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받으려다 우한에서 발 묶여 노숙자된 부부

에포크 픽
2020년 03월 2일 오후 10:44 업데이트: 2022년 03월 3일 오후 3:07

중국 우한에 치료 목적으로 방문했다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해 노숙자가 된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2월 26일 늦은 밤, 우한시민 자원 봉사자 정능량과 후흥빙은 양쯔강 다리를 건너가다 중년의 노숙인 부부를 발견했다.

부부는 우한에서 약 100km 거리에 있는 후베이성 쏀닝에서 의사를 찾아 왔다고 한다. 설 연휴 전에 온 그들은 도시가 봉쇄된 후 발이 묶여버렸다. 수중에 있는 돈을 다 써버린 부부는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다.

오랜 시간 목욕을 하거나 옷을 갈아입지 못한 탓에 부부에게서는 코를 찌르는 냄새가 진동했다. 추위로 몸을 떨던 부인은 몹시 아파보였다.

이하 영상 속 대화 전문 녹취:

쩡능량: 오늘은 2월 26일입니다. 여기에 며칠 있었나요?
남편: 설 전에 이곳으로 왔어요.

쩡능량: 작년부터 지금까지 여기 있었던 건가요?
부부: 네

쩡능량: 매일 식사는 어떻게 하세요?
남편: 이달초 까지만 해도 저희가 직접 돈도 내고 집세도 냈어요. 지금은 돈을 다 써버렸어요
아내: 거리에서 음식을 주워 먹고 있어요.

쩡능량: 음식을 주워 먹는다고요?
남편: 방법이 없잖아요.

후흥빙: 치료 받아야 하는 병이 있나요? 진료기록이 있나요?
쩡능량: 두 분이 하는 일이 무엇이었나요?
남편: 아내는 폐결핵, 만성 폐결핵이에요.

쩡능량: 오. 폐결핵, 전염되는 거잖아요. 어서 마스크를 쓰세요.
부부: 이미 몇 년 됐어요.

쩡능량: 선생님 직업은 무엇이었나요?
남편: 이우(저장성)에서 일했어요.

쩡능량: 이우요. 아내분은요?
아내: 그냥 집에 있었어요.
남편: 그녀는 직업이 없었어요. 수년간 집에서 치료를 받아왔거든요.

쩡능량: 그럼 설 전부터 이곳에 왔고, 이제는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에 길에서 음식을 찾아 먹는다는 말씀이죠?
남편: 지역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어요.

쩡능량: 차에 있는 과자를 더 가져와서 드릴게요.
남편: 계속 지역사회에 도움을 요청하려고요.

쩡능량: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노숙하는 사람들을 보셨나요?
남편: 그건 잘 모르겠어요. 이곳이랑 관련한 건 하나도 모릅니다.
아내: 그들은 우리를 못나가게 해요.

쩡능량: 이불을 구해 드릴게요.
뷰부: 감사합니다!