경사 등 출동한 경찰관들은 골목 골목을 수색하기 시작했다.

수색한 지 15분 지나 어두운 골목길을 이리저리 헤매고 있던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할머니는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기사 내용을 돕기 위한 사진/tvN ‘마우스’

강 경사는 얼마 전 돌아가신 자신의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생각나 할머니 손을 꼭 붙잡고 지구대로 향했다.

그는 지구대에 도착해 빵과 우유로 할머니의 허기를 달래준 후 금정구로 떠났다.

강 경사는 할머니께 “다음에도 예전 집이 보고 싶으면 저에게 꼭 연락을 주세요. 제가 손을 꼭 잡고 모시도록 하겠습니다”며 할머니를 가족 품으로 무사히 인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